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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지만 다르지 않습니다 - 장애인과 어우러져 살아야 하는 이유 ㅣ 아우름 32
류승연 지음 / 샘터사 / 2018년 10월
평점 :
장애인이 왜 눈에 잘 띄지 않을까? 장애인 학교는 왜 이리 부족할까? TV에서 묘사하는장애인은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을까? 우리가 평소에 많이 하는 질문은 아니다. 이 질문을 끊임없이 묻고 고민한 사람이 있다. 바로 작가 류승연. 그는 실제 장애 아이를 키우는 엄마다. 그가 경험한 것이 『다르지만 다르지 않습니다』로 묶어 나왔다.

많은 발달장애 당사자와 가족이 세상으로부터 숨어버리는 길을 택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세상의 불편한 시선을 감당할 수 없어서 아예 회피를 선택하는 것이다. 나 역시 장애인을 보면, 순간 움츠려들기도 했고, 심한 발달장애인을 만나는 경우, 마주치는 것이 두려워 다른 방향으로 가기도 했다. 아마 자주 마주치지 않아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장애를 특별한 것으로 바라보는 순간, 장애인과 일반인의 간격은 더 커진다.
장애인은 ‘나와 같은 너’가 아닌 ‘나와는 다른 너’가 됩니다. 그러다 보니 장애가 있다는 것만으로 배척을 당하거나 오히려 특별대우를 받습니다. (39쪽)
장애는 그냥 장애일 뿐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장애는 평생을 지니고 살아야 하는 개인의 특성일 뿐인 것이다. 장애를 키, 성격, 쌍꺼풀 등의 특성으로 생각할 때, 장애인을 향한 우리의 시선은 바뀌지 않을까.
이 책은 평소 장애인에 대한 나의 무지를 일깨우기도 했다. 발달장애인은 왠지 위험하다고 생각했었다. 과도한 손동작이나 행동을 하는 모습을 보면, 별 이유 없이 피한 적이 있었다. 그들에게 그런 행동은 나름의 이유가 있음을 깨달았다. 많은 수의 발달장애인이 감각의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감각의 긴장도가 높기도, 낮기도 한 것임을 미처 몰랐다. 더 나아가 소통의 도구이기도 하다.
또한, 장애인의 가족은 마냥 불행하다고 생각했다. 아마도 미디어의 영향이 컸으리라. 항상 장애인과 가족이 나오는 다큐멘터리는 그러지 않나. 가족들은 항상 장애인을 뒷받침하고, 그래서 정작 자신들의 꿈은 다 포기해버리는... 물론 그런 경우도 있지만, 작가는 더 이상 불행하지 않다고 말한다.
장애인과 그 가족은 ‘특별한’ 누군가가 아니라 여러분과 똑같은 ‘보통의’ 이웃입니다. 울고 웃고 소리치고 싸우고 사랑하고 웃어대는 여러분처럼, 우리도 똑같은 삶을 살고 있답니다. 다만 가족 중에 장애인이 있고, 그로 인해 겪는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을 뿐이에요. (60쪽)
이 책은 이외에도 장애인을 어떻게 교육할 것인지, 장애인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야 하는지, 장애인과 그 가족을 위해 사회가 어떤 노력을 기울어야 할지 조언한다. 10년 동안 장애 아이를 뒷바라지한 엄마의 입장에서 쓴 글이기에 어떤 책보다도 울림을 주고, 실제적인 조언을 준다.
작가는 “노화야말로 인간으로 태어난 우리 모두가 장애인이 되어가는 과정”(149쪽)이라 말한다. 동감한다. 나 역시 점점 늙어가고 있고, 또 불의의 사고로 장애인이 될 수도 있다. 그것을 인지한 사람만이 장애인을 올바른 시선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아니, 꼭 장애인이 아니어도 사회의 소외받은 계층을 바라볼 때도... 조금 더 건강하고, 올바른 시선을 갖길 바란다. 다름이 틀림이 아님을 잊지 말아야겠다.
* 샘터 네이버 공식 포스트 http://post.naver.com/isamto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