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나 1997 - 상 - 어느 유부녀의 비밀 일기
용감한자매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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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줄리아나 1997. 어느 유부녀의 비밀 일기라는 약간은 낯뜨거운 부제가 붙은 책이다. 이대생 다섯 명이 나이트클럽 죽순이로 지내다가 자신의 인생을 살아간다는 이야기다. 이십년 후 이들은 다시 만나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주인공은 이 다섯 명 중의 하나인 소설가 송지연. 지연은 십오 년 전에 쓴 소설이 늦게 주목을 받아서 방송에 출연한다. 그 후 프로그램이 폐지되면서 파티가 열리고 그 자리에서 잡지 편집장인 진수현을 만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는 시작된다. 결국 송지연과 진수현의 늦은 연애담이라 할 수 있다.

 

재미는 논외로 치더라도, 이 소설은 아쉬움을 많이 남겼다. 물론, 불륜이나 연애를 주제로 글을 쓸 수는 있지만, 좀 참신한 내용이 아닌 것 같았다. 문장이나 구성도 아쉬웠다. 특히나 TV 드라마나 영화 같은 영상 매체에서 이런 주제의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지금, 글로 써야 한다면, 주인공의 심리 묘사나 상황 묘사들이 더 충실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주제 의식도 아쉬웠다. 작가가 이 소설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선뜻 알아낼 수가 없었다. 분량도 괜히 길어 보였다. 1,2권으로 나누어 있는데, 오히려 이런 주제에는 짧은 분량이 더 효과를 보일 것 같다

 

저자는 용감한 자매’. 물론 필명이다. 소설, 영화, 드라마 등 매체를 가리지 않고 이야기를 만드는 스토리텔러로 활동하고 있다. 게다가 오래 전부터 소설과 영화 시나리오를 써 왔다고 하니, 다음 작품에서는 조금 더 발전한 글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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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석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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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가히 웹툰 전성시대. 대형 포털 사이트마다 많은 웹툰이 연재되고 있고, 독자들은 댓글을 달며 응원하고 있다. 반응이 좋은 웹툰은 영화나 드라마라도 제작되어 콘텐츠의 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 강렬한 제목의 웹툰. 15년 전, 하루 방문객 240만이라는 이례적인 기록을 남기며 온라인에서 연재되었던 통의 원작소설을 이제 단행본으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작자 오영석(필명 민)은 유니텔 초창기부터 장르소설 쪽에서 미나라는 이름으로 활발히 활동한 작가이다. 만화스토리 작가로서도 10여 년간 활동하며 다양한 장르의 만화 작품에 참여하고 있다. 2011년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 스토리대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이제는 자신의 영역을 영화계까지 넓히고 있는 주목할 만한 작가이다.

   

은 한 조직에서 싸움을 가장 잘하는 주먹 짱을 의미하는 부산 및 영남 지역 사투리로 이정우의 파란만장한 서울 진출기를 그린 소설이다. 부산 주먹의 전설로 살아온 정우가 서울로 전학오며 소설은 시작된다. 서울에서는 조용히 살기 원했지만, 주위의 환경은 그를 가만두지 않는다. 학교 내외 일진들과의 대결에서 승리, 단기간에 그 지역을 평정한다. 그후 일대 조직 폭력배들은 정우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다.

  

소설을 읽다보면, 마치 우리들의 고등학교 시절을 훔쳐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어렸지만, 함부로 어리다고 할 수 없었던 그 시절. 누구든지 가슴속에 큰 불을 갖고 있어 분출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던 그 시절. 그 시절의 단면을 작가는 정우라는 인물을 통해 우리에게 다시 복원해 내었다. , 웹툰으로 제작되어 생생한 이미지를 볼 수 있었다.

   

앞으로도 좋은 소설, 에세이, 웹툰 등 많은 분야에서 좋은 콘텐츠들이 양산되어 독자들에게 좋은 선물을 선사하길 기대한다. 그것이 곧 문화의 발전으로 연결, 더 좋은 콘텐츠로 꽃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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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도록 가렵다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44
김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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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도록 가렵다. 참 흥미로운 제목의 소설이다. 전작 시간을 파는 상점, 특별한 배달을 통해 따뜻한 이야기를 써 온 저자 김선영은 이번에는 중학교의 도서관을 배경으로 이 시대 청소년들의 모습을 가감없이 그려 내고 있다.

 

전형적인 문제아 강도범. 매번 사고 치고, 전학가는 게 일쑤다. 그에게는 따뜻한 시선이란 없다. 이웃도, 친구들도, 가족들도. 그의 일기장을 보며, 오열하시는 아버지를 떠올리며, 도범은 새 학교에선 말썽을 부리지 않는다고 마음 먹는다.

 

새 학교에서 그는 새로운 친구들을 만난다. 역시 아픔이 있는 해명, 세호. , 새로 이 학교에 부임한 사서인 수인 선생님을 만단다. 그녀는 만약 선생님이 된다면 학생들의 장난도 너끈히 받아주고 감싸 주는 타입이 되리라 생각’(33)했던 학생들에게 열려 있는 선생이었다. 그런 선생님이 새롭게 독서반을 운영하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에 봉착한다. 독서반 운영과 도서관 위치에 관해 다른 선생님들과 이견을 갖게 되고, 남자 친구와의 문제도 크다. 한편, 사고를 더 이상 치지 않으려는 도범은 옆에서 시비를 거는 대호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다.

한마디로 이 책은 제목처럼 미치도록 가려운학생들의 이야기다. 청소년문학이라고 분류되지만, 청소년 뿐 아니라, 선생, 부모 등의 어른이 읽어도 무방하다. 왜냐하면 이 시대 사람들이 겪는 가려움을 그려 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 가려움을 수인 선생님의 어머니가 이렇게 언급한다.

   

그애들이 지금 을매나 가렵겄냐. 너한테 투정 뿌리는 겨, 가렵다고 크느라고 가려워 죽겄다고 투정부리는데 아무도 안 받아주고, 안 알아주고 가려워서 제 몸도 못 가눌 정도로 몸부림치는 놈들한티, 대체 왜 그러냐고 면박이나 주고, 꼼짝없이 가둬놓기만 하는데 어떻게 전딜 수 있겄냐.”(216)

   

이 문장을 읽으며, 이 소설의 제목이 확 스쳐 지나갔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는 시도 생각났다. 가려워하여 어쩔 줄 모르는 이 시대 청소년들, 그들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돌이켜 보는 기회도 되었다. 한 편의 소설이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청소년들과의 관계, 책의 가치, 어른으로서의 태도 등. 수인 선생의 말로 이 소설을 대변할 수 있겠다.

   

어떤 상황에서도 모든 아이들을 똑같이 대해야 한다. 사사로이 봐줘서도 안 되며 아이들 위에 있어서도 아래에 있어서도 안 된다. 어른의 눈으로 보면 유치찬란할지라도 철저히 아이들 눈높이에서 대해줘야지만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무심코 흘린 말이라도 결코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한다. (7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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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의 연인 1 - 제1회 퍼플로맨스 최우수상 수상작
임이슬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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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동서고금을 막론한 많은 문학작품의 주요한 핵심을 이루고 있다. 여기 톡톡 튀는 감성으로 사랑을 노래한 작품이 있다. 임이슬이 쓴 유성의 연인. 1회 퍼플 로맨스 공모전 최우수장 수상작으로 선녀가 된 외계인과 나무꾼 선비의 좌충우돌 로맨스를 그린 소설이다.

처음에는 너무 황당한 스토리가 아닌가생각도 했지만, 요즘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타임 슬립이나 외계인과의 사랑 등 더욱 황당무계한 스토리도 많은 상황에서 요즘 트렌드를 잘 반영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의 배경은 1609. 어느 추운 겨울날, 유배 온 선비 정휘지는 조선 양양에서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서 우르릉 굉음이 울리더니 새카만 하늘을 뚫고 거대한 불덩어리가 떨어져 내린다. 물 떨어지는 소리와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윙윙거리는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폭포 물소리와 함께 들려온다. 폭포 자락에서는 물이 떨어지고 있고, 계곡의 중앙 큰 바위 위에는 연기를 내며 유성(우주선)이 떨어져 있다.

휘지는 당혹감에 멍하니 유성을 바라보는데, 갑자기 아얏하는 단말마와 함께 유성이 여자를 뱉어낸다. 휘지는 어안이 벙벙하다. 추락의 충격에 정신도 못 차리는 여인에게 휘지가 던진 생뚱맞은 한마디, “소저는 사람이요, 요괴요? 것도 아니면 진정 천상에서 내려온 선녀란 말이오?” 휘지는 조난자가 된 여인 미르를 자기의 집으로 데려간다. 그러면서 둘의 사랑은 깊어진다.

조선 시대 배경이지만, 현대 로맨스 소설을 읽는 것처럼, 재미있고 쉽게 읽혔다. 옛날부터 흔히 들어 온 전래동화에 기막힌 상상력을 덧입히니 새로운 스타일의 소설로 탄생한 듯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재미도 재미이지만, 우리가 예전부터 들어온 전래동화 등을 지금의 새로운 감각을 입혀 독자들에게 선사한다면, 좋은 컨텐츠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울러, 우리나라만 통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에도 통할 수 있는 좋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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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아서 좋아 - 도시 속 둥지, 셰어하우스
아베 다마에 & 모하라 나오미 지음, 김윤수 옮김 / 이지북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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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어하우스? 낯선 단어이다. 한국에선 많이 들어 보지 못했다. 하지만, 이웃나라 일본은 그렇지 않다. 셰어하우스는 부모 형제 등 혈연관계나 애인이 아닌 타인과 두 사람 이상이 같이 사는 것’(25)이라 정의한다. 일본에서는 2008년 이후 이 셰어하우스가 급증하고 있다.

   

이 책 <함께 살아도 좋아>는 실제 셰어하우스를 경험한 두 청년 아베 다마에와 모하라 나오미가 쓴 책으로 셰어하우스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셰어하우스를 살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셰어하우스의 모습을 실제적으로 비추어 준다. 셰어하우스에 대해 궁금한 독자나 실제로 살고 싶어하는 독자에게 구체적인 지침과 노하우를 줄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셰어하우스에 살기로 한 이유> 설문조사의 결과가 흥미롭다. 절반이 즐거워 보여서(50%)’를 선택했고, ‘생활비가 줄어서(27.3%)’가 그 뒤를 잇는다. <셰어하우스의 이점>에서는 경제적이다’(22%)를 제치고, ‘친구가 있다(36.4%)’1위를 차지, 점점 핵가족화 되는 상황 속에서 사람 사이의 정을 찾는 일본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 3장에서는 다양한 셰어하우스를 소개하고 있다. 아는 사람끼리 살 경우, 처음 보는 사람끼리 살 경우 등 총 4개의 실제 셰어하우스를 방문, 사람들의 생생한 소감을 들을 수 있다. 특히 만화를 그리는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는 도키와장 프로젝트가 흥미로웠다. 이곳의 입주 조건은 단 하나, 만화가를 꿈꾸는 사람이면 된다. 이들은 생활 방식이 비슷하고, 같은 일을 하기 때문에 셰어하우스가 잘 맞는다고 입을 모은다.

   

다양한 생활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는 일본, 그중에 하나 셰어하우스를 맛보았다. 조그만 책 한 권에 셰어하우스의 거의 모든 정보가 들어간다는 것이 대단했다. 꼼꼼한 일본사람들의 성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경제적 상황과 여러 가지 여건으로 집을 찾기 어려운 청년들, 우선 이 책을 꼼꼼히 읽고, 셰어하우스를 고민해 봤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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