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챠 도감 - 캡슐이 열리는 순간의 설렘
와타나베 카오리 지음, 이예진 옮김 / 모두의도감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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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요즘 길을 걷다 보면 예전과는 확실히 달라진 상가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한 건물에 하나쯤은 꼭 무인 뽑기샵이 있다. 예전에는 관광지나 술집 근처에서 로봇팔로 인형을 집어 올리는 기계가 대부분이었는데 이제는 아이들과 부모님이 함께 들어가 인형도 뽑고, 작은 미니어처까지 고르는 하나의 "취미 공간"처럼 변해버린 느낌이다. 아직 한국에서는 직접 들어가 본 적은 없지만, 일본에서 짧은 회사 생활을 했던 시절이 떠올랐다. 편의점 앞, 길거리, 심지어 식당 한켠에도 자연스럽게 놓여 있던 그 캡슐뽑기 기계들. 아무 생각 없이 동전을 넣고 돌리던 그 순간의 행복함이 책을 읽어가면서 자연스럽게 되살아났다.


초등학교때 학교앞 문방구에서 몇백원을 넣고 돌려 댔던 그런 기억을 하나씩 건드리면서 읽어가게 된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는 단순히 "미니어처 사진 모아놓은 책 아닌가?" 싶었는데, 몇 장 넘기다 보니 이건 천국! 파라다이스였다. 이건 그냥 도감이 아니라, 나에게 꿈과 희망이 누군가의 취향과 집요함 그리고 애정이 그대로 쌓여 만들어진 집약체에 가깝다.



책은 크게 미니어처 푸드, 연출, 공간, 여행이라는 흐름으로 이어지는데, 특히 Part 1에 등장하는 음식 미니어처들은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일본여행을 했을때나 유튜브에서 봤던 장소가 기억이 나면서 배가 고파진다. 편의점 도시락, 과자, 빵, 디저트까지 실제 음식보다 더 정교하게 보이는 순간도 있어서 "이걸 왜 이렇게까지 만들었지?"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어느 순간 하나쯤 갖고 싶다! 아니.. 가능하다면 전부 가자고 싶다! 로 마음이 바뀌는 게 웃기다.


이 책이 재미있는 이유는 단순히 "귀엽다"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같은 미니어처라도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장면이 만들어지는데, Part 2에서 보여주는 연출 방식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작은 소품 몇 개로 카페 분위기를 만들고, 길거리 포장마차를 재현하고, 여행의 한 장면을 꾸며내는 걸 보고 있으면, 이건 장난감이 아니라 하나의 "이세계 또다른 세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도 드는데 "왜 사람들은 가챠에 빠질까? 단순히 랜덤이라서? 아니면 귀여워서?" 아마 그 둘 다 맞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열기 전까지 모르는 기대감" 때문이 아닐까 싶다. 뽑기 기계에 붙어있는 포스터를 보고 난 이걸 뽑을꺼야 하면서 캡슐을 뜯는 순간의 쾌감과 기대감이 결과보다는 과정이 더 설레는 몇 안 되는 경험 중 하나라서가 아닐까한다.


책 중간중간 등장하는 가챠 여행 이야기도 흥미롭다. 일본 시즈오카를 배경으로 한 가챠 투어는 읽기만 해도 한번 가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그냥 관광이 아니라, 가챠를 중심으로 동선을 짜는 여행이라니 이쯤 되면 취미가 아니라 거의 집착에 가깝고 생활이 아닌가 한다. 돌아다니면서 먹어보고 가본곳을 미니어쳐로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보면 너무 좋다. 조그마한 자석이라도 붙여서 냉장고에 한까득 붙여 놓고 지나가면서 보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개인적으로는 "세트로 모으는 재미" 부분이 가장 공감됐다. 하나만 뽑으면 끝이 아니라, 결국 시리즈를 완성하고 싶어지는 그 마음이 정말 이해가 갔다. 중복이 나오면 아쉽고, 마지막 하나가 안 나와서 계속 도전하게 되는 그 감정이 너무 공감가지만 집이 저당잡히고 월급이 압류당하고 이러다가 풍지박산날수도 있기에 정말 조심조심 해야한다. 생각해보면 꽤 단순한 구조인데, 하나만더 하나만더 하면서 손이 가는건 당연한것인가?


이책은 "이런 세계도 있다"라고 말해주는것 같다. 그래서 더 편하게 볼 수 있었고, 부담 없이 한 장씩 넘기면서도 은근히 오래 붙잡고 있게 된다. 중간에 편서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어느새 힐링을 느낄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가챠를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에게는 새로운 취미의 입구가 될 수도 있고, 이미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아… 나만 이런 게 아니었구나" 하는 공감과 만족감을 주는 책이다. 무엇보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깐이라도 아무 생각 없이 귀여운 것을 보며 웃을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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