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의 퀴즈 여행 아티비티 (Art + Activity)
알렉산드라 아르티모프스카 지음, 김영선 옮김 / 보림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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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앨리스의 퀴즈 여행>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 속 앨리스의 모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퀴즈 그림책이다. 성인이 읽어도 재밌으려나 싶었는데 막상 책을 펼치니 한참을 앉아서 퀴즈를 풀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퀴즈여행은 모자 장수의 다과회 초대로 시작된다. 다과회를 가려면 80개의 퀴즈를 풀어내야 한다는 편지와 함께 앨리스는 토끼굴로 들어가고, 우리는 우리가 책에서, 영화에서 본 장면들을 실제 퀴즈로 만나게 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떠올리면 나는 작아진 앨리스와 'Drink Me' 물병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아니나 다를까, 책의 아주 초반엔 작아진 앨리스와 거대한 탁자들이 등장한다. 게다가 '나를 마셔요'라고 적힌 물병을 찾으라는 퀴즈까지! 알고 있던 것들이 책에서 나올 때, 게다가 풀 수 있는 퀴즈로 나와서 내가 풀었을 때 왠지 모를 즐거움이 샘솟는다

미로부터 시작해서 숨은 물건 찾기, 다른 그림 찾기 등 퀴즈 종류도 다양하다. 퀴즈가 80개나 되다 보니 질리지 않을까 싶을 수도 있겠지만, 비슷한 종류의 퀴즈라고 해도 그 뒤에 있는 다양한 이야기와 아기자기한 그림 덕에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반 정도 풀었는데, 아마 한참을 더 책을 붙들고 계속 퀴즈를 풀어나갈 것 같다. <앨리스의 퀴즈 여행>이 동저자의 퀴즈여행 시리즈 중 3탄이라 알고 있는데, 앞선 두 시리즈도 한 번 풀어보고 싶다. 컬러링 북처럼 시간을 가득 채우는 즐거움이 있는 책이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읽은 뒤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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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토끼였을 때 작가노트 1
이지선 지음 / 보림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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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의 존재는 알았지만, 한 번도 실제 활동 중인 작가의 작가노트를 본 적은 없다. 박물관에 가면 전시되어 있는 유명한 작가의 노트와 일기장, 종종 SNS에 업로드되는 웹툰작가들의 콘티는 봤어도 이렇게 정식으로 출간되어 나온 작가노트는 처음 봤다. <내가 토끼였을 때>라는 제목을 보고 처음엔 토끼와 관련된 그림책에 대한 작가노트가 아닐까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엄청났고, 생각보다 어려웠다.

내가 그림이나 창작에 대해 문외한이라 그런지, 이 책을 어떤 이야기로 받아들이려고 하니 너무 어려웠다. 그렇게 어렵게 한 번을 읽고 나서 그냥 매장을 하나의 이야기인 것처럼, 혹은 그저 한 폭의 그림인 것처럼 다시 한 번 읽었다. 여백을 채운 작가의 빽빽한 생각들과 가끔은 기괴하지만 가끔은 귀엽기도 한 그림들, 머릿속에서 이어질 듯 이어지지 않는 이야기들이 책을 읽는 내 마음을 채웠다.


작가의 말을 읽고 나서야 이 작가노트에 담긴 것들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우리는 결국 이 거대한 우주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것인데, 삶에 있어 하찮게 여겨지는 대상도 있고, 당연해서 중요하지 않게 여겨지는 것도 있는 것도 있다. 작가는 그런 대상들에 주목해 그들을 결합하고 교차해 그 대상을 우리, 즉 인간까지 확장시킨다. 작가의 말을 읽고 나니 철학적 의도가 다분한 작가노트처럼 느껴졌다. 여전히 내겐 조금 어렵지만, 읽을수록 여러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 더불어 작가노트도 책이 될 수도 있다는 새로운 시각을 알려준 책이기도 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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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한 척 무례했던 너에게 안녕 - 칠 건 치고 둘 건 두는 본격 관계 손절 에세이
솜숨씀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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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확행은 역시 인맥보단 치맥이지!" 귀여우면서도 저절로 웃음 짓게 만드는 이 문구로 시작하는 <솔직한 척 무례했던 너에게 안녕>은 관계에서 쿨한 척 노력하다 마음의 상처만 잔뜩 입는, 호구 만렙러 저자가 '남'보다 '나'를 중시하게 되며 생활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세 부분으로 나눠 쓴 책이다. 처음엔 자기계발서인 줄 알았는데, 저자의 필력이 돋보이는 에세이다. 표지의 한 문장만 봐도 웃음이 절로 나듯, 솔직하면서도 재미있는 에세이들이 가득 담겨있다.

책은 크게 '싫은 것은 하지 않습니다(delete)', '나에게 괜찮은 선에서(add)', '어쩌면 나를 견디는 일(stet)'으로 이루어져 있다. 쿨한 척, 다 괜찮은 사람인 척 하느라 했던 싫은 일들을 하지 않으니 생긴 변화,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추구하게 되며 더 나아진 마음, 그리고 더 견고해지는 '나'에 관한 내용을 두세 장 정도의 에세이 여러 편으로 풀어나간다. 책을 읽다보면 나 또한 내 생활을 돌아보며 '이 일은 하기 싫은데 왜 하고 있지?' 혹은 '이 일은 좋아하는데 왜 미뤄두고 있었지?' 등의 생각을 하게 된다. 책을 읽으며 내 삶에 미미한 변화가 생김을 느낄 수 있었다.

읽기 전엔 '관계를 끊어내는 법'처럼 요즘 많은 자기계발서에서 다루는 내용과 중복되진 않을까 했다. 그런 내용을 좋아하긴 하지만 아무래도 요즘에 너무 많이 다루는 주제다 보니 그리 달갑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싫은 것을 멀리하는 등의 내용에서 저자가 어떻게 생활하려 노력하는지가 자연스레 등장하긴 하지만, 이 책은 에세이 성격이 강해서 방법에 관한 이야기보다는 그런 변화들로 인해 생긴 작가의 삶의 변화가 주가 된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건 하루의 손익계산서다. 출근, 퇴근, 일, 독서, 산책 등 하루에 일어나는 많은 일들 중 내가 좋아하는 일은 얼마나 되는지를 생각해본 작가는 이런 삶이 자신을 지워버리진 않을까 걱정하게 되었고, 그래서 하루를 좋아하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로 손익을 따지기 시작햇다. 작가는 이 방법을 '눈앞에 놓인 일을 처리하느라 지치고 힘들었단 이유로 나라는 사람이 내 생활에 지워지지 않도록, 나를 단단히 만드는 일이다'라고 표현했는데, 나도 내 삶과 학업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이런 방법을 시도해보고 싶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귀여운 일러스트도 저자가 직접 그린 것인데 내용과 잘 어울리기도 하고, 그림만 봐도 이 책이 무슨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쉽게 파악 가능하다. 이 책도 저번에 리뷰한 <오늘도 쾌변>(박준형, 웅진지식하우스)처럼 브런치에 저자가 올린 글을 발간한 것이다. 브런치에 종종 들어가 남의 글을 염탐하기도 하고, 또 브런치로 발행한 책들을 여러 권 읽었는데, 보통 웅진에서 나오는 브런치 책들이 우리 주변인들의 이야기를 진속하게 담아내서 재미있게 잘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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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화석 아트사이언스
막스 뒤코스 지음, 박선주 옮김 / 보림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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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특이해 보이는 이 그림책, <살아 있는 화석>은 박물관에 있는 공룡 화석이 발굴되는 과정을 손쉽게 알아볼 수 있는 그림책이에요. 올록볼록해 보이는 저 지층이 각 장들을 구성한답니다. 한 장, 한 장 순서대로 넘기다 보면 처음에 발견한 작은 뼈 하나가 어떻게 거대한 공룡 화석으로 이어지는지를 볼 수 있어요.

바로 이렇게요. :) 특이한 돌인 줄로만 알았는데, 뭔가 심상치 않아 계속 파다 보니 공룡의 꼬리와 뒷발이 나오고, 계속 파다 보니 하나의 거대한 공룡이 작은 공룡을 입에 물고 있는 굉장한 화석이 등장해요. 저는 글 없이도 직관적으로 이해 가능한 구성이 마음에 들었어요. 제가 바로 옆에 없어도 동생이 혼자 휙휙 넘기며 보고, 생각하고, 또 재밌어할 수 있었어요.


옆엔 이렇게 짧고 간단한 이야기가 적혀 있어요. 이야기가 길지 않아서 막 한글을 뗀 아이도 읽기에 충분했고, 가끔 '교수', '화석'과 같은 단어만 옆에서 도와준다면 아이가 읽기에도 적절한 난이도의 책이랍니다. 


그리고 대망의 마지막장엔! 펼친 저도, 앞에서 보고 있던 동생도 깜짝 놀란 입체 화석이 있어요. 발굴 과정을 지켜본 그 공룡 화석이 실제로 전시된다면 어떻게 전시될지를 생생하게 보고 이해할 수 있는 장이에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 장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동생에게 넘겨주기 싫을 정도였는데요. 마치 책 속에 박물관의 일부를 담아놓은 듯한 기분이 드는 멋진 장이라 생각해요. 특히 앞뒤양옆, 어디에서 봐도 실제와 흡사하게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공룡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정말 추천하는 그림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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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셀 수 없이 소중해요 아티비티 (Art + Activity)
크리스틴 로시프테 지음, 손화수 옮김 / 보림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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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셀 수 없이 소중해요>는 읽는 내내 ‘모두를 위한 그림책’이라는 인상이 강했던 책이에요. 귀여운 일러스트 속 사람들을 한 명 한 명 들여다보며 어쩜 이렇게 다른 사람들을 잘 표현했을까 감탄하고, 그림 아래 적혀있는 문구들을 읽으며 이건 누구의 이야기일지 유추해보고, 그 속에 나도 있을까 상상해보는 시간이었어요.

그림책의 장들은 사람들로 채워집니다. 첫 장에는 한 명의 아이가 나와요. 침대에 홀로 누워있는 아이는 창밖을 바라보고 있어요. 미용실 장에는 10명의 사람들이 있어요. 누군가는 파티에 갈 예정이고, 누군가는 먼 여행을 떠날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있대요. 누가 누구일지는 독자도, 어쩌면 지은이도 모릅니다. 우리의 상상력을 발휘해 유추할 뿐이죠.

모임에는 분홍색 옷을 입은 29명의 사람들이 왔어요. 저 중에 누가 택시 운전사일까요? 저는 좌측에 세 사람과 대화하고 있는 카키색 머리의 여성이 택시 운전사 같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최근에 탄 택시의 운전사 분도 짧은 곱슬 머리의 여자 운전사셨거든요.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른 사람을 지목할 수도 있겠네요. 학교 운동장에는 100명의 아이들이 있어요. 저 아이들 중 한 명은 나중에 백신을 개발하게 된대요. 그 아이는 빨간 원피스를 입고 뛰어가는 여자아이일 수도 있고, 시소를 타고 있는 주황머리 남자아이일 수도 있겠네요. 어쩌면 나무를 타고 있는 저 아이일지도 몰라요.

400명의 사람들은 집회에 참여했어요. 같은 집회인데 바라는 건 다 달라요. 남녀평등, 미소, 용기, 열린 마음, 운전 조심, 여유로운 삶, 정의, 사랑, 관심 등 다양한 목표 아래 집회에 참여했어요. 모두는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나왔어요.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마음이 없고,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 없네요.

1000명이 혜성을 바라보며 10명, 혹은 100명, 혹은 900명의 사람들이 다른 행성에도 생명체가 사는지 궁금해해요. 하지만 삶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네요. 부른 배를 만지고 있는 여자도, 십자가를 매고 있는 신부님도, 혜성 대신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저 남자도, 혜성 사진을 찍고 있는 여자도 말이에요.


 75억 명의 사람들이 우리 지구에 살고 있어요. 75억 개의 소중한 이야기도 함께 존재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수를 셀 수 있지만, 우리 자체는, 우리의 이야기는 셀 수 없이 소중합니다. 보는 재미와 뜻깊은 이야기가 함께 있는 그림이에요. 서로 비교하고 경쟁하는 요즘, 각자 개성이 뚜렷한 그림 속 사람들을 보고, 주어진 이야기가 누구의 이야기일지, 그러면 다른 사람들은 또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을지 고민하고, 누구의 이야기든 상관없이 모두 소중함을 인지시켜주는 <당신은 셀 수 없이 소중해요>는 정말 소중함을 가득 품은 그림책이라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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