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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허기질 때 나는 교양을 읽는다 - 지식 브런치 마스터 에디션 ㅣ 삶이 허기질 때 나는 교양을 읽는다
지식 브런치 지음 / 서스테인 / 2026년 5월
평점 :
- 리뷰어스 클럽의 도서 서포터즈로 선정되어 책을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책을 펴는 순간 벌써부터 친근한 40대 옆집 아저씨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카스피해는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바다입니다." 하고 시작할 것 같은 느낌이다. 유튜브를 자주 보긴하지만 채널을 구독하거나 댓글을 다는건 잘 안하는데 유일하게 구독과 좋아요를 꾸준히 누르는 채널이 바로 "지식브런치"와 "지식해적단"이다. 특히 지식브런치는 구독자 97만의 최애 채널인데, 새 영상이 올라오면 알림 뜨자마자 바로 볼 정도로 좋아한다. 세계사, 경제, 정치, 문화 이야기를 단순한 국뽕이나 편향된 시각이 아니라 최대한 흐름과 구조 중심으로 설명해주는 점이 참 좋다.
"지식브런치 마스터에디션 삶이 허기질 때 나는 교양을 읽는다" 역시 딱 그 유튜브 감성을 그대로 담아낸 책이다. 솔직히 읽다 보면 "아~ 이거 그 영상에서 봤던 내용인데?" 싶은 부분이 정말 많다. 체감상 95% 정도는 유튜브 내용과 거의 동일하다. 그런데 그게 단점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장점처럼 느껴진다. 영상으로 흘려들었던 내용을 다시 정리해서 읽는 느낌이고, 빠진 내용 없이 글자로 차분하게 읽으니 머릿속에 더 오래 남는다.


무엇보다 너무 너무 좋은 건 구성이다. 총 9장으로 되어 있지만 하나의 주제가 3~4페이지를 넘기지 않는다. 덕분에 부담 없이 술술 읽힌다. "왜 유럽에는 방충망이 없을까?", "스타벅스는 왜 호주에서 실패했을까?", "우크라이나는 왜 전쟁을 피하지 않았을까?", "일본은 왜 아직도 자민당이 강할까?" 같은 제목들을 보다 보면 유튜브 알고리즘에 빨려 들어가듯 계속 다음 장을 넘기게 된다. (_이걸 벽돌책이라고 볼수 있는가? 모양새는 벽돌책인데 정말 이렇게 잘읽어지고 흥미로운 쇼츠같은 책인데 말이지.. 벽돌책에 도전하는 자들이여 어서 오시게들~)
특히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건 단순히 역사만 다루는 게 아니라 지금 현재 세계 정세와 연결해서 설명하는 부분이다. "미국은 왜 더 이상 전쟁에서 이기지 못하는 걸까?" 같은 챕터를 읽다 보면 내가 그동안 뉴스에서 보고 싶은 부분만 골라 보며 살았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우리는 흔히 세상을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알고리즘과 언론이 보여주는 일부만 받아들이고 있었던것은 아닐까 하는 불편함도 남는다.
또 재미있는 건 이 책이 교양서인데도 굉장히 "썰을 푸는 느낌"이 강하다는 점이다. 딱 어디 삼청동(_부자동네를 여기 밖에 모른다...ㅠㅠ)에 유학 다녀오고 유식한 삼촌 한 명 앉혀놓고 밤새 이야기 듣는 기분이다. 로마에서 월급으로 소금을 줬다는 이야기부터 왜 유럽 귀족들이 밀가루 가발을 썼는지, 왜 중국 요리는 종류가 그렇게 많아졌는지까지 서로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이야기들이 하나하나 너무 흥미롭고 자극적이다. 그래서 읽다 보면 세계사가 거창한 왕과 전쟁 이야기만이 아니라 결국 인간이 먹고 자고 살아온 생활의 역사라는 게 느껴진다.


다만 아쉬운 점도 분명히 있다. 이 책은 굉장히 많은 정보를 다룬다. 거의 100개가 넘는 주제를 짧은 분량 안에서 설명한다. 그런데 그러다 보니 "이 내용의 근거가 정확히 어디서 나온 걸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 물론 유튜브 기반 교양서이고 논문이나 전공서적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내용을 각주와 참고문헌으로 빼곡하게 채우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세계사, 정치, 경제, 종교, 국제관계처럼 가볍지 않은 주제를 다루는 만큼 최소한의 참고 출처나 자료 방향 정도는 있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이건 요즘 언론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자극적인 제목과 일부 정보만으로 사람들에게 선입견을 심어주고, 팩트체크가 부족한 경우도 많다. 그런 점에서 이 책 역시 "절대적인 진실"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스스로 크로스체크하며 읽는 자세가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정답을 알려주는 책"이라기보다 "궁금증을 던져주는 책"으로 읽는 게 가장 맞는 것 같다.
그래서 결국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사람을 스스로 공부하게 만든다는 점 아닐까 싶다. 한 챕터 읽고 나면 꼭 검색창을 열게 된다. "진짜 그런가?", "왜 그렇게 됐지?" 하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자료를 찾아보게 된다.
책분류도 작가의 느낌을 쓴 에세이가 아니라 인문/교육이라고 되어 있지만 좀더 찾아보고 스스로 교양을 쌓아라는 깊은 뜻이 있는건 아닐까??
교양서는 결국 지식을 완성하는 책이라기보다 세상을 바라보는 호기심을 넓혀주는 책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아주 많이 성공적인것 같다.
가볍게 읽히지만 생각보다 꽤 많은 생각이 남는다. 다만 어디까지나 "유식한 삼촌의 재미있는 세계사 이야기" 정도로 받아들이는 게 가장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너무 맹신하기보다는 흥미로운 관점 하나를 얻는 느낌으로 읽으면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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