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를 철학하다 - 삶은 어떻게 글이 되고, 글은 어떻게 철학이 되는가
이남훈 지음 / 지음미디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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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서평_글쓰기를 철학하다_이남훈_지음미디어

 

프로 작가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현실은 참혹하다. 무엇이 문제인지 이유를 찾다 보니 결국 실력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나를 잘 이끌어 줄 인맥도 중요하고, 생활을 유지할 만큼 충분한 돈도 필요하다. 지금도 작가로서의 길은 나에게 암울하다. 나이 탓을 하기는 그렇지만,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쓰던 열정도 식어버린 상태다. 결국 원점으로 돌아와 변화조차 없고, 이렇게 쓰다가 아무런 성과도 없이 허송세월만 보내고 있다. 나는 다시 먹고 살기 위해 글과는 상관없는 일을 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이런 상황을 비극이라 하기엔 너무 극단적이다. 돈을 벌면서도 남은 시간을 이용해 충분히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말도 완전히 신뢰할 수는 없다. 시간이 흐르면 결국 누군가에게 그동안 뭐 했냐는 소리를 듣게 될 것이고, 말 그대로 인생은 지옥이 된다.

 

그렇게 자학에 빠진 상태에서 이남훈 작가의 글쓰기를 철학하다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다 읽지는 못했다. 여러 가지 요인으로 완독은 하지 못했지만, 적어도 분명히 느낀 점이 있다. 글쓰기로 고통받는 작가들에게는 희망의 등불이 될 것 같다. 사실 이기적으로 보자면 다른 사람이 읽지 않았으면 하는 나쁜 생각도 들었다. 그만큼 내용이 좋았다.

이남훈 작가는 평생 글 아닌 것으로 살아본 적이 없는 작가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후 삶과 맞닿은 철학적 통찰을 전하는 글들을 집필했다. 유수의 경영 현장에서 수많은 CEO와 직장인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성장에서 성공으로, 소통에서 리더십으로 향하는 사유를 전하는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책은 잘 읽힌다. 그렇다고 내용이 쉽다고 할 수는 없다. 철학적인 내용으로 가득 차 있지만, 글을 쓰는 모든 작가에게 적용할 만한 것들이 많다. 굉장히 글을 잘 쓰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개인적으로는 작가님처럼 글을 잘 쓰고 싶다는 마음마저 생겼다. 마치 교과서 같다고 할까.

이 책은 글쓰기를 단순한 기술이 아닌 사유의 확장으로 본 점을 강조한다. 글쓰기 초심자에게 두려움을 덜어주는 안내서로도 충분하다. 일반적인 글쓰기 관점을 조금 더 확장하여 작가 개인의 통찰과 조언이 담겨 있다. 그래서 내가 글을 쓴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며 계속 써야겠다는 마음이 들게 했다. 또한 저명한 작가의 글을 인용하며 자기 파괴적인 마음에 빠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책이었다. 그래서 추천하며, 앞으로도 가까이 두고 계속 읽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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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과 처형의 역사
다카히라 나루미 지음, 김효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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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서평_고문과 처형의 역사_다카히라 나루미_AK 커뮤니케이션즈

문명은 발전했지만 인간의 잔혹성은 오랫동안 권력의 도구로 사용되어 왔다. 이 책은 그 어두운 기록을 펼쳐 보이며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과연 고문과 처형은 과거의 이야기일까, 아니면 여전히 현재를 비추는 거울일까. 이 책은 인권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인류 역사 속에는 눈을 돌리고 싶은 장면들이 많다. 그러나 바로 그 장면들이 인간과 권력의 본질을 드러낸다. 불편하지만 우리는 진실을 알아야 한다.

다카하라 나루미 작가는 일본 출신의 현대문학 작가다. 1990년에 게임 디자이너로 데뷔한 뒤 소설가, 잡지 기고가, 프로듀서, 감수자로 폭넓게 활동해 왔다. 그는 역사와 문화에 관한 저술을 다수 발표했으며, 인간의 감성과 잔혹성을 동시에 탐구하며 사회와 권력의 본질을 성찰하게 만드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 책의 표지 그림부터가 살벌하다. 사형 기구가 보이고 핏자국이 선명하다. 그만큼 강렬한 인상을 주지만, 과거 공개 처형이 있었던 시기에는 수백, 수천 명의 군중이 사형 장면을 보기 위해 모여들었다. 그러고는 돌을 던지며 비난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이 책에서 언급하는 내용을 살펴보면 군중은 그런 사형을 하나의 오락거리로 생각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어떤 범죄에 대한 호기심을 일종의 ‘길티 플레저(guilty pleasure)’라고 하는데, 이것과 비슷한 맥락인지도 모르겠다.

내용을 보면 사형과 고문의 방법이 참 다양하다. 글만 적혀 있는 것이 아니라 명확하게 살펴볼 수 있는 일러스트까지 있어 이해가 쉽다. 물론 여기에 제시된 모든 것이 무조건 사실은 아니다.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부분도 있기에 이를 감안하며 읽어야 한다는 점을 알려준다.

어쩌면 사형과 고문은 인간의 고통 본능을 폭발시키는 행위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 내용을 보는 것이 어떤 독자에게는 불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작가나 관련 공부를 하는 이들에게는 좋은 자료가 될 수 있고, 그저 궁금한 사람들에게는 호기심을 충족시켜 줄 수 있다. 이 책을 다양한 상식을 알아보고 싶은 독자에게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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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스메이커
트레이시 슈발리에 지음, 박현주 옮김 / 소소의책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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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글래스 메이커_트레이시 슈발리에_소소의 책

소설의 제목을 보고 직업에 대해 막연히 궁금해졌다. 나는 골동품을 좋아해서 한때 무라노 글라스라는 유리 공예품을 잠시 소장한 적이 있었는데, 그 유래를 알아보다가 마침 이 소설을 알게 되어 읽게 되었다.

트레이시 슈발리에(Tracy Chevalier)는 1962년 미국 워싱턴 D.C.에서 태어난 역사소설 작가다. 오벌린 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공부한 뒤 영국으로 건너가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교에서 문예창작학 석사를 취득했다. 1997년 첫 소설 《버진 블루》로 데뷔했으며, 1999년 발표한 《진주 귀고리 소녀》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이름을 알렸다. 그녀의 작품은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교차시키며, 특히 여성의 삶과 예술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작 《글래스메이커》 역시 르네상스 시대 베네치아를 배경으로 여성의 도전과 예술적 열정을 담아낸 작품이다.

책의 표지 그림은 매우 인상적이다. 반복적인 패턴 속에 추상적인 느낌을 주는 그림이다. 526쪽의 분량은 꽤 두꺼운 편이다. 이 소설에서도 여전히 여성에 대한 부조리한 대우가 등장한다. 르네상스 시대 베네치아의 빛나는 유리 공예는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다. 유리 공예품은 투명하면서도 쉽게 깨지지만 동시에 강인하다. 이런 모습은 강한 여성의 이미지를 유리에 빗대어 상징한 것일지도 모른다. 사실 페미니즘적 시선으로 읽어도 무방한데, 금기를 깨고 자신의 길을 개척하는 한 여성의 이야기가 그러했기 때문이다.

시대적 배경은 1486년경, 유리 공예로 유명한 무라노 섬이다. 주인공 오르솔라 로소는 유리 공예 가문에서 태어난 여성으로, 아버지가 공방을 운영하다 세상을 떠난다. 이후 가문을 지키기 위해 금기를 깨고 유리구슬 제작을 배우기 시작한다.

여전히 사회는 여성의 인권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신체적으로 연약하다는 이유로 직업적으로도 불리한 입장에 놓여 있었다. 물론 이 글에서 페미니즘을 강요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하지만 시대적으로 여성에 대한 편향적인 시선을 한 번쯤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주는 소설이라고 생각하기에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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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록 - 삶과 죽음을 고뇌한 어느 철학자 황제의 가장 사적인 기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그레고리 헤이스 해제, 정미화 옮김 / 오아시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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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명상록_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오아시스

역사란 이미 지나간 과거이지만, 관련된 책을 읽을 때면 여전히 흥미롭다. 특히 명상록을 쓴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시대는 풍파가 많았다. 책의 초반에 실린 그레고리 헤이스의 해제는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철학적 맥락을 잘 설명해 준다.

아우렐리우스는 로마 제국의 황제이자 스토아 철학자였다. 그는 북방 게르만족과의 전쟁을 지휘하며 제국의 국경을 지켰고, 역병과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제국을 유지했다. 그러나 후계자로 콤모두스를 선택한 것은 그의 가장 큰 약점으로 평가된다. 명상록은 이러한 격동의 시대 속에서 자기 성찰과 절제, 운명 수용의 철학을 담아낸 기록이다.

이번에 읽은 오아시스 출판사의 정미화 번역본은 그레고리 헤이스의 최신 영문 완역본을 바탕으로 한 판본이다. 원전의 의미를 충실히 살리면서도 현대 독자에게 쉽게 다가올 수 있도록 해설을 덧붙인 점이 매력적이다. 표지의 연녹색 배경과 매실처럼 보이는 나뭇가지 그림도 책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처음에는 다소 어렵게 느껴질 것 같았지만, 번역이 깔끔해 읽기 수월했다. 흔히 명상록을 로마 황제가 쓴 일기 정도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철학적 깊이가 담긴 훌륭한 글이었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풍부해, 단순한 고전이 아니라 실천적 지혜의 보고라 할 만하다.

오늘날 사회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각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그 가운데 내면의 평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부 세계의 혼란이나 타인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고 자기 내면을 바라보며 평정을 유지하는 태도, 그리고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이는 자세는 이 책이 전하는 핵심 메시지다. 삶과 죽음을 자연스러운 질서로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지만, 반드시 필요한 태도임을 깨닫게 된다.

또한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이성을 통해 행동을 결정하는 스토아 철학의 자세는 자기 절제와 통제가 어려운 순간에 큰 도움이 된다. 이런 점에서 명상록은 단 한 번 읽고 끝낼 책이 아니라, 내면의 성찰이 필요할 때마다 다시 꺼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결국 명상록은 시대를 초월해 인간에게 필요한 지혜를 전해준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삶의 태도를 배울 수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은 누구에게나 적극 추천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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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 2 : 오스의 왕 킹덤 2
요 네스뵈 지음, 김승욱 옮김 / 비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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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킹덤2 오스의 왕_요 네스뵈_비채

2020년에 한국에 《킹덤》이 출간된 이후 횟수로 무려 6년 만이다. 1권만 해도 장장 746페이지에 달하니 가히 대작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웹 소설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그 분량만 놓고 보아도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작가의 이력을 살펴보면 그는 60세에 1권을 출간했다. 적어도 작가적 원숙미가 최고조에 달한 상태였다고 할 수 있는데, 놀라운 점은 그가 단순히 작가에 그치지 않고 다재다능했다는 것이다. 노르웨이의 국민 작가이자 뮤지션, 저널리스트, 그리고 경제학자이기도 하다. 이 정도면 천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흥미로운 점은 그의 해리 홀레 시리즈와 달리 《킹덤》은 독립 스릴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사실 나 또한 번역본의 느낌에 꽤 민감한데, 번역가가 달라지면 마치 다른 작가가 새로운 작품을 쓴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호불호가 생긴다. 물론 번역가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니고, 취향의 차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고전 문학만 봐도 여러 번역본이 존재하는데, 어떤 책은 아예 읽히지 않을 정도로 집중이 안 되는 반면 또 어떤 책은 물 흐르듯 술술 읽히기도 한다. 그 차이는 감성의 차이거나 수준의 차이일 수도 있다.

요 네스뵈 작가는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범죄 소설가이다. 원래는 경제학자, 저널리스트, 뮤지션으로 활동했지만 1997년 《박쥐》로 작가 데뷔를 하며 해리 홀레 시리즈를 시작했다. 현재까지 40여 개국에서 번역 출간되었고 누적 판매량은 자그마치 6천만 부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스포츠에서는 축구 선수로도 활동했는데, 프리미어리그에서 뛸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열여덟 살에 무릎 인대가 파열되어 꿈을 접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작가로서의 요 네스뵈를 영영 만나지 못했을 수도 있는데, 이런 문학적 아이러니는 어쩌면 운명이라고 할 수 있다.

《킹덤 2: 오스의 왕》이라는 제목은 단순히 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의 배경과 주제를 상징적으로 담고 있다. 오스는 노르웨이의 작은 마을이며, 이곳은 소설에 등장하는 로위와 칼 두 형제가 얽힌 비밀과 사건들이 펼쳐지는 중심 무대였다. 그들은 사실상 그곳을 지배하며 호텔 경영, 도로 개발, 지역 권력관계까지 장악하려 한다. 마치 하나의 왕처럼 말이다. 겉으로는 성공과 권력을 가진 것처럼 보였지만, 그 아이러니가 소설 속에 깊게 반영되어 있다.

《킹덤 2》는 정말 매력적인 책이다. 단순한 미스터리 추리 소설을 넘어 문학적 완성도까지 더해지며 다양한 인간적 감성과 철학적 아름다움까지 느낄 수 있는 그의 필생의 역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작품이며 적극 추천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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