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남의 눈치를 보았습니다 - 예민한 게 아니라 섬세한 나를 위한 심리 수업
미즈시마 히로코 지음, 박재현 옮김 / 샘터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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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자꾸 남의 시선이 신경 쓰이는 걸까? 남이 평가해주지 않으면 나는 무가치한 걸까? 이런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남의 눈치를 보는 것이다. 때문에 떳떳하지 못하고, 움츠려들 때가 있다. 이럴 때 읽어 볼 책이 있다. 미즈시마 히로코의 오늘도 남의 눈치를 보았습니다.

저자는 남의 시선에 신경 쓸수록 자신을 얻을 수 없다고 말한다. 또한, 타인의 평가가 불안정하다고 말한다.
 
타인의 평가는 어디까지나 상대평가로 남이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자기보다 잘생긴 사람이 나타나면 자신을 잃고, 어느 누가 멋있다고 말해도 다른 누가 비판적으로 말하면 역시 자신을 잃습니다. 이처럼 타인에 의한 상대평가만큼 불안정한 것도 없어요. (21)
 
이어 너무 신경 쓴다는 것이 자신을 평가하고 상처 주는 존재로 타인을 인식한다고 말한다. 공감한다. 나 역시 은연중에 타인을 나를 평가하는 사람으로만 여겼던 것 같다. 그렇기에 항상 그들의 시선을 신경 쓰고 있었다.
 
저자는 또한 자신감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우리는 흔히 자신감만 있다면 아무 옷이나 입어도 괜찮아, 당당히 내 생각을 말할 수 있어, 주눅 들지 않을 거야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자신감만 생기면이라는 생각 자체가 문제인 것이다.
 
결국 자신감만 생기면이라는 말은 타인의 시선을 통해 본 근사한 자신의 모습으로, ‘나에 대한 평가만 좋으면이라는 말과 다를 바 없습니다. 출구 없는 나선계단을 끊임없이 오르듯 자신감만 생기면이라는 생각에 매달릴수록 자신을 잃게 되는 것이죠. (57)
 
겉으론 자신감을 말하지만, 결국은 타인의 평가를 계속 신경 쓰는 것이다. 이런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계속 타인의 평가에 휘둘릴수록 나 자신을 잃게 된다는 말이 공감 간다. 저자는 결론적으로 타인의 시선이 아니라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라고 권면한다.
 
자기 안에 있는 풍요로운 힘을 알아차리고 그 힘을 통해 상대, 물건, 음식을 만든 사람 등과 관계를 맺어야만 인생의 폭은 넓어지고 세상에 대해 지금까지 깨닫지 못한 풍요로움을 알게 됩니다. (148)
 
이 책을 읽으며, 내가 갖고 있는 크고 작은 트라우마를 볼 수 있었다. 대부분은 남의 시선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남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고,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 것. 이것이 나의 관점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출발선이 될 것이다. 이제, 눈치는 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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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떡하죠, 마흔입니다 - 흔들리지 않는 삶을 위한 마음철학 수업
키어런 세티야 지음, 김광수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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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내뿜은 담배 연기처럼 작기만한 내 기억 속에 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 속엔 더 아무 것도 찾을 수 없네. - 김광석, <서른 즈음에>

 

그저 옛 노래로만 생각했었다. 40대가 된 이후로, 가삿말이 다가온다. 마치 내 얘기 같다. 어느 샌가 삶의 위기를 느끼고 있나 보다. 나 같이 불현듯 찾아온 인생의 위기를 조언해 주는 책이 있어 반갑다. 키어린 세티야의 어떡하죠, 마흔입니다

 

 

저자는 또한, 중년의 위기라 부르는 상황이 마흔 이후에만 오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중년기에 접어든 모든 사람들이 상실감이나 박탈감, 앞으로 남은 삶에 대한 불안과 죽음에 대한 공포를 느끼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사람에 따라서는 20, 또는 70대에 그러한 중년의 위기를 느낀다는 것이다. 또한 노화와 같은 신체적 변화와 사회적 맥락에 영향을 동시에 고려하여 중년의 위기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에 따라서는 20대 혹은 70대가 되어서야 이런 의문을 갖기도 한다. 상실과 후회, 성공과 실패, 원했던 삶과 실제의 삶에 대한 의문들, 나아가 피할 수 없는 죽음과 삶의 유한성, 어떤 식이든 무언가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찾아오는 공허함 등에 대한 의문들 말이다. (8)

 

나 역시 비슷한 의문을 가진 상황에서 이 책을 읽어 내려갔다. 저자는 스튜어트 밀의 글(‘결국은 다른 무언가에 마음을 쏟는 사람들이 그 과정에서 행복을 찾는 것이다.’)을 인용하며 다른 무언가에 마음을 써야 한다고 말한다.

 

앞으로 관심을 가질 만한 일에 스스로 몰입하도록 마음먹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며, 이렇게 해서 당신은 서서히 달라진다. (60)

 

과연 내가 지금 몰입하는 건 무엇인가? 앞으로 내가 무엇을 몰입할 수 있을까? 이 생각만으로도 무언가 활기가 느껴진다. 내 직업과 상관없이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계속 찾아야겠다.

 

이어서 저자는 쇼펜하우어의 말을 인용하며, 우리의 행위 중에서 개량적인 가치를 지닌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에크하르트 툴레의 말을 인용하면서 목표의 성취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실행하는 과정이 주는 가치도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철학자들의 사상과 이야기가 조금은 어렵기도 했지만, 그들 역시 내가 지금 겪고 있는 문제들을 겪었다는 사실이 위로가 되었다. 또한, 중년의 위기를 그냥 내버려두지 말고, 어떻게든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함을 깨달았다.

 

한번 읽고 덮을 책은 아니다. 인생의 크고 작은 위기가 닥쳐올 때, 해결되지 않은 문제와 의문이 쌓여갈 때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헤쳐 나갈 방법을 안다고 생각은 하지만, 지금도 나는 나의 중년의 위기와 맞서 싸우고 있다. 미완료형 활동에 더 몰두하기 위해서는 나의 완료형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 수간에 머무는 방법도 배워야 한다. 이것이 당신만을 위해 적용할 수 있는 사고방식이다. (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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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지만 다르지 않습니다 - 장애인과 어우러져 살아야 하는 이유 아우름 32
류승연 지음 / 샘터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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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이 왜 눈에 잘 띄지 않을까? 장애인 학교는 왜 이리 부족할까? TV에서 묘사하는장애인은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을까? 우리가 평소에 많이 하는 질문은 아니다. 이 질문을 끊임없이 묻고 고민한 사람이 있다. 바로 작가 류승연. 그는 실제 장애 아이를 키우는 엄마다. 그가 경험한 것이 다르지만 다르지 않습니다로 묶어 나왔다.

 

많은 발달장애 당사자와 가족이 세상으로부터 숨어버리는 길을 택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세상의 불편한 시선을 감당할 수 없어서 아예 회피를 선택하는 것이다. 나 역시 장애인을 보면, 순간 움츠려들기도 했고, 심한 발달장애인을 만나는 경우, 마주치는 것이 두려워 다른 방향으로 가기도 했다. 아마 자주 마주치지 않아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장애를 특별한 것으로 바라보는 순간, 장애인과 일반인의 간격은 더 커진다.
 
장애인은 나와 같은 너가 아닌 나와는 다른 너가 됩니다. 그러다 보니 장애가 있다는 것만으로 배척을 당하거나 오히려 특별대우를 받습니다. (39)
 
장애는 그냥 장애일 뿐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장애는 평생을 지니고 살아야 하는 개인의 특성일 뿐인 것이다. 장애를 키, 성격, 쌍꺼풀 등의 특성으로 생각할 때, 장애인을 향한 우리의 시선은 바뀌지 않을까.
 
이 책은 평소 장애인에 대한 나의 무지를 일깨우기도 했다. 발달장애인은 왠지 위험하다고 생각했었다. 과도한 손동작이나 행동을 하는 모습을 보면, 별 이유 없이 피한 적이 있었다. 그들에게 그런 행동은 나름의 이유가 있음을 깨달았다. 많은 수의 발달장애인이 감각의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감각의 긴장도가 높기도, 낮기도 한 것임을 미처 몰랐다. 더 나아가 소통의 도구이기도 하다.
 
또한, 장애인의 가족은 마냥 불행하다고 생각했다. 아마도 미디어의 영향이 컸으리라. 항상 장애인과 가족이 나오는 다큐멘터리는 그러지 않나. 가족들은 항상 장애인을 뒷받침하고, 그래서 정작 자신들의 꿈은 다 포기해버리는... 물론 그런 경우도 있지만, 작가는 더 이상 불행하지 않다고 말한다.
 
장애인과 그 가족은 특별한누군가가 아니라 여러분과 똑같은 보통의이웃입니다. 울고 웃고 소리치고 싸우고 사랑하고 웃어대는 여러분처럼, 우리도 똑같은 삶을 살고 있답니다. 다만 가족 중에 장애인이 있고, 그로 인해 겪는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을 뿐이에요. (60)
 
이 책은 이외에도 장애인을 어떻게 교육할 것인지, 장애인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야 하는지, 장애인과 그 가족을 위해 사회가 어떤 노력을 기울어야 할지 조언한다. 10년 동안 장애 아이를 뒷바라지한 엄마의 입장에서 쓴 글이기에 어떤 책보다도 울림을 주고, 실제적인 조언을 준다.
 
작가는 노화야말로 인간으로 태어난 우리 모두가 장애인이 되어가는 과정”(149)이라 말한다. 동감한다. 나 역시 점점 늙어가고 있고, 또 불의의 사고로 장애인이 될 수도 있다. 그것을 인지한 사람만이 장애인을 올바른 시선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아니, 꼭 장애인이 아니어도 사회의 소외받은 계층을 바라볼 때도... 조금 더 건강하고, 올바른 시선을 갖길 바란다. 다름이 틀림이 아님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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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8.11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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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아침저녁으로 제법 찬 바람이 불어온다. 단풍도 제법 들었다. 완연한 가을이다. 날씨 좋은 이 계절에 <샘터 11월호>가 찾아왔다.
 
맨 먼저, 눈길을 끈 건 라디오 디제이 김차동 씨의 인터뷰. 그는 전주MBC에서 아침 방송 <FM모닝쇼>를 진행하고 있다. 이 방송은 25년이나 되었고, MBC에서 20년 이상 경력의 진행자에게 주어지는 골든마우스를 받았다. 지금까지 이 상을 받은 것은 8명뿐이고, 특히 지역방송, 그것도 아침방송 진행자로는 전무후무하다
  

가끔 경쟁 프로에서 유명한 진행자를 기용하면 저도 바짝 긴장이 되죠. 경쟁 프로 세 개를 25년째 매일매일 모니터링하고 있어요. 꾸준히 연구하고 겸손한 모습으로 방송하는 게 저만의 방법인 것 같아요.” (18)
 
그의 목표는 70살이 넘어서도 방송을 진행하는 것이다. 이렇게 계속 노력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 그의 바람대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그의 방송과 노력을 응원한다.
 

 
특집도 의미 있었다. 이번호는 <미운 오리, 백조가 되어 날다>란 특집인데, 실수 연발이던 나의 초짜 모습을 돌아볼 수 있었다. ‘초짜 선생님’, ‘영어 왕초보등의 이웃의 진솔한 얘기와 나눔은 정겨웠고, 계속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 대단해 보였다. 특히 이달의 샘터 작가상을 받은 이향미 씨의 글. 왼쪽 눈이 의안임에도 불구하고 끝없이 도전하는 모습이 가슴을 울렸다.

<길모퉁이 근대건축>도 인상깊었다. 소래염전 소금창고를 다루었는데, 예전에 한번 들렀던 곳이라 그때의 추억이 떠올랐다. 무엇보다도 현재에 많이 사라지고 있는 옛것들을 잘 보존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외에도 이번호에도 많은 이야기로 가득차 있다. <동물에게 배운다>, <양봉일기>, <이등병의 편지>, <지구촌 소식>, <감성마을 산책> . 샘터와 함께 가까운 곳에 가을소풍 가야겠다. 파란 하늘과 시원한 바람과 함께 좋은 산책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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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그림 하나 - 오늘을 그리며 내일을 생각해
529 지음 / 북폴리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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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그림일기를 그린 적이 있다. 매일 있었던 일을 그림 그리고, 그 밑에 짧은 일기를 썼다. 어떤 내용을 쓰고 그렸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꽤 즐거웠던 것 같다. 하루의 일을 다시 떠올리는 기쁨이 컸나 보다. 529가 쓰고 그린 하루 그림 하나는 일종의 그림일기다. 그림과 짧은 글 하나하나에 우리의 일상이 녹아 있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새해의 목표가 뭐냐고 물어본다.

무덤덤하게 맞이한 새해라 생각해 둔 게 없어,

선뜻 답하지 못하다가 그냥 행복하기.”라고 대답했다. (14일 수요일)

 

공감이 간다. 맞이하는 새해마다 사람들은 묻는다. 새해 목표가 뭐냐고. 어렸을 때는 꼬박꼬박 대답했지만, ‘가족들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것.’ 이것이 정말로 필요하지 않을까. 외에도 공감가는 일기가 많다.

 

딱 한 구절 때문에 좋아하는 책, 단 한 번의 대화로 좋아진 사람. 왠지 모르게 더 오래 남는 것들이 있다. (420일 목요일)

   

잠깐 책을 덮고, 내가 좋아하는 책,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생각했다. 그것만으로 기분이 더 좋아진다.

  

 

일이 많아지면 모니터 아래에 메모지를 붙여 해야 할 일을 적어 둔다. 일 하나가 끝날 때마다 차례로 주욱주욱 그어지는 선에 보람을 느끼며, 쫓기는 초조함보다 끝내는 기쁨을 더 크게 느끼려 노력하고 있다. (815일 화요일)

 

퇴사 후, 프리랜서로 일하는 작가의 일상이 보이는 일기도 여럿 있다. 나도 해야 할 일을 적은 메모지를 붙여놓고 일한 적이 많은데, 공감이 된다. 작가는 1년의 마지막을 이렇게 말한다.

 

많이 고민했고, 배웠고 또 감사했던 올해도 이젠 안녕! (1231일 일요일)

 

나도 올해, 또 매년 이런 말을 하면 좋겠다. 많이 고민하고 배울 수 있었으면... 11일부터 1231일까지 작가의 그림과 글은 빠지지 않는다. 짧은 내용이지만, 이것을 1년동안 지속한다는 게 쉽지 않을텐데... 작가의 성실한 노력이 대단하다. 화려하진 않아도 정감있는 그림과 담담한 글은 일상에 지친 나를 어루만진다.

 

요즘 소확행이란 말이 유행이다. 소중하지만 확실한 행복. 작가는 소확행을 진정 바라고 그 삶을 살고 있는 듯하다. 따뜻한 그림과 글을 오래도록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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