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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살인사건 - 약이 독이 되는 위험한 화학의 역사
백승만 지음 / 해나무 / 2026년 5월
평점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서평_의약품 살인사건_백승만_해나무
지금도 우리는 병원에서 의약품을 이용해 치료를 받고 있다. 예를 들어 감기만 하더라도 자연 치유를 기대하며 잘 먹고 잘 자면 된다고 버티는 것은 쉽지 않다. 감기에 걸리려는 순간 초기 감기약을 복용하면 웬만하면 금방 낫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약은 효과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내가 먹는 약이라는 것도 어떻게 보면 과학과 의학의 승리이자 결과물이다. 약 하나를 개발하기 위해 수년 동안 많은 연구진이 노력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그런 의약품도 악의적으로 사용되면 하나의 살해 도구가 되어버린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의약품 살인 사건이라는 제목만으로도 호기심이 생겨 읽게 되었다.
표지는 마치 차가운 실험실의 공기 속에서 은밀히 퍼져 나오는 불안감을 시각화한 듯하다. 어두운 바탕 위에 놓인 약병과 주사기는 단순한 치료제가 아니라 언제든 독으로 변할 수 있는 양면성을 상징한다. 표지의 색감은 과학적 냉정함과 동시에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서늘한 긴장감을 담아낸다. 약병의 실루엣을 보면서 단순하지만 묵직하게 자리 잡은 사건의 무게를 실감할 수 있었다.
저자 백승만은 좋은 약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분자 조각가’이자, 나쁜 약을 경고하기 위해 스토리텔링으로 접근하는 과학 작가다. 그는 서울대학교 제약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구조가 복잡한 의약품을 화학적으로 생산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쓴 저자의 글을 보며 감탄했다. 정말 글을 잘 쓴다. 군더더기 없는 문장에 이해가 쏙 되도록 알기 쉽게 풀어 쓴 제약품 이야기를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비교하자면 마치 신문 기사를 읽는 듯한 기분이었다. 쓸데없는 감정 표현이나 묘사 없이 의약품의 현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느낌이었다.
특히 최근까지도 우리나라에서 이슈가 되었던 일명 ‘우유 주사’라 불리는 프로포폴에 대한 글을 읽으며 놀랐다. 왜 프로포폴이 마약이 될 수 없었는지, 그리고 의약업계 종사자들 위주로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한 이유가 무엇인지, 전 세계적으로 프로포폴이 마약으로 지정되지 않았는데 왜 유독 한국에서만 마약으로 지정된 것인지 알 수 있었다.
오랜만에 잘 쓰인 책을 읽을 수 있어 재미있었다. 이 책을 의약품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 적극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