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은 셀 수 없이 소중해요>는 읽는 내내 ‘모두를 위한 그림책’이라는 인상이 강했던 책이에요. 귀여운 일러스트 속 사람들을 한 명 한 명 들여다보며 어쩜 이렇게 다른 사람들을 잘 표현했을까 감탄하고, 그림 아래 적혀있는 문구들을 읽으며 이건 누구의 이야기일지 유추해보고, 그 속에 나도 있을까 상상해보는 시간이었어요.

그림책의 장들은 사람들로 채워집니다. 첫 장에는 한 명의 아이가 나와요. 침대에 홀로 누워있는 아이는 창밖을 바라보고 있어요. 미용실 장에는 10명의 사람들이 있어요. 누군가는 파티에 갈 예정이고, 누군가는 먼 여행을 떠날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있대요. 누가 누구일지는 독자도, 어쩌면 지은이도 모릅니다. 우리의 상상력을 발휘해 유추할 뿐이죠.

모임에는 분홍색 옷을 입은 29명의 사람들이 왔어요. 저 중에 누가 택시 운전사일까요? 저는 좌측에 세 사람과 대화하고 있는 카키색 머리의 여성이 택시 운전사 같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최근에 탄 택시의 운전사 분도 짧은 곱슬 머리의 여자 운전사셨거든요.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른 사람을 지목할 수도 있겠네요. 학교 운동장에는 100명의 아이들이 있어요. 저 아이들 중 한 명은 나중에 백신을 개발하게 된대요. 그 아이는 빨간 원피스를 입고 뛰어가는 여자아이일 수도 있고, 시소를 타고 있는 주황머리 남자아이일 수도 있겠네요. 어쩌면 나무를 타고 있는 저 아이일지도 몰라요.
400명의 사람들은 집회에 참여했어요. 같은 집회인데 바라는 건 다 달라요. 남녀평등, 미소, 용기, 열린 마음, 운전 조심, 여유로운 삶, 정의, 사랑, 관심 등 다양한 목표 아래 집회에 참여했어요. 모두는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나왔어요.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마음이 없고,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 없네요.

1000명이 혜성을 바라보며 10명, 혹은 100명, 혹은 900명의 사람들이 다른 행성에도 생명체가 사는지 궁금해해요. 하지만 삶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네요. 부른 배를 만지고 있는 여자도, 십자가를 매고 있는 신부님도, 혜성 대신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저 남자도, 혜성 사진을 찍고 있는 여자도 말이에요.

75억 명의 사람들이 우리 지구에 살고 있어요. 75억 개의 소중한 이야기도 함께 존재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수를 셀 수 있지만, 우리 자체는, 우리의 이야기는 셀 수 없이 소중합니다. 보는 재미와 뜻깊은 이야기가 함께 있는 그림이에요. 서로 비교하고 경쟁하는 요즘, 각자 개성이 뚜렷한 그림 속 사람들을 보고, 주어진 이야기가 누구의 이야기일지, 그러면 다른 사람들은 또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을지 고민하고, 누구의 이야기든 상관없이 모두 소중함을 인지시켜주는 <당신은 셀 수 없이 소중해요>는 정말 소중함을 가득 품은 그림책이라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