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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들의 배 - 어리석은 삶을 항해하는 인간 군상에 대한 통렬한 풍자
제바스티안 브란트 지음, 팀 구텐베르크 옮김 / 구텐베르크 / 2025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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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도서는 책읽는 쥬리 채널의 서평이벤트로 북로드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았습니다*
중세사회의 정치, 종교, 문화를 그야말로 통렬하게 풍자한,
우인문학의 길을 연 제바스티안 브란트의 역작 <바보들의 배>는 알라딘 북펀딩으로 먼저 눈도장을 찍었고 감사하게도 서평단으로 읽게 되었다.
고대 그리스부터 근현대 문학에 이르기까지 심지어 요즘은 TV에서도 "풍자"는 인간 사회를 통찰하는 수단이자 의미, 가치를 강하게 전달하는 장치가 되어왔다.
특히 중세 말기, 르네상스 시대 최고 베스트셀러인 <바보들의 배> (1494년)는 우인문학 사조를 이끌면서 종교개혁과 인간중심의 르네상스의 시작점이 된 당대 최고의 인문 교양서라고 한다.
예순 번째 바보까지 예를 들며 다정하고 꼼꼼하게 바보 승객들을 배에 태우고 일거리를 주고 자리를 정해주는 이 배의 선장 브란트는 때로 자신의 어리석음도 고백을 하면서 세상 바보들을 비웃고 조롱하며 꾸짖고 안타까워한다.
그래, 꾸짖고 안타까워한다. 그게 이 글의 메시지다.
성경이나 탈무드, 이솝우화처럼, 사실 <바보들의 배>는 그보다 더 명료하고 쉽게, 모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쓴 책이다. 제발 이런 우매한 행동으로 스스로를 절망에, 잘못에, 고통에 두지말라는 말을 너무나 구체적 예로 낱낱이 써두었다. 신분, 직업, 성별 등의 어떤 이유로라도 "이 배에 너의 자리가 없게 하라"는 말을 따끔하게 그러나 재미있고 교훈을 담아, 한 컷의 판화와 옛날 이야기도 들려주면서 성찰로 이끈다.
p.304
인간이여, 네가 어떤 존재인지 기억하라. 너는 흙과 진흙으로 빚어졌으며, 너의 날들은 짧아 언젠가 이 세상을 떠나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는 신의 형상을 따라 창조되었고, 너에게는 이성이 부여되었으니, 이를 통해 짐승 이상의 지위를 누릴 수 있다. 신께서는 네게 이성과 지혜를 주어, 어리석음을 물리치고 선을 추구하게 하셨다. 그렇다면 이성을 저버리고 지혜를 남용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이 책의 에필로그에 이런 표현이 있다.
"불완전하지만 결코 불모하지 않은 어떤 깨달음"
우리는 단번에 어떤 이상적인 단계에 이르기 어렵다. 그러나 서서히 나아갈 수는 있다. "한 번의 영웅적 행동이 아니라, 거부와 각성, 수치심과 부끄러움 같은 작지만 소중한 변화"를 스스로 그리고 서로 응원하면서 바보들의 배에 올라 제 역할을 잘 하고 있다며 뿌듯해할 날이 없도록 해야겠다. 바람이 불고 바다는 흔들리고 언제든 항해를 떠날 바보들의 배는 내가 선 항구 근처에 있다는 것을 부디 기억하면서.
제바스티안 브란트의 바보들의 배
어리석은 삶을 항해하는 인간 군상에 대한 통렬한 풍자
고대 문헌의 폭넓은 인용과 날카로운 해석이 담긴 최초의 우인문학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