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유
리처드 바크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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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지원 받아 쓴 서평입니다>

리처드 바크의 『나는 자유』.
'자유로운 나'라는 뜻일까, '날고 있는 나'라는 뜻일까, 어느 쪽에 가까울까, 이렇게든 저렇게든 날면서 자유를 더욱 만끽하는 이야기겠지만 제목이 책 속으로 쉽게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원제는 I AM FLYING 이다))

리처드가 수상경비행기를 타고 플로리다에서 워싱턴주까지 5000km를 횡단하면서 겪은 여정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에피소드마다 유머와 재치, 용기와 응원, 위로와 메세지가 있어, 비행기가 아니어도, 횡단이 아니어도, 미국이 아니어도 공감하고 이해하게 되는 그런.

비행기, 퍼프와 함께 지나는 지형들, 산과 호수와 바다와 황무지. 그리고 변화무쌍한 하늘과 공기와 날씨. 노년의 소설가가 퍼프와 함께 매일 새로운 도전을 해내는 모습을 보면 단순 여행기나 에세이로 기억하기에는 좀 더 나를 자극하는 면이 있었다. 그리고 책 속에 120컷이 넘는 사진들은 리처드와 내가 퍼프와 함께 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지형들을 보는 즐거움도 컸다.

우리는 누구나 자기만의 체스판과 놀이터를 고를 수 있다. 어디에서 뛰어놀지 선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p.17)
물롬 수상비행기를 타고 비행하든 평범한 일상을 살든, 침대를 나서는 순간부터 위험에 처할 가능성은 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계속 살아가야 한다. (P.213)
우리가 무언가에 열정을 갖고 있지 않다면 어쩔 수 없이 지루한 삶을 살게 된다. 하고 싶어 죽겠는 일이 있다든가, 어디에 꼭 있고 싶다든가, 무언가에 흠뻑 몰입해 있는 게 없다면 열정을 가진 이가 쓰고 남긴 찌꺼기를 주워 먹으며 살 수 밖에 없지 않을까? (p.283)

조나단 리빙스턴처럼 날개가 생긴 구순의 작가에게, 그래, 하늘은 한계가 아니라 시작이었다. 나는 문득 면허취득을 위해 운전연습을 하던 때, 장롱면허를 어찌어찌 구슬려깨워 다른 차들과 함께 달리기 위해 도로에 진입하던 때, 어떤 조건의 공간라도 기어코 주차해내고 마는 때를 떠올렸다. 그때는 '너무나 고독하다' 느낄 정도로 오롯이 내 것인 시련과 책임들을 지나고 나니, '아, 리처드는 그렇게 지금 날고 있구나!' 하는 깨달음에, 어쩌면 나도 비행기를 타고 언젠가는 내가 원하는 곳으로 갈 수도 있겠다고, 내 주변이 그렇게 축소되고 때로는 광활해지며, 멀고도 구체적인 "미지"를 찾을 수 있겠다는 설렘을, 상상을, 꿈을 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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