죽음이 물었다 - 소중한 것들을 지키고 있느냐고
아나 아란치스 지음, 민승남 옮김 / 세계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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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에는 죽음을 남의 일로만 생각하고, 아직 나와는 상관없는 일로만 생각했다. 죽음이라는 제목 때문인지 처음엔 읽기가 꺼려지기도 했고, '혹시나 잘 안 읽히거나 어려우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으로 지레 겁먹기도 했다. 하지만 책은 가독성이 좋았고, 술술 읽히는 책이었다. 생각보다 어렵지도 않았다.
그리고 '완화의료'라는 단어를 들어볼 일도 없었는데, 완화의료에 대한 편견과 내용을 자세히 알 수 있었고 웰다잉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좋았다.

누구에게나 삶의 마지막 순간이 있습니다.
그때 마주할 단 하나의 질문, 죽음은 우리에게 어떤 질문을 던질까요? 라고 책에 동봉되어 있던 카드에 적힌 질문. 과연 나는 죽음이란 걸 생각하면 어떤게 떠오를까. '죽음'은 그저 무섭고 두렵고 , 소중한 사람이 떠나간다고 생각하면 상실감을 느끼게 해주는 그런 존재. 나는 과연 후회 없이 살다가 죽을 수 있을까? 죽음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나는 어떻게 마무리해야하나 이 질문을 읽고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된다.


제목 : 죽음이 물었다
작가 : 아나 아란치스
출판사 : 세계사

작가 소개

브라질 완화의료 최고 권위자. 상파울루주립대학병원에서 노인의학으로 레지던트 과정을 수련했고,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완화의료를 전공했다. 20여 년째 저작 활동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 활동을 통해 완화의료가 올바르게 인식되도록 사회에 알리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내용 중에서

완화의료란 삶의 끝자락에 나타나는 다양한 증상, 특히 통증을 완화시켜 인간이 존엄성을 가지고 세상을 떠날 수 있도록 하는 돌봄의 의학이다. 신생아실에 소아과 전문의가 있듯이 우리의 마지막에는 완화의료 전문가가 있다. 완화의료는 오히려 안락사를 막아준다. (p10)

인생의 처음과 마지막 순간은 우리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죽음에는 예고편이 없다. (p16)

완화의료는 병의 어느 단계에서도 도움이 되지만, 병이 진행되어 신체적 고통이 극심해지고 의학적으로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게 되었을 때 가장 큰 가치와 필요를 지닌다. (p69)

흔히 사람들은 중병에 걸린 환자에게 진실을 말해주면 환자의 죽음을 앞당기게 될 수도 있다고 믿는다. 근거 없는 낭설에 불과한데도 말이다. 병에 대해 환자에게 이야기하지 말아달라는 가족들의 애원 때문에 나도 딜레마에 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그들은 환자가 진실을 알게 되면 비관하여 때가 되기도 전에 죽을 것이라는 맹목적인 믿음에 사로잡혀 있다. (p138)

삶을 잘 사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일상 속에서 다음의 다섯 가지를 지키는 것일지도 모른다. 감정을 표현하기, 친구들과 함께하기,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기, 스스로 선택하기, 일하는 동안만이 아니라 삶 전체에서 의미를 지니는 일 하기. 그러면 어떤 후회도 남지 않을 것이다. (p221)

인생을 살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보다 더 중요한 건 '어떻게 살았는지'와 '무엇을 위해 살았는지'이다. (p252)

'잘' 죽기 위해서 '잘 ' 살아내야 할 것이며, 어차피 인간은 다 죽기 마련인데,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다가 죽고 싶다는 소망을 가져본다. 이 책을 읽으면서 김민 작가님의 #유서를쓰고밥을짓는다 와 김완 작가님의 #죽은자의집청소 를 재독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번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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