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8.8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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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이 턱턱 막히는 한여름. 어딘가로 떠나고만 싶을 때, <샘터 8월호>가 반갑게 찾아왔다. 친구를 만나듯, 샘터를 살펴보며 잠시 더위를 잊는다.
 
먼저 피트니스 모델 유승옥 씨의 인터뷰가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해 지속적으로 지원을 해 주고 있었고, 8월 자신의 이름으로 짓기 시작한 유치원이 8월에 남수단에 완공될 예정이란다.
 
내면의 평화가 외모에 이렇게 큰 영향을 주는지 깨닫지 못했다면 아직도 몸매만 가꾸면서 지냈을 거예요. 아름다운 몸이란 자신이 사랑할 수 있는 몸이라고 생각해요. 자신을 비롯한 주변을 애정 어린 눈길로 볼 줄 아는 여유를 지녀야 진정한 아름다움이 생긴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죠.” (58)
 
단지 잘 나가는 모델인줄만 알았는데, 그녀는 아름다운 몸만큼 아름다운 마음씨를 갖고 있었다. 그녀의 말처럼 더욱 진정한 아름다움을 펼칠 그녀의 모습을 응원한다.
  


특집 <여름휴가보다 더 좋은 것>도 의미깊었다. 더운 날씨에 모두가 어디로든 떠나려고만 하는 요즘, 다양한 모습으로 여름을 보내는 이들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국토종단, 북카페에서 즐기는 소확행, 봉사활동, 도배 등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알찬 여름을 보낸 이들처럼 올여름에 무엇을 하며 보낼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이번 샘터는 특히 휴가 시즌과 어울리게 가볼만한 곳들을 소개해 주었다. 경춘선숲길, 충북 옥천, DDP 야시장 등등. 기회만 되면 꼭 한번 가보고 싶다.
 
이외에도 <행복일기>, <양봉일기>, <동물에게 배운다>, <나무에게 길을 묻다> 등 이번 호에도 다양한 이야기와 소식이 가득 담겨 있었다. 더욱 더워지는 여름, 샘터와 함께 소소한 행복을 누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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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마음 사이
이서원 지음 / 샘터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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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천 냥 빚을 갚는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우리 속담에는 유난히 말에 관한 것이 많다. 그만큼 사람 사이에 말이 중요하고 그렇기에 좋은 말을 써야 하기 때문이리라. ‘천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마음 속은 모른다.’라는 속담도 있다. 서로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것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에 나온 속담이리라. 상담전문가 이서원 박사는 사람 사이의 말, 마음, 사이, 이 세 가지를 다룬 책으로 독자들에게 다가선다. 말과 마음 사이.
  


 
맨 먼저 작가는 에 대해 언급한다. “서울역 안 가세요?”라고 택시 기사에게 했던 말을 떠올리며 작가는 부정적인 말의 위험을 말한다.
 
그런데 왜 말할 때 으로 시작하면 듣기가 힘들어질까요? 사람이 가지고 있는 근원적인 공포와 두려움을 건드리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버려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21)
 
이밖에도 <Y대화법>, <잘못한 사람을 대하는 방법>, <내려가는 대화>, <과묵과 침묵 사이> 등을 통해 내가 현재 쓰고 있는 언어를 돌아볼 수 있었다.
 
두 번째는 마음’. 역시 다양한 용례를 통해 내 마음의 상태를 확인해 볼 수 있었다. 마음은 당장 말로 드러나지 않기에 말보다는 덜하겠지만, 분명 마음의 상태는 행동으로 이어지기에 마음의 중요성은 두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성숙해진다는 것은 내가 보고 싶은 대로 세상과 사람을 보지 않고 존재하는 그대로의 세상과 사람을 보는 능력이 생긴다는 의미입니다. 인생은 대부분 씁쓸하다가 어쩌다 달콤합니다. 있는 그대로 삶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시기가 빠르면 빠를수록 나의 마음도 가벼워집니다. (123)
 
내게 안성맞춤의 말이다. 나는 삶의 모습을 지금 받아들이는가? 계속 겸허하게 돌아볼 부분이다. 마지막은 사이’. 사이라는 말이 좀 어색했지만, 말과 마음을 통해 결국은 변화될 수 있는 것이 사람과 사람 사이 아니겠는가. 가족에 대해 말한 부분을 들어 보자.
 
부부 사이에서 내가 이 일을 하는 것은 나를 위한 것인가, 배우자를 위한 것인가. 최종 수혜자가 나여야 한다면 방해가 되는 나뭇가지를 치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것은 설거지가 될 수도 있고 부부가 함께 나물 다듬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 자녀와 웃는 대화가 될 수도 있고 가족 여행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가족에게 잘하면 언제나 최종 수혜자는 내가 됩니다. (197)
 
때로는 가족이 짐이 될 때도, 부담이 될 때도 있었다. 그렇지만 가족에게 잘 할 때, 그 열매는 내가 따먹을 수도 있다는 작가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다양한 용례가 담겨 있는 이 책을 읽고 나니, 친근한 선생님에게 상담을 받은 듯하다. 책 속의 문제가 남들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문제와 이야기로 여겨졌다. 말과 마음 사이. 어쩌면 수도 없이 연습하고 다듬어야 할 평생의 과제이리라. 다음 단계는 책을 통해 머릿속으로 깨달은 사실을 이제 삶의 자리에서 하나씩 적용해 나가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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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8.7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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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1년의 반이 지나고 남은 6개월을 위해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할 때다. 장마와 불볕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이 때, <샘터 7>이 찾아왔다.
 
하얀 가운을 정갈하게 입은 이종민 원장의 인터뷰가 눈에 띄었다. 그녀는 1980년 의사면허증을 발급받은 날부터 지금까지 산부인과(천안 이화병원)를 운영하고 있다.
 
제 손으로 직접 받은 이화둥이만 해도 3만 명이 넘으니 그럴 만도 하죠. 그 아이들이 부모가 돼서 자기 아이를 낳으러 올 때는 가슴을 울리는 전율 같은 게 느껴져요.” (16)
  

뿐만 아니라 그녀는 봉사에도 앞장선다. 직원들과 돈을 모아 잠비아 청소년 40여 명을 고등학교에 진학시키기도 하고, 작년 이 원장이 기부금으로 쓴 금액은 무려 8천여 만원에 이른다. 그녀가 이렇게 봉사할 수 있었던 것은 평소에 자신의 것을 아끼는 검약한 생활 습관 때문이다. 생명을 낳고, 또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이 원장에게서 삶의 소중함을 새삼 느낀다.
 
특집 <국경을 넘은 인연>도 뜻깊었다. 국적도, 언어도, 피부색도 다르지만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마음 깊은 우정을 나눴던 7편의 글이 감동스러웠다.
 
<감성마을 산책-합정동 토정로>도 주의 깊게 보았다. 홍익대 주변은 이색 카페와 소규모 갤러리가 밀집되어 있어 주말에는 온 동네가 들썩인다 한다. 그렇지만 이곳 합정동 양화진로와 토정로 주변은 여유를 누릴 수 있는 마지막 보루이다.


그곳에는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이 있다. 구한말과 일제강점기에 우리 민족의 발전과 계몽을 위해 애쓰다 간 외국인과 그 가족 417명의 시신이 안장된 곳이다. 외국에서 타민족을 위해 살다가 목숨을 바친 이들의 삶은 얼마나 숭고할까. 나중에라도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이외에도 <샘터7>은 알찬 기사로 가득차 있다. <지리산흙살림꾼의 양봉일기>, <희망 나누기>, <길모퉁이 근대건축>, <특별한 여행을 위한 남다른 여행서> . 특히 본격적인 휴가 시즌을 앞두고 가고 싶은 곳의 사진들이 특별함을 더했다.
 
다시 새로운 6개월을 시작하는 7. <샘터>와 그 안에 담긴 다양한 사연과 이야기가 좋은 동반자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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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멈추는 법
매트 헤이그 지음, 최필원 옮김 / 북폴리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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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 헤이그의 시간을 멈추는 법을 읽었다. 시간을 멈춘다고? 황당한 이야기가 TV와 인터넷에 넘쳐나는 이 때, 이 책은 별로 신선해 보이지 않는다. 대충의 줄거리를 보니, 늙지 않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영화로 많은 인기를 끈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가 생각나기도 한다. 별 기대감이 없이 책장을 넘겼다.

 

 

주인공 톰 해저드는 평범한 40대 초반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성장 속도가 보통 사람보다 15배나 느린 희귀한 신체 조건 탓에 수세기를 넘게 생존해 왔다. 그는 1581년에 태어났고, 여전히 살아 있다. 하지만 평생을 떠돌아야 하는 그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사랑에 빠지는 일이다. 톰은 현재 영국의 한 학교에서 역사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다.

 

작가는 톰의 이력을 실감나게 그려낸다. 셰익스피어가 활약한 엘리자베스 시대의 영국, 1900년대 초의 파리, 찰리 채플린이 살던 뉴욕, 남태평양의 섬에 이르기까지 톰이 경험했던 시대상을 직접 눈으로 보는 듯하다.

 

늙지 않기 때문에 고통이 없을 것 같은 톰. 그에게도 아픔이 있다. 사랑했던 아내를 먼저 보내야만 했고, 자신과 같은 처지인 딸과 헤어져 그녀를 평생 찾아다니고 있다. 그뿐 아니라 보통 인간이 갖는 철학적인 난제를 그도 갖고 있다.

 

지금 내 머릿속은 인간의 공포와 고통으로 가득 차 있다. 앞으로 미래가 얼마나 남았을지 생각하면 가슴이 불안으로 차오른다. (74)

 

어쩌면 그의 고민은 우스워보일 지도 모른다. 수백 년 동안 사는 사람이 미래에 대해 불안을 느낄 이유가 없지 않은가. 그렇지만, 아내를 비롯한 주위 사람들의 수많은 죽음을 바로 옆에서 지켜 보았기에 어쩌면 더 고통스럽지 않았을까.

 

또한 톰이 어머니를 잃었을 때의 아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의 설렘, 딸을 찾기 위한 간절함 등을 나도 따라 느낄 수 있었다. 작가의 섬세한 필력의 힘이리라.

 

팽팽히 전개되던 내용이 후반부에 가서는 약간 아쉽게 마무리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흥미로운 내용이 나를 사로잡았다. 인간으로서 겪는 숙명과 고민 등을 주인공의 삶을 통해 느낄 수도 있었다.

 

이 책은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다 한다. 주연은 무려 셜록, 닥터 스트레인지의 베네딕트 컴버배치. 영화로 보는 톰의 일생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시각적으로 완벽히 구현될 중세 유럽의 모습을 보고 싶기도 하다. 간만에 시간을 멈추는 법을 통해 소설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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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이 있기에 꽃은 핀다 - 단 한 번뿐인 오늘을 살고 있는 당신에게
아오야마 슌도 지음, 정혜주 옮김 / 샘터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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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일어나지? 다른 사람은 다 잘 살고 괜찮은 것 같은데, 왜 나만. 이런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사는 게 버겁기만 하고, 시간이 갈수록 나아지는 점은 없어 보이기도 한다. 이럴 때는 괜한 위로가 더욱 더 짐이 되기도 한다.

 

 

아오야마 슌도의 책 한 권이 조용히 나를 다독였다. 진흙이 있기에 꽃은 핀다. 먼저 저자는 우리가 삶을 바라보는 시점을 바꿔볼 것을 권한다.

 

너무 가까우면 보이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반대로 가까워지고서야 처음으로 깨닫는 것도 있습니다. 한편 멀어서 보이지 않는 것이 있지요. 반대로 멀리 떨어져 처음으로 깨닫는 것도 있습니다. 다양하게 거리를 달리하여 위치와 높이를 바꾸고 인생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11)

 

저자의 이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나만의 거리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수 있었다. 때로는 가깝게, 때로는 멀리 삶을 지켜보아야 함을 다시 깨달았다. 아직은 먼 단어인 죽음도 저자는 담담히 말하고 있다.

 

사람은 모두, 아니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예외 없이 사형수입니다. 나이를 불문하고, 병에 걸렸든 건강하든 예고 없이 죽음은 기다리지 않고 찾아옵니다. (72)

 

죽음을 생각할 때 누구든지 사람은 겸허해지는 것 같다. 죽음 앞에서 내가 지금 겪고 있는 문제는 초라해진다. 이 단순한 진리를 저자는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 책 중반부에 저자는 사형수에게 잘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답한다.

 

1. 내가 어디에 있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가 중요하다.

2. 인생의 목적은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잘 살아가는 것이다.

3. 잘 살아간다는 것은 지금은 좋지 않다고 깨닫는 것이다. (81)

 

어찌 보면, 참 단순한 말이다. 몇 번이고, 수십 번이고 들어본 말이다. 그럼에도 또 다시 내게 울림을 준다. 어쩌면 삶의 순간순간마다 내가 잘 살아가고 있는지 자문해야 함을 저자는 알려준 것 같다.

 

이 책의 제목은 책의 내용을 함축적으로 제시한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연꽃은 맑은 물이 흐르는 데서는 자라지 못하고, 늪이나 진흙 밭에서만 아름다운 꽃을 피워낸다. 우리의 삶도 그러지 않을까. 아무런 문제나 걱정이 없는 삶을 꿈꾸지만, 그런 삶은 무취, 무향의 삶이리라. 내가 겪고 있는 크고 작은 문제와 어려움, 그것들이 내 삶과 잘 어우러져 결국엔 인생의 꽃을 피우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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