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 섰다. - P7
그는 고뇌의 실체를 보았는지 몰랐다. 그는 사람이 그것에게 이기지는 못하는 것이라고 깨달아 버렸는지 알 수 없었다. - P26
어째서 파씨고 모조고 맨이고 팽인가, 묻는다면 파씨는 파씨고 모조는 모조고 맨은 맨이고 팽은 팽이니까 파씨는 파씨,라는 대답이 가능할 뿐, 파씨는 파씨일 뿐, 파씨로서 발생하고 부단히 파씨가 되고자 노력하면서 사라질 뿐, 그뿐입니다. - P209
그들은 이웃을 사랑한다고 말한다. 사랑하지 않으면서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하지 않고 사랑한다고 말하는데 그건사랑하지않는것보다 나쁘다. 닥치는것보다도 나쁘다. - P196
바로 사랑하기 때문에 우리가 절망하는 거라고. 존엄을 믿고있기 때문에 고통을 느끼는 것이라고. 그러니까, 우리의 고통이야말로 열쇠이며 단단한 씨앗이라고. - P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