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주식회사
잭 런던 지음, 한원희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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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암살 주식회사_잭 런던_문학동네


 ‘암살! 암살 전문 주식회사.’ 제목만 들어도 소름이 돋는다. 소개 글을 읽으면서 놀랐다. 바로 ‘야성의 부름’을 쓴 잭 런던 작가였기 때문이다. 이 작품으로 그는 일약 스타가 되었는데 충분히 그럴 정도로 좋은 소설이었다. 그리고 유명 배우 ‘해리슨 포드’가 주연을 맡아 동명의 영화로도 만들어져서 소설만큼 재미있게 봤다. 특히 썰매 견을 주인공으로 한 대서사시는 감동 그 자체였다. 지금까지 본 동물 관련 소설 중 단연코 최고였다. 그런 추억을 떠올리며 최근 읽게 된 ‘암살 주식회사’는 그의 또 다른 명작 장편 소설이었다. 사실 처음엔 작가도 모른 채 제목만 보고 읽으려 했다.

‘한 손에는 철학, 한 손에는 권총, 세상에서 가장 철학적인 킬러들의 숨 막히는 추격전’

이 문장이 소설 전체의 내용을 축약했다.

 잭 런던은 40세의 짧은 인생을 살았지만 정말 천재 작가라고 부르고 싶다. 장편 소설 치고는 적당한 분량이면서 내용이 풍성했다. 이를테면 단순히 누가 누구를 살해했다,라는 문장이 있으면 대략적인 설명이 아니라 충분히 공감할 만큼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철학적인 킬러라는 표현처럼 단순한 사람들의 뻔한 싸움이 아니라 암살자 모두가 뛰어난 학자였다는 게 흥미로웠다. 그래서 잔혹한 제목의 소설임에도 학구적이었다. 특히 사회를 지키는데 개인이나 단체가 개입해서 심판하는 건 과연 옳은 것인가, 아니면 자유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원칙대로 심판을 받는 게 정당한 것인가,에 대한 드라고와 윈터 홀의 대담이 흥미로웠다. 당연히 후자라고 할 수 있는데, 누군가 영웅이 되어 세상을 지키기엔 이미 법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적인 암살자들의 토론 또한 다시 읽어도 인생 공부가 될 부분이었다. 깊이 있는 지식과 감칠 맛나는 필력을 느꼈다.

 고전적이지만 이야기의 짜임이 탄탄했고 주인공 드라고는 암살 주식회사 대표로서 문무를 겸비한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그의 딸 ‘그루냐’와 직업적 동료이자 적이었던 ‘윈터 홀’의 로맨스 또한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입체감 있게 살렸다. 그녀는 약혼녀로서 현실적인 판단을 하는 독자의 대변자 같기도 했다. 물론 철학과 사랑 때문에 사건 자체가 두루뭉술한 건 아니었다. 잔인한 암살 복수극이라는 분명한 메시지가 중심 주제였기 때문이다. 소설에서 내용과 인물을 동시에 잘 쓰는 게 쉽지 않은데 작가의 집념이 대단했다. 아쉽게도 결말을 완벽하게 끝내지 못한 채 미완성 소설이 되었지만, 그가 생각한 결론이 있었고 내용을 남겼다. 또한 그의 두 번째 아내와 추리 작가 로버트 L 피시가 각자 다른 결말로 완성했다. 여담으로 1963년에 출간되었는데 당시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 당해서 사회적으로도 음모론이 커지며 이 소설이 더 유명해졌다고 한다. 장르적으로는 미스터리 스릴러지만 경찰의 수사가 배제되어 있다. 그럼에도 암살 요원들의 남자다움은 또 다른 매력이었다. 개인적으로 로버트 L 피시가 쓴 결론이 좋았다. 이 소설은 고전 문학으로서 보석이다. 앞으로도 영원히 사랑받기를 바라며 추천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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