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산후 우울증인 것 같아요 - 좋은 엄마를 꿈꾸던 어느 심리 상담사의 산후 우울 극복기
양정은 지음 / 슬로디미디어 / 202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우연히 작가님이 내 피드에 댓글을 달아주셨고 작가님 피드에 구경갔다가 서평단모집글을 발견하여 읽어보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이 책과 작가님과 인연이 닿았다. 작가님은 출산전부터 2년동안 산후우울증으로 힘들어하셨다고 한다. 그렇게 힘들게 했던 딸이 어느덧 6살이 되었고 6살 4살짜리 두딸의 어머니라고 한다. 나도 임신을 준비하는 예비엄마로써 출산과 산후우울증이 조금 걱정되어서 미리 예습하는 셈 치고 읽었는데 도움이 되었다.

작가소개

심리상담사이다. 대학에서 영어영문학과 신문방송학을 전공했으며 홍보 회사, 어학원 등에서 일하다가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아이들의 말 들어주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깨닫고 교육대학원에 진학해 상담심리를 공부했다. 수련 과정을 거쳐 한국상담학회 공인 전문상담사 자격을 취득했고, 사설 상담센터, 대학교 학생상담센터, 공공기관과 기업을 상대로 한 상담 등을 진행하였다.
->저도 영어영문학 전공과 어학원강사였어서 더 반가웠어요 ㅎㅎ

본문 중에서

엄마가 되고 싶었습니다. 제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을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는 일에서뿐만 아니라 개인적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어서 결혼해 독립하라는 엄마와의 관계에서도, 내가 모르는 세계를 잘 알게 된 엄마가 된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도 게다가 손발이 찬 편에 자궁근종이 서너 개 있었던 저는 막연히 임신이 잘 될까 하는 불안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나도 엄마가 될 수 있을까?정말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엄마가 되고 싶은데... 엄마가 되고 싶어 안달한 만큼 엄마가 되기만 하면 '좋은'엄마가 될 줄 알았습니다. (p19)

첫째의 출산은 비교적 수월한 편이었습니다. 무통 주사를 두 번 맞았거든요. 둘째는 분만 진행이 빨라 무통 주사 없이 생으로 사지가 찢겨 나가는 듯한 진통을 하룻밤을 꼬박 넘겨 반나절을 더 느껴야 했습니다. 짐승 같은 내 소리를 남편이 듣지 않았으면 해서 내쫓았습니다. 그리고 그제야 알았습니다. 병원마다, 의사마다 출산에 대한 철학과 방침이 다르다는 것을. 그렇다면 산모들은 이런 정보를 주변 경험자나 맘카페에서 알음알음 얻어야 하는구나!'싶었습니다. (p26)

출산 후 심경은 우울이라기보다는 굉장한 예민함이었습니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짜증스럽고 서운하게 다가왔습니다. 최고치의 기대감과 최고치의 책임감이 있었기에 아기의 모든 것을 직접 결정하고 싶었지만, 조리를 도우러 오신 친정엄마에 의해, 간호사에 의해 많은 것이 결정되거나 부정되거나 순식간에 흘러 버렸습니다. (p37)

기출문제의 정답 맞히기에 익숙해진 우리, 성공과 실패, 잘하고 못하고 등의 이분법에 익숙해진 사회에서 여성들은 엄마의 역할에서도 정답을 맞히고 성공하고 잘하기를 바랍니다. 비교도 합니다. 학교와 사회에서 비교하고 비교당하던 습관이 엄마가 되었다고 순식간에 사라지지 않습니다. 어느새 엄마들은 다른 엄마와 나를, 내 아기와 남의 아기를 비교하기 시작합니다. (p48)

저녁 6~8시 사이 어스름이 깔리는 그 시간대를 엄마들은 '마녀의 시간'이라고 부릅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지?'젖을 대도 물지를 않고, 안아줘도 울음을 그치지 않습니다. 집이 떠나가라 우는 통에 이웃에서 학대 신고라도 들어올까 봐 걱정될 정도입니다. '졸리면 자고, 배고프면 먹으면 되는데, 어디가 아픈 건가?'(p75)

부모의 역할이 부담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나 자신을 이해하기 위한 부모의 양육 태도, 나의 성장 과정을 대입하는 것입니다.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탯줄보다 더 질긴 인연이 바로 부모입니다. 저는 그것을 알기에 더욱 저의 역할에 몰두하고 불안해했는지 모릅니다. (p85)

하루에도 몇 번씩 오르내리는 불안감에 결국 약 복용을 시작하기로 합니다. 그날부터 아이에게 젖을 물릴 수 없습니다.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건 분유밖에 없습니다. (p111)

3개월간의 약물복용으로 심연으로 가라앉는 기분과 밑도 끝도 없이 드는 부정적인 생각,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나는 증상은 완화되었습니다. 책을 쓰려고 진료기록부를 받으러 가니 선생님께서 " 이 정도면 빨리 나은 편이에요. 보통은 6개월 이상 복용해야 효과가 나타나요. 게다가 육아 스트레스와 부부 갈등이 있으면 만성 우울이 되죠"라고 말씀하셨습니다. (p124)

아파도 먹을 수 있으면 다행이고, 열나도 경련이 없으면 다행입니다. 아기가 아플 때면, 무료하고 답답하게 지나던 일상이 얼마나 축복이자 평안이었는지를, 새삼 깨닫게 됩니다. (p136)

지역 맘카페에 가입해 월령이 비슷한 아기 엄마들을 만나 키즈카페도 가고, 이런저런 육아 정보를 나누며 관계를 형성하려고 애썼습니다. 남편이 가장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입니다. 인터넷상에서 만난 사람과 친구가 된다? 방금 만난 사람의 집에 방문하고 어딘가를 함께 간다? 그래도 맘카페에 이런 육아 동지를 구하는 글에 댓글이 많이 달리는 걸 보면 저만 필요로 한 건 아니라는 뜻이겠지요. 다양한 육아 돌봄 사업이 나타나는 것만 보아도 그렇습니다. (p152)

퇴근 시간에 맞춰 저녁 식사가 차려져 있다는 것은 그렇게 고단하게 장을 봐 오고, 아이가 잘 노는지 다치지는 않는지 몇 번이고 뒤돌아보고, 아기의 칭얼거림에 몇 번이나 달래며 차려낸 음식이라는 것을 알아주면 좋겠습니다. 그걸 하지 못해도 당연하다는 걸요. 당신의 하루는 어땠는지, 고된 하루 끝 그것을 묻고, 들어주고, 토닥일 사람이 있다면 그 하루는 꽤 버틸 만한 것이 되지 않을까요? 집에서의 돌봄도, 일터에서의 노동도 서로 애썼다고 알아준다면 내일을 다시 새롭게 시작할 힘이 되지 않을까요?(p169)

임신준비중이거나 임신중이신 예비엄마
산후우울증으로 힘들어하시는 엄마(아내)나 그 배우자가 읽으면 도움이 되어요

지금까지 양정은작가님의 #저산후우울증인것같아요 라는 책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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