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다 학창시절을 거쳐오며 한번쯤은 그리스로마의 신화를 접해 보았을거라 생각된다. 직접 읽어 본적 없을지라도 뛰어난 조각상이나 미술의 명작들이 신화속의 신들의 이야기에 근거되어 있는것을 한번쯤 이야기를 들어 보았을것이다. 또한 상당수의 영어 어원이 신들의 이름에 기초 되었고, 제품의 이름으로 사용되고 있음을 알수있다.
우리 생활에 직간접으로 연관되어 있는 이 신화속의 신들의 이야기는 한번 읽어보아서는 큰 줄기를 이해하기가 힘든다. 왜냐하면 이름 자체도 힘들지만 그들의 가계도를 따라가기도 벅차기 때문이다. 이번에 접하는 이 책-그리스로마신화가 말을 하다 (박찬영 저)-은 우선은 읽기가 편하다. 책의 구성이 이야기를 따라 가도록 각 단원별로 구성되어 알고자하는 이야기만 골라 읽어 볼수도 있다. 그리고 각 장마다 소개되는 명화들은 우리 눈들도 호강하게 만들어 준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수많은 신과 그들의 관계를 먼저 알아보는것이 좋을것 같아서 2장의 제우스 가족의 가계도를 먼저 읽어 보는것이 좋을거라 생각된다.그러면 올림포스산에 살고 있는 제우스를 비롯한 열두신의 이야기를 만나서 그들이 엮어 갈 수많은 이야기의 단초를 이해할수 있는 첫걸음이 될것으로 생각된다. 그 다음으로는 한여름 더위도 시원하게 해줄것 같은 제우스의 사랑이야기와 그의 아내 헤라의 복수 이야기를 읽어보면 헤라가 자기의 연적들에게 행하는 복수극은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 했던가..
인간의 오만에 대한 경고음을 들려주는 아라크네와 아테나의 베 짜는 기술을 겨루는 이야기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신들에 불경하여 거미가 된 아라크네 그녀는 오늘도 후미진 어느곳에 거미줄을 치고 있을것이다. 그리고 제우스를 기만하고 우롱하였던 시시포스는 오늘도 바위를 언덕위로 끝없이 굴러 올리고 있을것이다.
오늘날의 심리학적 용어로 자리잡은 "오이디프스 컴플렉스"도 자기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를 아내로 맞아들인 그러나 진실을 알고 자기의 두 눈을 뽑았다는 오이디푸스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은 프로이트가 어린 시절 아버지를 꺼리고 엄마를 좋아하는 현상을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라고 정신분석학에서 처음 사용했다는 사실, 그 반대의 개념으로 심리학자 융은 "엘렉트라 컴플렉스"란 용어를 처음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단군신화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리스로마 신화처럼 우리의 일상생활과 연계되어 곳곳에 자유로이 활용되고 인용되지 못하고 있음은 아쉽다 하겠다. 그런점에서 우리도 우리의 신화를 가지고 조각도 해보고 미술작품 세계로 끌고 들어와 자연스럽게 우리의 일상에 녹아 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