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그레이션 - 북극제비갈매기의 마지막 여정을 따라서
샬롯 맥커너히 지음, 윤도일 옮김 / 잔(도서출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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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지원


북극 지방은 여름 동안 태양이지지 않아 북극제비갈매기에게 제일 바쁜 계절이다. 그러나 겨울이 오면 남쪽으로, 다른 동물보다 더 멀리 이동한다. 북극이 겨울일 때 여름인 남극으로 대서양을 건너. 매년 77,000km, 평생 지구와 달 사이를 세 번 쯤 왕복하는 북극제비갈매기는 티스푼 하나 정도의 무게라고 한다. 


 프래니와 나일, 가족, 사가니 호의 사람들 이야기가 매 챕터마다 시간과 장소가 뒤섞여 펼쳐지지만 상황과 심리에 대한 묘사가 타이트하고 생생해서 전혀 지루하거나 따라가기 번거롭지 않았다. 중반너머까지 프래니 린치의 북극제비갈매기에 대한 애정은 집착 이상으로 보였다. 기후에 대한 걱정인가, 병적인 방랑벽을 위한 기행인가 갈피를 잡기 어려워 기후 위기를 핑계로 방랑을 다니는 현실감각은 없지만 용감한 사람 정도로 지켜보았다. 그러다 3부에 들어서면서 프래니의 아픔, 그 깊이와 나일의 사랑에 대한 약속, 노력과 뒷모습, 남은 사람들의 남은 시간에 대한 무게가 남극의 풍경과 만나 솔직히 울컥했다. 이런 결말이라니 .. 이런 결말 ..


p.418 만약에 단 한 마리라도 살아 있다면, 너무 어려운 일도 아니고 가능한 일이니 내 유골을 새들이 날아가는 곳에 흩뿌려주기를 바랍니다.


그가 원했고, 프래니가 비로소 머물러서도 다시 떠나지 않아도 될 곳에 닿을 수 있어서 너무나 다행이다. 게다가 그녀가 새로운 여정을 시작할 수 있어서 기쁘다.


사랑을 위해 상대의 본 모습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것은 어디까지 가능할까? 

서로가 서로를 그렇게 사랑했다는 것을 너무 늦게 느끼는 것은 얼마나 아픈가?  

북극제비갈매기가 무사히 남극으로 다시 북극으로 긴 여정을 기꺼이 다닐 수 있게 하는 것이 왜 그렇게 어려운가?

아무 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거의 모든 것을 해 주는 것이 사랑이 아닐까?

지구를 위해서도, 내가 사랑하는 너를 위해서도.

남극의 바다, 그 수면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태양을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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