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곤충책 - 가장 쉬운 곤충 안내서, 최신 개정판
한영식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6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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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캣책곳간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80년, 90년대생이라면 한 번쯤은 여름방학 숙제로 곤충채집을 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학교 앞 문방구에서 이미 다 만들어진 곤충채집판을 사서 금상을 받던 친구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방학의 로망은 역시 직접 뛰어다니며 곤충을 잡는 것이 아니었을까? 어디서 받아온지도 모를 샴푸나 린스 통이 담긴 스티로폼 박스에 핀으로 하나씩 꽂아서 나프탈렌까지 넣어서 만든 방학숙제, 잠자리며 나비며 딱정벌레인 줄 알고 잡아 넣었던 바퀴벌레까지 지금 생각하면 웃기지만 그 시절의 기억은 언제나 따뜻하게 남아 있다.


잠자리채 하나 들고 그렇게 쫓아다니던 곤충들, 그리고 전설의 포켓몬처럼 여겨졌던 사슴벌레는 도시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웠다. 어렵게 잡은 잠자리도 시간이 지나 학교에 가져가면 머리만 똑 떨어져 굴러다니던 기억도 있고, 외할아버지가 시골에서 잡아주셨던 장수하늘소를 "쌕쌕이"라고 부르시던 모습도 떠오른다.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귀한 곤충이었는지 (_천연기념물이었으니까.. 지금이었음 잡혀가지 않았을까?) 그저 신기하고 재밌기만 했던 어린 시절이 너무 그리워진다.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있는 곤충에 대한 추억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해주는 책이 바로 "쉬운 곤충책 - 가장 쉬운 곤충 안내서"아닐까 한다. 책을 펼치면 단순한 도감이라기보다,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쳤던 곤충들을 다시 만나게 해주는 일종의 추억의 앨범같이 느껴진다.


뭐니 뭐니 해도 가장 큰 장점은 "크다!"와 "쉽다"는 점이다.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어도 좋지만, 밖에서 우연히 발견한 곤충을 사진으로 찍어와서 찾아보는 방식도 굉장히 유용하다. 계절별로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뉘어 있고, 그 안에서도 딱정벌레목, 나비목, 벌목 등으로 세분화되어 있어 생각보다 빠르게 원하는 곤충을 찾을 수 있다. 예전에는 이름도 몰라 그냥 "벌레"라고 부르던 것들이, 이 책을 통해 하나하나 이름을 찾아보는 맛이 정말 꽤 즐겁다.


며칠 전, 아직은 쌀쌀한 바람이 불던 봄비가 내린 날이었다. 아파트 복도에서 엄지손가락만 한 큰 벌을 발견했는데,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지만 괜히 궁금해져 책을 펼쳐봤다. 찾아보니 장수말벌이었다. 생김새는 묘하게 멋있는데 동시에 무시무시한 위압감이 느껴지는 정말 잘생겼다. 그냥 무섭다, 더럽다고만 생각하고 넘겼을 존재를, 이름과 특징을 알고 나니 전혀 다른 존재처럼 느껴졌다. 이 책은 정말 매력이 있다.



책 앞부분에는 곤충의 기본적인 구조와 성장 과정, 탈바꿈(_우리때는 변태라고 배웠는데 이름이 완전탈바꿈, 불완전탈바꿈으로 바뀐거 같은데? 언제 바뀐거야?) 등에 대한 설명도 담겨 있어 입문서로도 충분히 좋다. 단순히 사진만 나열된 것이 아니라, 생태와 특징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아이들 교육용으로도, 어른들의 취미용으로도 부담 없이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사진의 퀄리티가 좋아서 실제로 눈앞에서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약충과 성충을 함께 보여주는 부분도 인상적이다.


예전에는 무심코 "해충이다", "징그럽다" 하고 지나쳤던 곤충들을 이제는 너의 이름을 불러주니 조금 다르게 보게 된다. 이름을 알고 나면, 그 존재를 함부로 지나치기 어려워진다. 이 책은 그런 변화를 자연스럽게 만들어준다. 단순히 곤충을 아는 것을 넘어,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만든다.(_책 제일뒤쪽에 곤충의 이름찾아보기를 보면 나오는데 장수말벌인 "베스파만다리니아"인데 뭔.. 남미 축구선수이름같다.)



곤충을 좋아하는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이고,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고 싶은 어른들에게도 충분히 의미 있는 책이다.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어느새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가끔은 스마트폰 대신 책 한 권 들고 밖에 나가 주변을 둘러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사람이 인생을 살듯이 곤충생?을 열심히 살며 여전히 우리 곁에 오랜시간 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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