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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암자기행 - 고요한 자유의 순간으로 들어가다
김종길 지음 / 미래의창 / 2016년 7월
평점 :
품절
산속에 있는 암자라고하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우선적으로 생각하는것은 고요함,아늑함 그리고 왠지모르게 많은 선문답을 주고 받을것 같은 고승을 만날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을까?
이 책-지리산 암자 기행-은 지금처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이때 굳이 깊은 산이나 ,계곡을 찾지 않아도 약간의 그늘진 곳에 앉아 이 책을 펼쳐들면 아마도 지리산 깊은 골짝, 우리가 큰 맘 먹지 않은 다음에는 결코 찾아가기 싶지않은 곳에 자리하고있는 암자들의 깊은 유래와 녹음 우거진 주위 풍경을 느낄수 있을것 같은 생각이 빠질수 있을것 같다.
이 책은 저자가 책의 말미에 적어 놓았듯이 지리산의 수많은 암자 중에서 23곳을 정선하여 그 암자속에 담긴 이야기들을 아주 흥미진지하게,어떤곳에서는 전 문장이 시처럼 아름답고,정갈되고 정제된 언어로, 어떤 암자의 소개 글에서는 할머니 무릎에 머리를 댄 손자에게 소곤소곤 이야기하는것 처럼 뛰어난 문장으로 각 암자에 얽혀있는 이야기를 흥미롭게 전해주고 있다.
어느어느 스님이 이곳에서 수행했다든지, 아니면 이 절이나 암자를 누가 창건했다든지 하는 이야기 보다는 '아자방'이라는 구들 이야기가 있는 동국제일선원 칠불암 이야기, 서산대사가 삭발출가를 하였다는 원통암 이야기, 항일의병 활동의 무대가 되었던 문수대의 의병장 고광순과 김동신의 이야기, 우리에게 푸른눈의 스님으로 알려져있는 현각스님이 수도했다는 토굴이 있는 상선암 이야기, 지리산이 품고있는 우리의 아픈 역사인 빨치산,그리고 한국전쟁의 참화로 희생된 무수한 원혼들의 상처를 달래기 위하여 불사된 서암정사에 서려있는 이야기들 이런 이야기들은 절의 오래된 역사와 그곳을 거쳐간 고승들의 행적을 듣는 재미에 하나를 더 보태어 주고 있다는 생각이다.
이야기는 우선적으로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나의 지론에 빗대면, 이 책은 읽어가는데 아무른 지적 소양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냥 작가가 호적한 산길을 들어서면 그 뒤를 따라 걷고, 옆에 다소곳 앉아 스님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들으면 된다.그러다보면 어느새 책의 끝부분에 와 있음을 느끼게 된다.
올 여름 지리산 어느 암자에 앉아 이 책을 읽고 있을 내 자신을 상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