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에 선 남자 스토리콜렉터 126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허형은 옮김 / 북로드 / 2026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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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스포하고 싶다.


정말로 그렇다.


하지만 이런 추리·스릴러물에서는 결과를 알고 보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 리뷰는 끝까지 스포 없이, 대신 왜 이 책이 나를 포함해서 사람을 들뜨게 만드는지 이야기해보려한다.

 



경계에 선 남자는 데이비드 발다치의 작품으로, 대커 시리즈 이후, 6시 20분의 남자의 정식 후속편이다. 이미 전작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주인공 트래비스 디바인이라는 이름만으로도 기대치가 자동으로 올라간다. 아~ 너무 잘읽었다. 수험서에 찌든 나에게 단비같은 책이었다. 전직 군인, 전직 정보 요원, 현직 국토안보부 요원. 거기에 실전 경험, 판단력, 직감, 체력, 멘탈까지 풀옵션이다. 말이 좋아 요원이지, 설정만 보면 이력서에 스물한 번째 살인 완수라고 못 쓰게 한 것에 만족합니다라는 농담이 전혀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다. 이쯤 되면 인간이라기보다는 국가가 키운 도구에 가깝다. 이정도면 초능력이 있는데 자신만 모르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소설은 첫 장부터 장난이 아니다. 기차에서 시작하는 도입부는 거의 액션 게임 오프닝 수준이다.


일딴 척추 뽑고 시작한다. 그냥 설명이 아니라 장면으로 밀어붙이는 묘사. 읽고 있으면 글을 읽는다는 느낌보다 “이거 영화로 바로 찍을 생각으로 쓴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그만큼 동선, 시선, 위험의 감각이 지나치게 구체적이다. 덕분에 독자는 상상에 힘을 쓸 필요가 없다. 이미 다 차려진 화면 위에서 오로지 추리만 하면 된다.


이 책에서 특히 인상적인 건 ‘소리’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소리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음악도 없고, 배경음도 없고, 총소리조차 필요 이상으로 절제되어 있다. 대신 공기, 시선, 침묵이 페이지를 채운다. 그래서 더 음산하고, 그래서 더 다음 장이 기다려진다. 조용한데 시끄럽다. 이상하게 불안하다. 이런 긴장감은 쉽게 나오지 않는다.



사건의 중심은 CIA 요원 제니 실크웰의 죽음이다. 국가 기밀, 유실된 장비, 작은 해안 마을, 외지인을 경계하는 주민들. 퍼트넘이라는 마을은 인구 300명도 안 되지만, 그 안에 숨겨진 비밀의 밀도는 대도시보다 훨씬 높다. 모두가 알고 있는 것 같으면서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가족도, 이웃도, 경찰도, 심지어 피해자조차도. 디바인은 점점 더 아웃사이더가 되고, 그럴수록 진실에 가까워진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대사와 장면들은 디바인이 어떤 인물인지 확실하게 각인시킨다. 판단은 냉정하지만 인간적인 동요를 완전히 버리지는 못한다. 군인이었을 때도, 지금도. 그래서 이 이야기는 단순한 첩보 스릴러가 아니라, 사람을 잊으려 애쓰는 사람의 이야기처럼 읽힌다.


그리고 아주 뜬금없이 웃음이 터진 장면도 있었다. 10장에 등장하는 한국 술집 묘사다.

“여종업원이 탄띠를 두르고 탄약합에 오렌지맛이 나는 데킬라를 샷으로 차고 있었다.”

하와이 파이브 오 라는 미드에서 나온신에서도 파주,김포가 수풀이 우거진 뱀술과 총탄이 나뒹구는 전쟁터로 묘사했는데 아… 외국에서는 한국을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싶어서 순간 당황하다가 웃음이 나왔다. 긴장감이 팽팽하던 와중에 들어온 묘한 문화 충격이었다. 이게 또 발다치다 싶었다.

마지막의 열차의 여자는 또누구인가??? 누가 폭탄소리를 내었나말이다~ 1편이후 2년을 기다렸는데 분명히 후속 3편이 나오겠지만 기다리기 너무 힘들어 질것 같다. 


경계에 선 남자는 화려한 반전만으로 밀어붙이는 소설은 아니었다. 나는 생각못했지만 읽다보면 추리를 통해 그렇구나 할수 있는 소설이다. 정보, 침묵, 관계, 의심이 천천히 쌓이고, 그 위를 조심조심 걸어가다보면 찾게 되는것이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다. 실제로 거의 마지막장에 가서야 알게 되니까 말이다.


스포를 하고 싶지만, 하지 않는 이유는 하나다. 이 책은 직접 걸어 들어가야 진짜 재미가 살아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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