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그림 하나 - 오늘을 그리며 내일을 생각해
529 지음 / 북폴리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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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그림일기를 그린 적이 있다. 매일 있었던 일을 그림 그리고, 그 밑에 짧은 일기를 썼다. 어떤 내용을 쓰고 그렸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꽤 즐거웠던 것 같다. 하루의 일을 다시 떠올리는 기쁨이 컸나 보다. 529가 쓰고 그린 하루 그림 하나는 일종의 그림일기다. 그림과 짧은 글 하나하나에 우리의 일상이 녹아 있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새해의 목표가 뭐냐고 물어본다.

무덤덤하게 맞이한 새해라 생각해 둔 게 없어,

선뜻 답하지 못하다가 그냥 행복하기.”라고 대답했다. (14일 수요일)

 

공감이 간다. 맞이하는 새해마다 사람들은 묻는다. 새해 목표가 뭐냐고. 어렸을 때는 꼬박꼬박 대답했지만, ‘가족들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것.’ 이것이 정말로 필요하지 않을까. 외에도 공감가는 일기가 많다.

 

딱 한 구절 때문에 좋아하는 책, 단 한 번의 대화로 좋아진 사람. 왠지 모르게 더 오래 남는 것들이 있다. (420일 목요일)

   

잠깐 책을 덮고, 내가 좋아하는 책,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생각했다. 그것만으로 기분이 더 좋아진다.

  

 

일이 많아지면 모니터 아래에 메모지를 붙여 해야 할 일을 적어 둔다. 일 하나가 끝날 때마다 차례로 주욱주욱 그어지는 선에 보람을 느끼며, 쫓기는 초조함보다 끝내는 기쁨을 더 크게 느끼려 노력하고 있다. (815일 화요일)

 

퇴사 후, 프리랜서로 일하는 작가의 일상이 보이는 일기도 여럿 있다. 나도 해야 할 일을 적은 메모지를 붙여놓고 일한 적이 많은데, 공감이 된다. 작가는 1년의 마지막을 이렇게 말한다.

 

많이 고민했고, 배웠고 또 감사했던 올해도 이젠 안녕! (1231일 일요일)

 

나도 올해, 또 매년 이런 말을 하면 좋겠다. 많이 고민하고 배울 수 있었으면... 11일부터 1231일까지 작가의 그림과 글은 빠지지 않는다. 짧은 내용이지만, 이것을 1년동안 지속한다는 게 쉽지 않을텐데... 작가의 성실한 노력이 대단하다. 화려하진 않아도 정감있는 그림과 담담한 글은 일상에 지친 나를 어루만진다.

 

요즘 소확행이란 말이 유행이다. 소중하지만 확실한 행복. 작가는 소확행을 진정 바라고 그 삶을 살고 있는 듯하다. 따뜻한 그림과 글을 오래도록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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