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바람의 잔해를 줍다 ㅣ 은행나무 세계문학 에세 26
제스민 워드 지음, 황근하 옮김 / 은행나무 / 2025년 10월
평점 :
#은행잎2기 #은행잎서재 #은행나무출판사 #바람의잔해를줍다 #제스민워드
< 해당 도서는 은행나무 출판사에서 하는 은행잎2기북클럽 자격으로 지원받았습니다 >
제스민워드는 2011년, 2017년 전미도서상을 두 번 수상한 유일한 여성작가이고,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다. 많은 문학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다. 그런 작가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한 소설이다. 이 소설을 읽기전에 정보는 흑인차별과 재난이라는 키워드라는 것을 들었다. 그래서 기대를 많이 하고 읽게 되었다.
2005년 미국 뉴올리언스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를 배경으로 하는 소외된 흑인 가족의 생존과 사랑을 그려낸 12일간의 기록소설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15살의 소녀 '에쉬' 이다. 그리고 에시 와 함께 자주 등장하는 개 '차이나'이다. 읽기전에는 인종차별과 재난을 주로 다룰 것 같았는데 예상과는 달리 이제 막 성에 눈뜬 사춘기 소녀의 시선과 사냥개 '차이나'에게 집착적인 오빠들의 이야기가 핵심이다. 주인공이 살고 있는 뉴올리언스는 해마다 수많은 태풍이 지나가는 곳이다. 그런 곳에서 몇년에 한번씩 지나가는 초대형 허리케인은 지역의 모든 것을 빼앗아 버리는 공포의 재난이다. 그런 곳을 떠날 수 없는 가난한 흑인가정의 이야기를 담고있다. 이야기는 12일 동안의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그 12일간의 이야기속에 모든 삶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애쉬는 이제 막 성에 눈을 뜨고 주변의 남자들의 접근에 거절의 귀찮음보다는 허락의 편안한 방법을 선택했다. 그러던중 얘기치 못한 임신을 하게 되었고, 키우던 캐 '차이나'도 출산을 하게 된다. 그렇게 소설은 애쉬의 임신과 차이나의 출산을 번갈아 가면서 이야기하는 기법을 사용한다. 미국소설에서는 항상 이런 어린 여성의 임신,출산을 키워드로 한 작품이 많이 보인다. <흐르는 강물처럼>,<가재가 노래하는 곳> 같은 작품들도 비슷한 느낌의 소설이었다. 생각보다는 흑인이라는 인종차별의 이야기는 많지 않았고, 가난하게 성장하는 흑인가정의 아이들이 쉽게 선택할 수 있는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이 된 그들의 사회적 구조를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주인공 에쉬는 그리스신화에 빚대어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신화에 대해 알고 있는 독자라면 에쉬의 시선이 더욱 공감이 갈 것이라고 본다.
흑인,가족,성,자연과 인간,인간과 동물의 메세지가 복합적으로 한 이야기속에서 어우러지며 태풍이라는 인간으로서 그냥 지나가기만을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마치 에쉬의 처지와 같아서 마음이 아팠다. 극한의 상확 속에서 서로를 의지하고 사랑하며 생존하려는 가족의 이야기에선 따듯함을 느낄 것이고, 어린 여성의 성을 짓밟는 남자들에 대해서는 분노할 것이고, 거대한 재난앞에 놓은 하찮은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서는 허탈함을 느낄 것이다. 전에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세설> 이라는 작품에서도 전 네 자매의 이야기와 더불어서 칸토 대지진의 장면이 정말 생생하게 잘 표현했었는데 그 작품과도 비교해서 읽어본다면 좋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