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끌어당기는 자기긍정의 힘
가토 다카유키 지음, 이정은 옮김 / 푸른향기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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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활력을 얻기도 하지만 불편한 관계는 서로를 일상과 마음을 할퀴기도 한다. 인간관계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는 회사 속 인간관계 또 어떠한가. 친목 도모를 위해 모인 동호회가 아닌 만큼 소리 없는 정글이라는 말이 딱 맞을 수도 있겠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과 시기, 질투. 직책과 경력, 학력, 나이 등을 끊임없이 비교하며 앞을 향해 달려가는 단말마처럼 회사라는 '레이스' 속에 우린 던져진다. 그 정글 속에서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던 저자는 자신의 삶과 일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고 그 답을 조금 찾아냈다고 한다.

현재 카운슬러로 활동하지만 과거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작가는 나아지지 않는 회사 속 인간관계로 인해 20년간 3번이나 휴직을 했다고 한다. '회사에 가기 싫어', '월요일아 오지 마라' 등 여느 회사원이 그런 것처럼 그도 매일 아침 한숨과 함께 일어나 직장으로 몸을 끌고 나갔다. 꽉 막혀버린 상황을 바꾸기 위해 여러 차례 자기개발서와 비즈니스 관련 책을 읽었지만 역시나 관계는 원점.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우연찮게 '자기긍정감'의 중요성을 깨닫고 일과 삶에 있어서 큰 변화를 맞이할 수 있었다.


<들어가는 말>을 읽으며 처음에는 '자기긍정감'이란 말이 너무 관념적이라 쉽게 와닿지 않았다. 하지만 책을 읽어나가니 저자가 말하는 '자기긍정감'은 '자기(자신)을 긍정하는 감각' '지금의 나로 충분해 '있는 그대로의 내가 좋아!'라는 말이었다. 또 쉽게 바꿔 말하면 '자기신뢰감', '자기수용감'으로 대체되는 말이다.

책에서 저자는 인간관계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자기긍정감'과 '타인긍정감'이라 말한다. 즉 나도 상대도 모두 OK!라는 마음가짐이다. 우선 그 시작은 '자기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에서 출발한다.


이처럼 책에서는 어려운 인간관계를 해결하기 위해 1. 우선 자신을 긍정할 것을 얘기하고 2. 두 번째로는 타인을 긍정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분명 한 가지 단어로 정의하기 어려운 '나'를 긍정하는 것도 어렵지만 그 속 또한 모를 타인을 인정하고 긍정하는 건 더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가 써놓은 책을 천천히 읽으며 그동안 내가 도피하고 도망가려 했던 관계 속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었다.

어찌 보면 이 책은 현재 직장 생활에서 상사, 동료, 거래처 등 갖가지 관계 속에서 해답을 찾고자 하는 회사원들이 읽으면 도움을 많이 받을 책이라 생각한다. 나도 새로운 봄날, 직장 생활을 시작하며 적응하고 있는 단계에서 머리를 치듯 현재 내 상황을 꿰뚫는 사례와 저자의 말에 놀라기도 했으니 말이다.

책의 끝에는 실제 관계 속 사례를 얘기하며 앞에서 말했던 자기 긍정과 타인 긍정에 대해 말한다. 여느 번지르르한 말만 늘어놓는 관계 해설 법과는 달리 회사 속에서 관계 속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마음가짐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힘들어하거나 나를 긍정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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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만큼만 욕심내는 삶 - 적당히 탐하고 오늘에 만족하는
요로 다케시 지음, 이지수 옮김 / 허밍버드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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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여든이 넘는 나이에도 세상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흐름을 읽어내며 일상 속 철학을 발견하는 집사와 철푸덕 앉아있길 좋아하는 고양이 마루에 관한 이야기다. 책에는 저자가 삶을 살아가며 느끼고 깨달은 의식과 감각, 죽음, 언어, 문명과 자연, 동물, 사회와 인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손 안에 쏙 들어오는 작은 책 표지에 그려진 저자와 마루의 모습만 봐도 그들의 일상이 머리 속으로 상상된다. 책상에 앉아 컴퓨터를 하거나 그림을 그릴 때 조심스럽게 다가와 손을 베개 삼아 누워버리는 마루. 나도 고양이와 함께 여생을 보내고 싶다는 작은 꿈을 갖게한 책이니 고양이 덕후를 늘리는데 기여할 책이기도 싶다.


저자는 고양이 마루와 만난 지 벌써 18년이나 되었다고 한다. 첫 시작은 어색할지 몰라도 이제는 서로를 누구보다 편하고 의지하는 둘의 인연은 어찌보면 부럽기까지도 하다. 저자는 가끔 제멋대로 먹고, 자고, 노는 마루를 보며 '왜 나만 일해야해?'라고 가끔 스스로를 다그치며 볼멘 소리를 하지만 그러면서도 다시 마루를 '기준' 삼아 하루에 느낄 만족과 행복에 집중하며 일상을 맞이한다. 고양이만큼 욕심내는 하루를 말이다.

'세상에 같은 것은 절대 없다'

'쓸모없어도 괜찮잖아'

'세상은 이상한 일투성이'

저자는 고양이 마루를 빗대 일상의 철학을 이야기하지만 자세히 보면 '자연'을 고양이를 통해 이야기하는 듯하다. 자연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대상이며 경외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길을 걷다 불어오는 바람에 기분이 상쾌해지기도, 나무 사이로 내리쬐는 햇빛에 따뜻한 온기를 느끼기도 하는 자연이 저자에게는 마루다. 모든 것을 언어로 분류하고 규정하는 사회의 규격에서 벗어나 순간 순간 느끼는 감각에 몰입할 것을 저자는 말한다. 의식이 아닌 감각에 몰입하는 삶. 햇빛이 좋은 날에는 마당에 나가 햇빛을 쬐고, 매 순간 감각에 충실하며 하루를 보내는 마루처럼.

또 저자는 의미만을 향해 달려가는 사회와 자신 속 무의식을 경계하고 의식하라 말한다. 새로움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한 스푼의 예측 불가능한 자연이 필연적으로 존재해야함을 말하며 말이다.




가끔은 내 안의 시선과 의식에 너무 집중되어 가야할 방향을 잃어버렸을 때, 마루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남이 아닌 '나'의 행복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지 묻고 인간이 가져야할 단순하고 명쾌한 삶의 태도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욕심내지 않고 오늘을 충분히 살아가도 괜찮다는 것. 세상의 잣대에 휘둘리지 않는 또다른 '나만의 기준'을 이 책에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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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으로 맛보다, 와인 치즈 빵
이수정 지음 / 팬앤펜(PAN n PEN)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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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치즈, 빵으로 가득한 책 한번 읽고 싶어요 :-0 이번 겨울 집콕하며 읽으면 너무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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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찾아와 줘 - 일러스트 마이크로 픽션
권아림 그림, 박송주 글 / 책봇에디스코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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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와 마이크로 픽션이 만나 탄생한 새로운 장르의 책이다. '마이크로 픽션'은 말 그대로 장편도 단편도 아닌 몇 백 글자 미만의 아주 짧은 소설을 말한다. 비슷한 말로는 '마이크로스토리', '쇼트쇼트스토리', '엽서소설', '커피잔소설', '플래시픽션' 등이 있는데 이런 형식의 소설은 잠깐 쉬는 시간이나, 이동하는 시간 부담스럽지 않게 1편씩 찾아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요즘처럼 차분히 앉아 책을 읽는 여유가 없는 현대인에게 좋은 형식의 장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인지 책에 수록된 일러스트와 21개의 짧은 소설을 한 번에 완독을 하기보다는 읽고 싶을 때마다 꺼내 한 편씩 보고 닫기를 여러번했다. 한 소설당 짧으면 2페이지 길면 4페이지 분량에 해당하는데 짧다고 해서 그 여운도 짧은건 아니었다. 오히려 우리가 작가 하상욱의 짧은 시에 열광하듯 21개의 스토리에는 나름의 여운과 감흥이 담겨 있었다. 코로나로 변화된 일상 속에서 묵묵히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저자의 마음도 슬그머니 담겨있으니 말이다.


과거 에세이 수업에서 그림을 보고 떠오르는 생각을 짧은 소설로 적어본 경험이 있다. 해변가에서 검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이 홀로 넓은 테이블을 정리하는 그림을 보고 난 남편의 장례식을 겪고 홀로 살아가야 하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짧은 이야기를 만든적이 있다. 그림 작품의 이름과 작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림에 한 편의 스토리가 더해지니 그림에서 느껴지는 감흥과 여운이 더 길게 남았던 일이었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짧은 소설과 그림이 별도로 나눠져 사람들에게 전해지기보다 그림과 글이 함께 읽히며 보여지니 또 다른 재미와 감상을 전해줬다. 횡단보도 앞에 마스크를 쓴 사람들의 모습, 회사 사무실 파티션 사이로 보이는 양들로 변한 인턴, 아파트 베란다에 서있는 가지 형상의 사람. 그림에 담긴 이야기를 생각하니 단순 그림도 의미가 담긴 그림으로 다시 다가왔다. 모든 그림과 글에는 현재의 변화와 상실을 겪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위안'이라는 메세지가 담겨있는 책이다. 따뜻한 일러스트와 다채로운 21편의 소설을 만나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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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공간 - 나를 이루는 작은 세계
유주얼 지음 / 허밍버드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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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조금 기분이 다운되는 날이나, 우울한 날, 기분을 전환시키고 싶을 때는 주저없이 집을 벗어나 떠나는 도시가 있다. 태어나 살아온 동네가 아닌 마음을 기댈 수 있는 장소. 나에겐 안동 월영교가 경주 대릉원이 군산 밤골목이 맘 한켠을 기댈 수 있는 제3의 고향이다. 내 온기가 담긴 물건과 언제든 기댈 수 있는 짝꿍이 있는 집을 홈그라운드 삼아 언제든 마음의 고향을 찾는 일은 이제 습관이 됐다.

이 책은 이처럼 마음을 기대거나 쉴 수 있게끔 자신을 달래는 '공간'에 관한 책이다. 그 공간이 집일수도 있고 제3의 도시가 될 수도 있고 마음 놓은 사람의 곁이 될 수 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며 혼자 서울에서 적응하는 타향기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책의 주된 내용은 작가가 만들어간 '자기의 공간'에 대한 내용으로 가득차있다. 불만 끄면 포근하게 잠들 수 있던 여행지에서의 밤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생각했다. 그런 따뜻하고 온전한 위로를 내 집에서도 느낄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14쪽)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팔 언저리가 따뜻해지는 그런 장소들을 계속 발견하고 소중하게 기억한다. 다시 삶이 흔들리는 어느 날에도 나는 어딘가를 떠올릴 것이다. 오늘의 내 마음은 거기에서 왔다고. (23쪽)

책은 2부로 구성된다. 1부 '마음이 흔들릴 때면 그곳을 떠올린다'에서는 '집'과 '마음의 고향'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고 2부 '나의 세계를 넓혀 가는 중입니다'에서는 '일', '취미', '연애' 등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책에 담긴 에세이를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어가다보면 작가만의 언어로 치환된 글들이 문득문득 보이는데 섬세한 단어와 묘사로 쓰인 글에서 여러 번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낯선 도시 서울에서, 언제까지 다녀야할지 불확실한 회사에서 저자는 하루에도 여러번 마음을 다잡고 자신의 공간을 영위하고 지켜가며 하루하루를 온전히 보내고 있었다. 책을 읽으며 나도 지난 28살 겨울 서울에서 하루하루를 자신을 달래며 보내던 시절이 기억났다. 마음과 정성을 다해 적었던 이력서가 받는 이 없는 편지로 돌아올 때 느꼈던 좌절과 슬픔. 서울에서의 생활도 지겨웠기에 저 멀리 아는 이 없는 지역으로 도피하듯 떠났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저자가 그랬던 것처럼 나를 달래며 마음과 몸을 놓일 공간을 만들었다면... 그렇게 서울에서의 생활을 이어갔더라면 지금은 어땠을까를 상상하며 책을 읽어갔다.

현재는 내 공간인 집과 도시, 전국 방방곳곳의 '마음의 고향', 더 나아가 평생의 짝꿍을 만나며 내 공간을 영위하며 살아가기에 저자의 현 상황(타향살이, 35살 미혼, 직장인)과는 다르지만 많이 공감이 간 에피소드들이 많다. 다만 지금 혼자 하루하루를 버텨가는 자취생들과 타지에서 고향의 그리움을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읽는다면 더 많은 공감이 갈 책이라 생각한다. 책을 읽어가며 내가 사는 공간을 돌아보고 영위해가는 방법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작가의 섬세한 단어로 표현된 다양한 공간 이야기를 읽어가며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가길 바랍니다 :)

작기만의공간, 유주얼에세이, 삶의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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