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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속의 삶
앤드루 포터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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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이라는 데뷔 단편집으로 미국 단편 문학의 신성으로 떠오른 앤드루 포터. 우리나라에서도 2011년에 출간되었지만 좋다는 소문으로 입소문을 타서 인기를 끌게된 작품이다. 그의 작품들에게선 레이먼드 카버, 앤리스 먼로 의 작품들처럼 무언가 사건이 없다. 과거의 어떤 한 지점을 정해두고 그것을 기억과 감정으로 끌고 나가는 스타일의 글을 쓰는 작가인 듯 하다. 그런 과거속의 감정들은 내 기억에서 그리움,상실감, 죄책감 같은 것들로 남아있을 수도 있고, 기억의 외곡 때문에 실제와는 다른 기억으로 남게 되는 경우가 있다. 단편작품에서 그런 것들이 느껴졌는데, 이번 장편에서도 어김없이 비슷한 느낌으로 쓰여졌다.
<상상 속의 삶> 은 이전 <어떤 날들> 장편이후 11년 만에 나온 그의 장편 소설이다.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과거의 불확실한 기억을 더듬어 가면서 자신의 트라우마로 남았던 어느 날의 기억을 재구성하면서 자신의 기억과 그 과거를 기억하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퍼즐을 맞추어 가면서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아버지의 삶을 쫓는 이야기이다. 자신의 어린 시절 트라우마로 남아있는 한 장면, 어린 시절 성장기의 혼란과 시간이 흐른 뒤에 자신의 부모 역시 그때의 사건이후로 슬픔을 이겨내지 못한채 한 평범한 인간으로써 점점 고통속에서 삶을 살아가야 했던 이야기에서 작가 본인의 이야기일 수도, 주인공의 이야기 일 수도 있는 기억의 파편조각 모으기 프로젝트 이다.
나도 최근에 아버지가 이젠 연로 하시어 그의 젊을 때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한다. 내가 태어나기전 부모님의 젊을 때의 이야기가 흥미롭지만, 아버지와 어머니의 과거 속의 기억이 서로 다른 이유에 대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같은 과거를 지내왔는데 서로 다른 기억의 파편으로 남아있는 것일까? 인간의 기억이란 이렇게 모순되고 자신이 원하는 기억으로만 남으려는 습성이 있는 것일까?
작품의 후기를 보면 정교한 심리묘사와 속도감 있는 전개가 돋보이는 작품이라고도 하던데, 나의 느낌은 정교한 심리 묘사는 맞는 것 같지만 속도감이 있다는 것은 잘 모르겠다. 과거속의 한 장면이 작품의 전반적으로 반복되어 나오고, 같은 장면이지만 계속 다른 기억으로 묘사가 되는 것처럼 느껴졌다. 작품속에서 '마르셀 푸르스트'의 이야기도 나오는데, 아마도 작가의 작품 전반적으로 푸르스트의 영향이 깔려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작품속에서 과거에 유행하던 음악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아마 독파모임에서 플레이 리스트를 만들어 주지 않을까 한다. 아무튼 이 책은 빠르게 독서하기 보다는 한장면 한장면을 작가의 의도에 따라 음미하면서 읽어 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이야기의 스토리 보다 기억을 따라가면서 기억속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것이 작품 읽는 즐거움일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