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함을 추구하는 일은 일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었다. 업무의 체계나 흐름을 머릿속에 명쾌하게 심는 것이었다. 불필요한 일을 줄이는 것이었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 시작한 정리였지만, 궁극적으로 도움을 받은 것은 나 자신이었다는 점이다. 매일 내가 해놓은 일, 벌여놓은 물건들과 마주하는 나는 어제와 다른 또 다른 나였다. 생의 끝이라는 문제에서 시작된 정리는 아이러니하게도 내일을 준비하는 일이 되어준 것이다. - P28

완벽함이 아닌 ‘보기 좋을 정도의 정리‘, 그것이 바로 내가 전달하고 싶은 정리의 의미이며 철학이다. 삶의의미는 언제나 그 변화의 가능성, 그리고 그 변화에서 새롭게 탄생하는 것이니 말이다. - P35

세계적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의 고전 《안나 카레니나>는 이런구절로 시작한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 P63

. 《어린왕자》의 작가 생텍쥐페리가 말한 ‘완벽‘의 새로운 정의를말이다.
완벽함이란 보탤 것이 더 이상 없는 게 아니라 뺄 것이 더 이상 없을 때 완성된다. - P70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것만큼 쓸모없는 일은없다.
공간 정리에 빗대자면 쓰지 않는 물건을 효율적으로 수납하는 것이야말로 쓸모없는 일이다.
그러니 이렇게 생각을 바꿔보면 어떨까. 정리는 지금 ‘넣는 것‘
이 목적이 아니라, 나중에 ‘꺼내는 것‘을 위한 행동이라고. 넣어두기 위해서 정리하는 게 아니라 쓰기 위해서 잠시 비치하는 일. 그런 뒤에 수납 잘하는 방법들을 생각하면 된다. 내가 꼭 사용하는것들, 꼭 필요한 것들로 질서를 세운 수납 말이다. 어쩌면 진정 정리가 잘 된 공간에 수납이란 것은 크게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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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에 풍선 따위는 보이지 않았다. 아무도 들고 있지않는데 ‘나만 갖고 있는 풍선은 금세 거추장스러운 짐이 되어 버린 것이다.
"풍선을 향한 채원이의 심리는 want 였을까, like였을까? 단언컨대, 강력하게 원했을 뿐 절대 좋아하지 않았다. 진심으로 좋아했다면 그렇게 허망하게 놓쳐 버린 후, 자유로워진 표정을 지을 수는 없었을 테니까.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데 나만 없을 때, 인간은 심리적으로불편함을 느끼며 강한 want를 만들어 낸다. 게다가 와이프 앞에도 ‘우리‘를 붙이는 한국인은 전 세계 제일의 공동체 의식을지닌 나라다. 그렇기에 우리는 무언가를 강하게 원하는 마음이들 때면 꼭 한 번 멈춰서야 한다. 이것을 좋아해서 자연스럽게원하는 건지, 아니면 모두 갖고 있는데 나만 없어서 원하는 건지. 시간이든 돈이든 에너지든, 자원에는 한계가 있다. 이 제한된 자원 안에서 합리적인 소비를 해야 한다면 10분 뒤에 놓아버릴 풍선 같은 건 추구하지 말아야 한다. - P150

길거리에서 파는 오천 원짜리 음식 중에 위시리스트에 속한 것이 있다면 단돈 오천 원을 벌어도 기뻐하며 마음 속 장부에 기입할것이다. 그 음식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만족과 행복의 빈도가높아지기 때문이다.
기억하자.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는 사실을 - P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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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들은 화가 난 장소에서 피하는 것만으로도 감정의브레이크를 걸 수 있다고 한다. 한 가지 팁을 더 주자면 천천히걸어서 나오지 말고 최대한 빠르게 달려서 잽싸게 도망쳐 나오는 것이다. 우리 뇌는 몸을 움직이는 동작을 더 적극적인 의지로 이해하기 때문이다. 걷는 시간은 3분이면 충분하다. 단 3분이라도 다른 장소에 머물다 보면 ‘저 사람은 항상 왜 나를 화나게 만드는가?‘에서 ‘내가 왜 화를 내고 있지?‘로 경계선이 그어진다.
사실 걷다 보면 많은 것이 해결된다. 감정은 정돈되고 논리는연결되며 생각은 차분해진다. 예부터 심리학에서는 걷는 행위를 일컬어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고대철학 중에서는 ‘소요학파‘라고 하여 도심 속을 그저 천천히 산책하는 행동을 곧 철학과 연결시키는 학파도 있었다. - P93

익명으로 존재할 때의 편안함으로 찾아간 가게에서 "왜 이렇게 오랜만에 오셨어요." 혹은 "늘 같은 걸 드시네요."와 같은 친절한 인사를 받았을 때 꽤 많은 현대인들이 느끼는 감정은 정겨움이 아니라 불편함이었다.
그래서일까. 도시에서 자취를 하는 젊은 남녀들은 편의점에서 생필품을 소비하면서 작은 안도감을 느낀다고 한다. 물론 내가 생리대를 사든 콘돔을 사든 무관심하게 바코드만 찍어 주는점원이 있을 때 가능하다. 몇 살인지 앞으로 어떻게 살 계획인지 꼬치꼬치 캐묻는 친절한 주인장이 있다면 불편함을 넘어 소름 돋는 불쾌함을 느낄지도 모른다. - 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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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를 요약한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지적 활동이에요. 줄거리 요약을 잘하는 사람이 강연도 잘하겠죠. 대화도 잘하고.
그러니까 ‘책의 함정을 분석해서 공박하겠다‘ 이런 것은 나중에 하고, 독서력의 초기 단계에서는 요약을 한번 해보라는 거죠. 소설도, 비소설도 마찬가지예요. - P125

기본적으로 제게는 장점이기도 하지만 단점이기도 한데, 넓이에 대한 끝없는 갈증 같은게 있어요. 당연히제가 잘 모르는 분야가 있을 수 있잖아요? 예를 들어미술사의 경우, 다른 분야보다는 잘 모르는 편이에요.
하지만 중요한 흐름은 알고 있어요. 이런 식으로 특정분야에 대해서 완전히 모르는 채로 있는 게 싫은 거예요. 기질적으로 그래요. 그러다 보니까 세상에 내가 아직 모르는 아주 훌륭한 뮤지션이 있을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매달 10장씩 사다 보면 그중 두세 장의 음반은상당히 좋아요. 그렇게 계속 미지의 무언가를 발견하는 방식으로 즐겨왔어요. 책이든 영화든 음악이든 이런 게 저의 직업적인 특성과도 맞았으니 저는 굉장히운이 좋은 사례인 거죠. 이런 식으로 넓이를 지향하는 부분이 있어요. - P137

왜 이런 말이 있잖아요. 행복은 강도가 아니고 빈도라고, 저는 전적으로 동의하는 말이에요. 아직 한 번도 안해본 것들이 있잖아요. 남극에 가보겠다, 죽기 전에 이구아수 폭포를 보고 싶다, 우유니 사막을 방문하고 싶다 이런 것. 한번 보면 죽을 때까지 못 잊을 것 같고, 실제로 가보면 그래요. 그런데 저는 그게 행복이 아니고쾌락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저는 쾌락은 일회적이라고, 행복은 반복이라고 생각해요. 쾌락은 크고 강렬한 것, 행복은 반복되는 소소한 일상에 있는 일들이라고. 그래서 제가 항상 이야기하는 습관론이 나오게 되는데, 행복한 사람은 습관이 좋은 사람인 거예요. - P150

낮 동안에 일하느라힘들었으니까 오늘 저녁은 한 번도 안 가본 곳에 간다거나 그런 게 우리는 행복이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습관 부분에서 재미를 느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머지는 오히려 쩔쩔매는 시간이에요. 뭘 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 거죠. 그런데 패턴화되어 있는, 습관화된 부분이행복한 사람이 있다고 해보세요. 그러면 그 인생은 너무 행복한 거죠. 시공간 속에서 매번 판단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인간이 실존적으로 세상을 향해서 갑옷을 두르는 게 습관인 거예요. 그런 면에서 좋은 습관을가지는 게 최상의 행복 기술인데 그 습관 중에 독서가있다면 너무 괜찮은 거죠. 예를 들어 매일매일이 습관으로 빼곡한데, 모처럼 이번 달 말일에 두 시간 정도 여유가 생겼다. 그러니 책을 한번 읽어보자, 그러면 책 읽는 게 행복이 아니라 쾌락인 거예요. 그런데 습관화되어 매일 책 읽는 사람이 있다고 쳐보세요. 저녁 먹기 전까지 30분 정도 시간이 있으면 책을 자동적으로 펼치는 거예요. 그건 행복인 거예요. 똑같이 책을 읽어도 쾌락이 될 수도, 행복이 될 수도 있는 거죠. 다만 쾌락은 지속 불가능하죠. -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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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박찬욱 감독의딸이 중학생이던 시절에 학교에서 가훈을 붓글씨로 적어오라는 숙제를 내주었다고 해요. 우리집 가훈이 뭐냐고 묻는딸에게 박찬욱 감독이 ‘아님 말고‘라고 했다죠. 정말 명쾌하고 좋은 말 아닌가요? 아님 말고‘라는 태도를 가지고 있으면 정말 인생이 행복할 수 있어요. 내가 이것을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면, ‘아님 말고‘라는 태도만 갖게 되면 다른 사람앞에서 당당해질 수도 있을 겁니다.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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