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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의 쓸모 - 인류의 과거, 현재, 미래를 읽는 21세기 시스템의 언어 ㅣ 쓸모 시리즈 3
김응빈 지음 / 더퀘스트 / 2023년 6월
평점 :
*도서지원받은 서평입니다*
코로나라는 자연과 인간 사이의 전쟁을 겪으며 사회는 변했고 개인도 변했다. 미생물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고 보잘것 없는 존재에서 눈에 보이지 않기에 너무나도 공포스러운 존재로 바뀌었다. 최전선에서 과학자들은 과학이라는 무기로 전쟁을 진두지휘했다. 전염병 전문가들이 밤새도록 토론하고 나면 정부에서 정책이 나오고, 사회가 움직였다. 개인은 정부가 정한 지침을 따라야 했다. 나는 그 결과들을 잘 받아들였다. 이유라는 것은 전문가들이 더 잘 알거라는 믿음과 약간의 무기력을 갖고. 그렇다. 나만 느낀게 아닐 거다. 전문 지식 앞에서의 무기력은 코로나를 견딘 사회의 구성원이라면 한번쯤 느껴봤을 것이다. 모르는게 죄는 아니지만, 대신 아무 의견 없이 전문가들의 말에 따라야 한다. 수많은 양떼 중 한마리의 순한 양이 되는 기분은 기존에 없었던 자신의 무지에 대한 죄책감을 동반한다. 그래서 나는 코로나를 겪은 이후로 무언가를 공부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그 무언가는 상황마다 항상 바뀔테고 한계가 존재하고 끝이 없겠지만. 지금은 생명과학이다.
저자는 인간 내부 구조에 대한 이야기부터 인간 가까이의 외부, 더 나아가 보이지 않는 미생물과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에까지 논의의 범위를 넓힌다. 인간이 미생물을 처음 인지하게 된 순간, DNA의 구조, 다이어트 등의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함께 전문지식을 전달하며 독자가 어려운 내용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게끔 하는 세심한 배려도 돋보인다. 삽화도 많고 고등학교때 공부했던 내용도 많이 나와 친숙한 느낌이다. 일반인이 정확한 전문 지식을 부담없이 접하기 위해선 이러한 책이 꼭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