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와 코딩은 처음이지? 바이브 코딩으로 인공지능 만들기
염현덕 외 지음 / 책다락 / 2025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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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AI 시대, 초등 파이썬 코딩의 시작!' 이라고??

매번 "왜요?"지옥와 "도와주세요"지옥 속에 살고 있는 나는 표지에 적힌 문구가 너무 나도 놀라웠다.

솔직히 엔트리나 스크레치 그래 뭐 앱인벤터까지는 초등학고 고학년이 할수 있고 '시간을 들이면 된다'는 생각으로 수업에 임한 나였다.

정말 초등학생이 파이썬을 할 수 있을까? 이게 된다고? 복지관에서 취업준비생수업도 2주면 반이 사라지는 타노스인 파이썬을??

그동안 현장에서 초등 코딩 수업을 꽤 오래 해왔기 때문에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그래서 호기심 반, 검증 반의 마음으로 책을 차분히 읽어 내려갔다. 실제로 전부 읽는데는 2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술술 잘읽어지는 책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책 자체는 굉장히 잘 쓰여졌다. 흐름도 자연스럽고 설명도 친절하며, 파이썬을 처음 접하는 학생을 배려한 구성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다만, 제목과 표지가 말하는 초등학생과 실제 난이도 사이에는 꽤 큰 갭이 느껴진다. 이 책은 초등학생을 위한 파이썬 입문서라기보다는, 조건을 많이 충족한 초등학교 고학년을 위한 파이썬 입문서에 가깝다.



학교에서 느낀것은, 이 책을 스스로 읽고 따라갈 수 있는 학생은 초등학교 고학년 중에서도 극히 일부다. 엔트리, 스크래치, 엠블록 같은 블록 코딩을 이미 충분히 경험했고, 과제를 주면 선생님의 도움 없이도 구조를 이해하며 만들어낼 수 있는 학생 정도라면 가능성이 있다. 앱 인벤터를 사용해 본 경험이 있거나, 코드의 작동 원리에 대해 질문을 던질 줄 아는 학생이라면 이 책을 통해 파이썬으로 넘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대로 말하면, 코딩을 처음 접하는 학생이나 문법 개념이 전혀 없는 학생에게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_책에서도 언급한것처럼 파이참설치하다가 '안되요지옥'이 펼쳐졌다.)

자유학기제로 5학년을 대상으로 주 2회 파이썬 수업을 진행해 본 경험을 떠올려 보면, 한 반 26명 중에서 이 내용을 이해하고 따라갈 수 있는 학생은 많아야 한두 명 정도였다. 그것도 선생님의 설명과 반복적인 실습이 병행되었을 때의 이야기다. 책만 놓고 혼자 해보라고 한다면, 대부분의 학생은 초반에서 막히고 포기하게 된다.

방과후 수업이나 복지관 수업에서 마이크로비트를 활용하여 코드를 짤수 있고 기본적인 문법을 아는 학생임에도 파이썬을 어려워 한다. 물론 어른이 된것같은 기분에 이해를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엄청 열심히 하고 따라오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지만 마치 대학교 1학년이 전공수업 오랄테스트 받듯이 뭔말인지도 모르고 답을 하는 지경에 이르른다.

그래도 역시나 파이썬하면 '영어 타자와 문법'이 가장 큰 장벽이었다. 변수, 리스트, 딕셔너리, 클래스, 라이브러리 같은 개념을 설명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왜요?”라는 질문이 쏟아진다.(_이렇게 또 '왜요?지옥'에 빠진다.) 그런데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쓰는 이 개념들을 초등학생 눈높이에서 설명하는 건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

내 설명이 부족한 걸까?라는 자책도 여러 번 해봤지만, 결국 책만으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장점은 분명하다. 비전공자 기준으로 보면, 파이썬 입문서로서 이만큼 정리 잘 된 책은 흔치 않다. 파이썬 설치부터 기본 문법, 함수와 클래스까지의 흐름이 깔끔하고, 초보자가 어디서 막힐지를 잘 알고 쓴 책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특히 구글 코랩을 활용하는 방식과 로컬 설치를 병행해서 설명한 점은 실제 수업 현장에서도 유용하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부분은 캐릭터 구성이다. 염현덕, 염기윤, 염세윤, 허준우라는 캐릭터들은 아이들의 집중과 흥미를 끌기에 충분히 매력적으로 만들어져 있고, 중간중간 들어간 가벼운 개그 요소 덕분에 딱딱해질 수 있는 내용을 끝까지 읽게 만든다. 읽으면서 한 가지 개인적인 의문도 들었다. 작가님의 두 아들이야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는데, 허준우는 누구일까? 비중이 크지 않아서 친구 설정인 것 같기도 하고, 괜히 혼자 추측해 보게 만드는 여지도 있었다.



후반부에 등장하는 ‘말하면 코딩된다! 바이브 코딩’ 파트는 설명 자체는 굉장히 잘 되어 있다. 프롬프트의 개념을 단계적으로 풀어내고, AI와 대화하며 코드를 만들어가는 흐름도 이해하기 쉽게 구성되어 있다. 다만 여기서 가장 큰 아쉬움이 남는다. 도대체 어떤 생성형 AI를 사용하라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파이썬 설치를 책의 4분의 1 가까이 할애해 아주 자세히 설명해 놓았는데, 정작 챗GPT인지, 제미나이인지, 다른 도구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안내는 거의 없다.

아마도 이 부분은 연령 제한과 규제 문제를 의식한 결과로 보인다. 실제로 챗GPT는

- 만 13세 미만: 사용 불가

- 만 13세 이상~18세 미만: 부모 또는 법정 대리인의 동의 필요

(2026년 1월 기준 OpenAI 이용 약관 및 안전 정책을 바탕으로 한 정보입니다.)


라는 조건이 있고, 최근에는 청소년 보호 정책도 강화되고 있다.

제미나이 역시 한국 기준으로는 만 14세 이상이라는 제약이 있다.(GOOGLE께정 거주국가의 연령조건) 결국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책에서 특정 생성형 AI를 명확히 언급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이해된다. 다만 그로 인해 독자는 “그래서 뭘로 해야 하지?”라는 질문을 남긴 채 책을 덮게 된다. 실제 수업에서는 이 부분을 선생님이 별도로 안내하지 않으면 활용이 쉽지 않다.




어서와 코딩은 처음이지?는 예제소스도 다운받아서 결과를 바로 볼수 있어 학생의 참여도를 올려주고 귀여운 캐릭터의 선택으로 책의 완성도 자체는 상당히 높다고 생각되지만, 초등학생 만이 아니라 독자의 범위를 조금 넓게 잡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책이다. 초등학생이라는 이름에 기대고 접근하면 난이도에 놀랄 수 있고, 반대로 비전공자나 성인 입문자가 본다면 설명이 정말 상냥한데라는 인상을 받을 것이다. 18세 이상이라면 생성형 AI 활용에서도 제약이 적기 때문에 책의 의도를 훨씬 잘 살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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