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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하는 미친 누나 ㅣ 네오픽션 ON시리즈 30
배기정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12월
평점 :
한 줄 평 : 홈마의 모습을 완벽하게 들여다볼 수 있고, 덕질인지 사생팬인지 모호한 선을 넘나드는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책
누구를 "미치도록 사랑한다"는 것은 모든 장르의 이야기에서 강한 동력이 됨을 확인시켜 주는 소설이다. - 장항준(영화감독)
"나를 사랑하는 미친 누나" 라는 책 이름에 이끌렸고 덕질 비즈니스, 홈마 등 이런 용어를 한 번도 접해보지 않아서 더 궁금했던 책이다. 연예인 또는 누군가를 좋아해 본 적은 있으나 홈마의 영역? 까지는 도달해 본 적이 없다. 새로운 영역을 접해보기 위해 신청한 서평단에 당첨이 되어 이런 좋은 기회로 책을 읽게 되었다. "나를 사랑하는 미친 누나" 서평에 작성하기에 앞서 먼저 서평단 신청을 뽑아 주신 @jamobook 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책 표지를 보면 가로로 줄무늬와 하트가 등장한다. 줄무늬의 형태가 굴곡을 가지고 있어서 왜곡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표지가 인상적으로 눈에 들어왔고 책을 다 읽고 왜곡된 사랑을 의미해서 이런 표지가 채택되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를 사랑하는 미친 누나"에는 등장인물이 총 4명이며, 등장인물의 이름이 소제목에 작성되어 각각 등장인물 시점에서 바라보는 상황 및 사건을 풀어나간다.
등장인물은 연희정(네임드 홈마), 지세준(망한 아이돌 출신), 박린아(지세준의 전여자친구), 민성연(강력계 형사 출신)으로 구성된다.
망한 아이돌 출신인 지세준은 트롯돌로 전향하여 우연히 찍힌 직캠으로 인해 한순간에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다. 직캠을 찍은 사람은 이쁜 남자를 좋아하는 낮은 자존감을 가지고 있는 40대의 홈마 연희정이다. 같은 망한 아이돌 출신의 박린아는 전성기를 맞이하지 못하고 화류계로 빠졌다. 연희정의 숨은 비밀을 추격하는 강력계 형사 민성연까지 등장인물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사건들을 풀어나가는 소설이다.
홈마 연희정이 지세준을 통해 낮은 자존감을 어떻게 채워나가는지 그리고 얼마나 더 안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지를 상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소설 이었다. 등장인물에 대한 가벼운 소개 후 사건이 발생하고 사건을 해결해 나가면서 반전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순식간에 책을 다 읽어버릴 정도로 몰입감이 상당한 소설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연예인은 진짜 상당히 피곤하고 복잡한 직업인 것 같다는 생각과 홈마는 일반적인 홈마와 사생팬의 경계선을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연희정은 홈마로 시작하여 결국 지세준을 미치도록 사랑하게 되어 사생팬이 되어버린다. 책에서 전성기를 맞이한 지세준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덕질 비즈니스가 돌아가기 위해, 필요한 건 두 가지이다. 여자들의 선 넘은 애정과 유사 연애를 말아주는 최애. 나는 후자를 맡고 있고 나는 팬들의 생리 날짜도 기억하고 있다."
요즘은 유튜브로 직캠이라는 명목하에 콘서트의 분위기를 안방에서 느낄 수 있다. 홈마들이 찍은 직캠들을 통해 누군가는 입덕을 하게 되고 누군가는 덕질을 이어가기도 한다. 누군가를 따라다니며 홈마의 역할을 하면서 적절한 선을 지킨다면 잘 알려진 유명한 홈마가 될 것 이고 그게 아닌 선을 못 지켜 넘어버린다면 사생팬이 되어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희정의 행보를 확인해 보면 시작은 홈마 였으나 그 끝은 흡사 사생팬 아니 스토커와 같아 보였다. 사생팬의 깊은 면까지 들여다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소설을 좋아하고 누군가을 사랑해서 미친 사람의 깊은 면까지 들여다 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