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틱 AI - 행동하는 인공지능의 탄생
파스칼 보넷 외 지음, 정미진 옮김, 김재필 감수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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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행동하는 인공지능의 탄생이라...

유튜브나 뉴스에서 보면 인공지능이 직접 제어가능한 컴퓨터에 연결해서 이것저것 시켜보는것을 가끔 보곤했는데 이제는 에이전틱이라는 말이 나온는걸 보니 정말 이세계로 가는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래서 에이전틱이 뭔데? 에이전트? 요원같은건가 싶어서 찾아보니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인간의 개입 없이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상황을 판단하여 능동적으로 업무를 완수하는 자율형 인공지능이라고 한다. 강화 학습과 외부 데이터를 분석하여 이메일 정리, 회의 일정 조정, 장바구니 최적가 구매 등 실제 업무와 생활을 주도적으로 처리한다는데 이거 내가 생각하는 그건가??? 하는 불길한 생각이 들더니 2시간째 책을 읽었지만 챕터 하나를 끝내지 못했다. 책 역시학부 시절 전공 수업 교재를 받아 들었을 때의 묵직함이 있다. 하지만 내 전공과목이 아닌 남의 전공과목을 교양으로 수강했을 때의 느낌이다. 구구절절 맞는 말이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내용들인데 쉽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루에 두 시간 정도씩, 거의 열흘에 걸쳐서 나눠 읽었고 그만큼 집중력이 필요했다. 읽다 멈추고, 다시 돌아가고, 모르는 용어는 구글링을 하며 따라가야 했다.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책은 아니다.



이 책은 생성형 AI 이후의 세계를 이야기한다. 우리가 익숙하게 사용하는 챗봇 수준을 넘어,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계획하고 행동하는 에이전틱 AI를 중심에 둔다. 단순한 자동화가 아니라 실행 주체로서의 AI, 즉 생각하는 AI를 넘어 행동하는 AI의 시대가 이미 시작되었음을 차분하지만 집요하게 파고 들어서 과하게 상세히 설명한다. 특히 AI 에이전트를 자동화의 연장선이 아니라 조직과 비즈니스 구조 자체를 바꾸는 존재로 바라보는 관점이 인상 깊다. 읽다 보면 이 기술이 가져올 변화가 기대되기보다는 오히려 약간의 긴장과 부담으로 다가온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트랜스포머 아키텍처에 대한 설명이다. 지금의 대규모 언어 모델과 에이전틱 AI의 뿌리에 해당하는 구조인데, 기존의 순차 처리 방식이 아니라 어텐션_(어텐셔언~~~~~~)을 통해 문맥 전체를 동시에 바라보는 방식이라는 점이 다시 한번 또렷해졌다. 이 구조 덕분에 AI는 문장의 앞뒤 맥락을 이해하고, 인간과 유사한 언어 처리 능력을 갖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트랜스포머를 단순한 기술 설명이 아니라, 왜 오늘날의 AI가 이런 방향으로 진화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보여다.



그러나 이 책은 장밋빛 미래만을 말하지 않는다. 창의성은 결국 학습된 데이터의 조합 위에서만 작동하며, 완전히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낸다고 믿는 환상에는 분명한 선을 긋는다. 한때 유행했던 지브리 그림그려줘 처럼 뭔가를 보고 따라서 그리거나 만들어내는건 기가 막히게 잘한다. 뭔가를 만들어내는것에 보고 하는것, 이것저것 조합해서 만드는건 잘하는데 처음으로 만들어내지는 못한다는것이다. 바둑이나 체스처럼 기보를 가지고는 비슷하게 최적의 통계로 노림수를 둘수는 있지만 창조적인 기보는 못만든다는것이다. 이걸보고 좀 실망과 안도감이 한번에 왔다. 특이점이 온다더니 우리가 알고 있는것만 학습해서는 뭔가 새로운걸 못만든다는거잖아?? 과거로 미래로 타이머신 못만드는건가?? 이런저런 생각에 계속 책장을 넘기게 된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역시 신뢰성이다. 할루시네이션 문제는 여전히 해결 중인 과제이며, 저자들 역시 이를 인정하고 다양한 완화 전략을 제시하지만, 완전한 해법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여기에 더해 보안 문제 역시 무겁게 다가온다. 에이전틱 AI가 실제로 행동하고 시스템에 접근하는 순간, 보안은 선택이 아니라 전제 조건이 된다.



또 하나 공감했던 지점은 기억에 대한 부분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생성형 AI는 창을 닫는 순간 대부분의 맥락을 잃어버린다. 지속적인 활용을 위해서는 장기 기억 구조와 대규모 데이터 저장소가 필수적이며, 이는 기업뿐 아니라 개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여러 해 동안 동일한 업무 폼이나 사고 구조를 유지하려면 결국 개인 차원의 데이터 관리와 기억 설계가 필요하다는 점은 현실적으로 와닿았다. 이제라도 삼성주식이나 하이닉스를 사야하나? 15만 전자를 향해가는데 이러면 무조건 오를텐데하는 잡생각도 들었다.


읽는 내내 즐거움만 있었던것은 아니었다. 마치 coursera 사이트처럼 해외의 대학교수업을 동영상으로 듣는 기분이었다. 구성이나 진행방향 역시 TED같은 해외대학교 교수가 진행하는듯한 정형화 되어있고 했던말인거 같은데 처음듣지만 안봐도 되는 순간인데 중간중간 정말 중요한 내용을 넣어서 내 학점을 폭발시키는 그런 책이었고 읽고 난 지금은 지적으로 상당히 자극이 있다. 다시말하지만 솔직히 편하게 읽히는 책은 아니다. 집중해서 읽어야 했고, 그만큼 체력도 소모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지금 이 시점에서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 모두에게 가볍게 권할 수 있는 책은 아니다. 하지만 그래서 더 분명하게 누구에게 필요한 책인지가 명확하다. 이미 생성형 AI를 업무에 쓰고 있으나 어딘가 한계가 느껴지는 실무자, 자동화와 에이전트를 구분하지 못한 채 막연한 기대만 갖고 있는 기획자나 관리자에게는 생각의 기준선을 다시 잡아주는 책이다. 개발자라면 기술 자체보다 구조와 방향성, 특히 왜 트랜스포머 이후 에이전틱 AI로 흐름이 이어지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경영자나 리더라면 AI를 도입할 것인가가 아니라 AI와 함께 어떻게 일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만든다. 반대로 AI가 두렵거나 막연히 어렵게 느껴지는 사람에게도 의외로 의미가 있다. 이 책은 환상을 부수고 정확하게 말을 하며 결국 AI를 인간의 선택과 책임 안으로 다시 데려오기 때문이다. 기술서를 읽는다는 느낌보다는 다가올 변화를 미리 체험하는 안내서에 가깝다. AI를 잘 쓰고 싶은 사람뿐 아니라, AI 시대에 흔들리지 않고 서 있고 싶은 사람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이다.

결론은 힘들었다. 하지만 충분히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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