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 워크북 - 빈칸을 채우다 보면 대본 한 편이 완성되는 스틸
박성수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26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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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서평_스틸 워크북_박성수_북로그컴퍼니

사실 대본을 쓰는 것은 참 쉬웠다. 물론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얘기다. 그리고 수정고가 아닌 초고를 쓸 때를 말한다. 항상 그랬던 것은 아니고 교육원에서 과제를 제출하기 위해 기간을 정해두고 써야만 할 때 잘 써졌다. 사실 아무 말 대잔치 식으로 쓴 것이라 빨랐을 뿐이다. 또 이유를 찾자면 한 장면을 붙잡고 생각의 깊이에 빠지는 순간 쓰는 시간이 길어졌다. 아무튼 초고에 대한 평가는 속된 말로 늘 개판이었다. 혹평을 넘어서 쓰레기라는 소리까지 들었으니까 말 다 했다. 처음 시나리오를 배울 땐 마음의 상처를 받아서 그 후유증이 꽤 오래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은 하나의 추억이 되었고 창작의 밑거름이 되었다.

다시 고쳐 말해보겠다. 제대로 대본을 쓰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공모전 당선이 마치 보장성 보험처럼 정해진 것이 아니라서 나로서는 무조건 잘 쓰는 수밖에 없다. 1년이든 10년이든 당선 하나만을 바라보고선 오늘도 창작의 길을 걷는다.

그 와중에 접하게 된 ‘북로그컴퍼니’ 출판사에서 나온 박성수 저자의 ‘스틸 워크북’을 읽어 볼 수 있게 되었다. 짙은 남색의 표지색을 보니 나에게 창작의 오아시스가 되어 줄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정식으로 시나리오도 배워봤고 직접 써보기도 하면서 제대로 쓰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사실 잘 안다. 하지만 과연 어떻게 써야 잘 쓰는 것일까? 정답은 무엇일까? 등 그런 의문에 대해 이 책이 답을 주지 않을까. 왠지 그럴 것 같았고 읽어보니 그랬다.

와우~ A4 판형의 큼직함에서부터 만족스러웠다. 실전형 책이다 보니 충분히 크기가 커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쫙 펼쳐 볼 수 있게 사철 제본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이로써 책의 외관만 보더라도 글 쓸 준비는 완료되었다.

박성수 저자는 ‘한국 드라마는 이 드라마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네 멋대로 해라>(인정옥 극본)의 시놉시스를 쓰고 연출했다. 이 작품으로 백상예술대상, 한국 방송대상, 한국 방송 프로듀서상 등 굵직한 상을 석권했을 뿐만 아니라, ‘드라마 폐인’이라는 신조어를 낳았다.

다양한 작품을 연출했으며 연출작 가운데 네댓 편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작가의 데뷔작을 정도로, 신인 작가와 함께 드라마를 만드는 모험을 펼쳐왔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MBC 드라마 국장을 맡아 공모 당선작을 미니시리즈로 편성해 곧바로 방송하며, 신인 작가들의 길을 밝히고 드라마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했다.

30년간 현장 경험과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한국 방송작가협회 교육원, 한국예술종합학교, 중앙대학교 등에서 드라마를 강의해왔으며, 이를 집대성해 드라마 작법서 <스틸>을 집필했다.

이 책을 접하기 전부터 미니시리즈를 쓰기 위한 작법 책은 한국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소문으로 알게 된 책이 <스틸>이었다. 물론 교육원 수준의 밀도 높은 첨삭 강의를 기대하면 안 되겠지만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었다.

개인적인 바람은 책을 펼치자마자 실전적인 시나리오 작법에 들어갔으면 했지만 아니었다. 입문자도 충분히 공부할 수 있도록 풍성하게 구성되어 있었다.

참고로 이 작법 책은 문제집처럼 뒷면에 정답이 있는 책이 아니다. 문제에 대한 해답은 스스로 써봐야 한다. 한편으로는 교육원의 교재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정답은 없을지언정 잘 써야 하는 건 마찬가지다.

처음 부분을 보면 집필 전에 생각해야 할 것에 대한 질문이 있고 답변을 쓸 수 있게 빈칸이 있다. 그중 하나가 나에게 ‘드라마’란 무엇인가였다. 나에게 드라마라는 것은 내 인생의 단편이자 내가 바라보는 세상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그 속에서 감정의 교감이 이루어지기도 하고 기쁨과 슬픔 등 다양한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다. 물론 드라마는 현실과 흡사한 허구의 조합일 수 있지만 그것 또한 매력이다.

그리고 실전서이니 만큼 이론적 내용보다는 질문에 답을 쓰는 빈 공간이 많이 있다. 그래서 공부하듯이 채워 써넣으면 된다. 결론적으로는 글을 쓰기 전에 하나의 거대한 기획안을 쓰는 작업의 과정이다. 그럼에도 당장 실력을 늘게 해주진 않겠지만 시간을 가지고 꾸준히 써나간다면 충분히 효과가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추천하고 싶은 실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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