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어느 시점에 이르면 사치스러운 소망이 생긴다. 괴로움이 오더라도 품위 있게 받을 수 있기를. 미쳐버릴 것 같은 불안한 영혼으로도 위엄을 간직하기. 곤란과 비참을 억누르거나 억지로 극기하려 않고, ‘있을 수 있는 일’이 내게도 왔음을 받아들이기. 운명을 헤쳐나가면서도 온화함과 편안함을 잃지 않기. 흔들리고 헤매면서도 타인을 다치게 하지 않기. - P13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푹 자고 상쾌하게 일어난 아침에는 살아 있다는 현존감이 너무 강렬하고 감사해 춤이라도 추고 싶다. 이런 순간이 있기에 한계가 분명해도 인생의 최후까지 가보자는 의욕이 솟는 것이다. - P9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잔다는 건 결핍과 욕망의 스위치를 잠깐 끄고 생명력을 충전하는 것. 잡념을 지우고 새로운 저장장치를 장착하는 것. 쓰라린 일을 겪고 진창에 빠져 비틀거려도 아주 망해버리지 않은 건 잘 수 있어서다. 잠이 고통을 흡수해준 덕분에 아침이면 ‘사는 게 별건가’ 하면서 그 위험하다는 이불 밖으로 나올 용기가 솟았다. 잠은 신이 인간을 가엾게 여겨서 준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 P1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생에는 막으려는 힘과 일어나려는 힘이 있다는 것. 아무리 막아도, 일어날 어떤 일은 일어난다는 것. - P3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러고 보면 사실 인간이 신을 고안해 낸 거지. 그런데 기묘하고 놀라운 것은 신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아니라, 놀라운 것은 말이다, 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그런 생각이 인간처럼 야만스럽고 사악한 동물의 머리에서 떠올랐다는 거야. - P411

나는 악마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필경 인간이 창조해 낸 것이라면, 자신의 모습과 흡사하게 창조해 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 - P41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