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함의 배신 - 은밀하고 정교하게 숨겨온 인간 본성의 비밀
조너선 R. 굿먼 지음, 박지혜 옮김 / 다산초당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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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Invisible Rivals" 보이지 않는 경쟁자라고 해석을 해야하나? 책제목은 다정함의 배신으로 한국사람의 마음에 쏙드는 제목으로 번역을 해놓았다. 전체적인 느낌이 이중적인 행동과 양식이 배반의 표현으로 기술되어 있었다. 번역책이라 그런지 중간 중간 영문단어의 조화가 뭔가 감이 안오기도 했지만 길에서 친절한 도를 믿으십니까를 만나도 그건 진실이 아니라 사업이고 나를 이용하는것이다라는 개념이 전반적으로 깔려있다.


책표지에 "당신이 듣는 모든 다정한 말은 상대가 던지는 은밀한 미끼다."라는 문구가 있다. 자연스럽게 대학교때 기억이 떠올랐다. 신입생때 부푼 마음을 안고 독어독문학과와 미팅을 했는데, 그 자리에서 한 친구가 유독 눈에 들어왔다. 생글생글 웃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그날 이후로 내가 먼저 연락을 자주 했었다. 연락을 할 때마다 항상 친절했고, 다정했고, 반응도 좋았다. 그래서 더 확신이 생겼다. 괜히 혼자 설레면서, 수업도 시험도 뒤로 미루고 약속을 기다리고 또 만나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나중에 알게 됐다. 이미 3년이나 만난 남자친구가 있었다는 걸말이다. (_내가 차은우였다면 이런 배신감을 느꼈을까? 작가도 차은우였다면 이런 글을 썼을까? 우린 함께고 함께 일것이다. ㅠㅠ)


그때 느꼈던 감정을 지금 돌아보면 단순히 서운한 정도가 아니라, 말 그대로 "배신감"에 가까웠다. 한동안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고, 괜히 내가 혼자 착각한 건가 싶어서 더 허탈하기도 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금방 다른 소개팅으로 회복하긴 했지만, 그때 처음 가졌던 대학 시절의 낭만이나 로망은 생각보다 허무하게 끝났던 것 같다. 말그대로 , 미끼를 문 물고기처럼 너무 쉽게 끌려갔던 순간이기도 했다. (_그만큼 이뻣는데 말이지... 잘 살고 있니?)



하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그 기억이 그 순간의 다정함과 친절함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내가 그때 느꼈던 "다정함"이라는 게, 과연 내가 생각했던 그대로의 의미였는지에 다시 생각하고 고민에 빠지게 만든다.


작가는 인간의 협력과 친절, 그리고 다정함을 단순한 미덕이 아니라 하나의 적극적인 전략으로 바라본다. 인간은 협력하는 존재이지만, 그 협력 자체가 이미 경쟁의 일부라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 말이 조금 과하게 느껴졌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범죄자의 자식이든 선인의 아들딸이든 사람은 타고난 인성과 길러지면서 얻게 되는 사회성과는 달리 내가 경험한 바로는 정말 착한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 사이의 감정까지 그렇게 계산적으로 볼 필요가 있을까하는 의문도 들었기 때문이다. (_작가는 얼마나 힘든 삶을 살았던것인가? 구구절절 명작을 예를 들어가면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지만 조너선R. 굿먼 당신이 차은우였다면... 다른 삶이 기다리고 있지 않았을까? 모든 시간과 인간관계가 꽃이고 다정하며 성선설을 믿으며 하루하루 감사하며 살지 않았을까?)



하지만 책을 읽다 보니, 완전히 틀렸다고 말하기도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대부분의 관계를 떠올려보면, 협력과 경쟁은 늘 함께 움직인다. 겉으로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만, 그 안에는 보이지 않는 선택과 계산이 분명히 존재한다. 누군가는 더 좋은 조건을 찾고, 누군가는 더 유리한 위치를 고민한다. 드러나지 않을 뿐이지,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우리가 "좋은 사람"이라고 판단하는 기준조차 다시 보게 만드는 부분이었다. 친절한 말투, 배려하는 태도, 공정해 보이는 행동들조차 우리는 이런 것들을 자연스럽게 선의로 받아들이지만, 작가는 그것조차도 일종의 "신호"로 해석한다. 타인에게 신뢰를 얻고 관계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방식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점점 읽을수록 씁쓸한 마음이 생긴다. 내가 믿어왔던 기준들이 조금씩 흔들리고 사람 싫어지는 기분이 든다. 동시에, 옛날에 겪었던 일들이 다시 떠오르기도 한다. 꼭 나쁜 의도를 가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내가 느꼈던 것과 상대의 의도가 완전히 같지는 않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특히나 개인적으로는 5장이 참 인상 갚었다. "어둠의 힘"에 대한 이야기다. 협력 구조 안에서 발생하는 무임승차나 기만, 그리고 도덕을 이용한 위장 같은 것들을 다루는데, 읽으면서 희안하게 현실과 겹쳐 보였다. 요즘 사회를 보면 겉으로는 공익이나 정의를 말하면서, 실제로는 전혀 다른 선택을 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읽으면서 그런 모습들이 단순히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구조 속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현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사례들도 재밌었다. 특히 소규모 집단이나 문화에 따라 협력 방식이 달라지는 부분은 읽는 맛이 있었다. !쿵족이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처음에는 오타인가 싶다가도 계속 읽다 보니 그냥 악센트를 그렇게 표현한것인지 단어에 성조가 있나?하며 신기했다. 한 번 인식하고 나니 머릿속에서 계속 쿵!하고 읽혀서 혼자 괜히 웃으며 무거운 기분을 좀 털기도 했다.



단순히 "인간은 이기적이다"로 정리하기에는 다소 부족하다는 점이 있다. 

그렇다고 "인간은 원래 선하다"는 말로도 설명이 다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 사이 어딘가에서, 상황에 따라 협력하고 경쟁하는 존재에 더 가까운 것 같다. 작가의 말대로 인간은 원래 비교적 평화로운 성향을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사회라는 구조 속에서 살아가면서 점점 더 복잡하고 전략적인 방식으로 변해온 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이 책은 인간을 덜 믿게 만든다기보다는, 기대를 조금 현실적으로 조정하게 만든다. 괜히 혼자 기준을 높여놓고 실망하는 것보다, 이런 이중적인 면을 이해하고 바라보는 게 오히려 더 편해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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