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영화관 북멘토 가치동화 60
박현숙 지음, 유영주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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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라고 해서 평화롭고 느긋하겠구나 하는 생각에 부럽다했더니 엄청난 비가 쏟아져 고립이라니! 게다가 폐업한 가게들이 많은 핫플레이스에 오래된 영화관. 이상한데 그럴듯하기도 한 원단길 강 극장 다열 44번 좌석과 관련된 오소소한 이야기.


“돈을 많이 버는 게 꼭 당연한 건 아닌데, 왜 다들 돈 버는 것만 생각할까?”

“사람들은 어떤 거든 이유가 있어야 하나봐. 그냥이나 우연은 안심할 수 없어서 그럴지도 몰라.”

“왜 사장님은 가장 좋은 자리를 손님에게 양보하지 않았을까? 사장님이면 언제든 그 자리에 안을 수 있으니까 영화 상영할 때는 손님에게 그 자리를 누릴 수 있게 해줘야 하는 거 아냐?”

“핫플레이스라는 곳에 가면 커피집, 빵집, 치킨집, 고기집이 다 있어. 풍경만 다르고 맛은 똑같아서 다행일 때도 있지만, 우리 동네에서도 할 수 있는 걸 멀리까지 와서 하자니 좀 이상하지.”

“SNS 정보를 믿으려면 검색어를 여러 가지로 해서 잘 찾아야하는데, 그것도 다 믿을 수는 없어서 여러 가지 SNS를 보는 게 좋대.”


북멘토 책을 읽고 난 후 수민이와 나눈 이야기들. 수상한 건 영화관이 아니라 사람들이었다며, 그런데 이 시리즈 재미있네, 학교 도서관에서 다른 책도 찾아봐야겠다 하니 대견하고 마음이 좋다.

젠트리피케이션이나 미디어리터러시 같은 이야기는 조금 더 미뤄두고, 우리는 왜 사람들이 다열 44번 좌석에 마음이 쏠리는 지 얘기했다. 어쩌면 사람들은 불운에 꼭 이유가 필요하다기보다, 내 불행에 남탓을 하고싶어서보다, 그저 귀가 열리고 마음이 움직이는 재미, 이야기, 즐거움을 느끼고 싶어서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어떤 것”을 찾아내는 거라고, 신화나 옛날 이야기같은 것처럼. 그래서 그 극장이 아니었다면 큰 나무나 바위, 동네에 길고양이나 강물 속 큰 물고기라도 찾아냈을거라고. 그럼 다음 시리즈는 수상한 대추나무 같은 것도 나오겠다며 시리즈를 상상해보았다.


그간 북멘토와 읽은 에코 사수단, 흰 바람벽이 있어, 그 개의 이름은 아무도 모른다, 수상한 영화관까지, 다양한 장르를 접하며 좀 더 깊어진 우리 둘의 독모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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