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쑤쑤, 동북을 거닐다 - 제3회 루쉰문학상 수상작
쑤쑤 지음, 김화숙 옮김 / 포북(for book) / 2016년 6월
평점 :
지금은 열기가 좀 주춤한것 같지만,그래도 아직은 서점의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것이 중국 관련 서적이다. 그 많은 서적중에서도 딱히 어느 지역을 대상으로하여 발간된 서적은 드물었는데 이번 이 책-쑤쑤 동북을 거닐다-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지형으로 다가오는 동북지방을 대상으로 하여 작가의 문화기행 형태로 저술된 책이다.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가 가지고 있는, 동북지방에 대한 역사 인식이나 정치적 민감성을 내려 놓아야한다. 그냥 중국의 여류작가가 동북지방을 여행하면서 그 지방에 얽혀있는 지리적 역사적 이야기와 작가가 각 지방의 여행에서 느끼는 그 지방의 원주민,이민자,식민지 개척자들의 풍속에 관한 이야기들을 따라 읽어 가면서 우리나라와 가장 가까운 북쪽의 중국 지역 동북에 이러한 역사와 문화적 풍속을 지닌 땅(지역)이 있구나하고 그냥 생각해야한다.
첫장에서 언급되는 홍산문화, 랴오시 유적지에서 발견된 옥기는 중국의 중화문명사를 1500년이나 앞당기는 세계가 놀란, 중국 역사 발굴의 쾌거였지만 작가는 여기에서 출토된 홍산여인의 조각에서 그 시대에 살았던 여인들의 삶에 대해서 그리고 지금은 흔적만 남은 제단 앞에서 잊혀지는 모든것을 그리워하는 작가의 섬세함에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짐을 느낀다.
중국 역사의 한 페이지에 남아있는 마지막 여인 '완룽'이야기에서 나는 중국의 역사가 바뀌는 현장에 있는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건 동북의 지배자가 되고자 하였던 장쉐량 (동북 군벌의 일인자)과 마지막 황제 푸이의 역정,일본군의 만주에서의 역할등은 격동의 그 시기 그 시대에 있는것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러나 작가의 여행기가 장백산에 이를쯤에는 가슴에 남아있는 아쉬움이 조금씩 새어 나온다,그건, 왜 발해 이야기를 하면서 그 땅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모르고, 장백산을 이야기하면서 그곳에 우리의 영산에 관한 이야기들이 없는지?
중국의 일반인이든 지식인이든 동북은 그냥 그네들의 땅이고, 자기들의 역사만 가지고 있는 땅임을 인식하는 역사의식 앞에서 나는 그냥 그대로 한 중국 작가의 여행문을 읽어 본걸로 만족 할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