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나이 들 것인가? - 품격 있는 삶을 살고 싶은 현대인을 위한 고대의 지혜 아날로그 아르고스 3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 지음, 필립 프리먼 엮음, 안규남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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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어떻게 나이 들 것인가_키케로_아날로그



프랑스의 사상가 몽테뉴는 키케로의 이 책을 읽으면 '늙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만큼 내용이 매력적이었다는 것이다. 나는 두려움에 가득찬 노년이 늙고 추한게 아니라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 겨우 중년으로 접어드는 나이라고 할 수 있지만 벌써부터 늙는 것이 싫었다. 그래서 노년과 죽음에 관한 책을 최근 몇권 읽게 되었다. 그저 막연히 어떤 해결책을 찾고 싶었고 위로를 받고 싶었던 것 같다. 덕분에 좀 현명해졌다. 인문, 과학, 수필 등 다양하게도 봤다.

'어떻게 나이 들 것인가.' 책 제목은 참 평범해 보였다. 노란색 표지에 두툼한 하드커버로 튼튼해 보였지만 아담한 크기다. 내용도 많지 않았다. 첫 인상은 좀 별로였다. 일단 나오는 인물들의 이름이 길기도 해서 마치 그리스 신화를 읽는 듯하다. 희곡의 지문 같기도 한게 낯설었다. 그러나 그런 선입견도 잠시 책 속에 푸욱 빠져드는 나 자신이 신기했다. 84 살의 존경받는 위인이  담담하고 차분하게 노인의 존재론적 가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을 해야하는지 알려준다. 과학적인 검증을 하기보다 인생을 겪어오며 깨닫고 들은 얘기를 해주는데 공감이 되었다. 늙어감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주었고 노년에 접어드는 것이 결코 추한 것이 아니라 아름답다는 걸 느끼게 해주었다. 그러고 보면 몽테뉴의 그 말이 이해가 되었다. 너무 좋은 글들이 많아서 메모를 꽤 길게 적게 되었다.
키케로의 이야기는 같이 살고 있는 엄마에게 꼭 해주고 싶은 것들이었고 괜찮다면 이 책을 엄마에게도 권하고 싶다. 아니면 적어놓은 메모글이라도 읽어 줄 생각이다. 특히 성욕은 그것이 과해 주체하지 못하면 성범죄도 저지르게 되고 사람을 지혜롭지 못하게 한다는 점이 놀라웠다. 그런데 노인은 성욕이 줄었기 때문에 지혜로울 수 있다는 반증이 재미있었다. 
젊음은 도전하는 열정이 있고 늙음은 삶의 여유와 지혜가 있다고 했다. 나도 점점 신체 능력이 퇴화하겠지만 그에 따라 삶의 경험도 많아져가고 나이에 맞는 체력을 갖추면 될 것 같다. 결국 자연스런 노화를 받아들이고 두려워하지 말라는 뜻 같았다.

'어떻게 나이들 것인가'는 한 번 보고 그칠 것이 아니라 늚음에 대한 두려움이 생길 때마다 또 읽어 보고 싶은 책이였고 친구들이 이런 고민을 할 때 꼭 추천해주고 싶다. 이제 나도 아름답게 늙을 준비를 갖추게 된 걸까. 그렇게 생각해보려 한다.


p56
무모함의 젊음의 소산이고, 지혜는 노년의 소산일 세
p57
나는 돈을 숨긴 곳을 잊었다는 노인의 이야기를 결코 들어본 적이 없네! 노인들은 법정 출두일이 언제인지, 누가 돈을 빌려갔고 누구에게 돈을 빌렸는지처럼 이해관계가 걸린 일은 잘 기억하네.
p79
삶의 길은 정해져 있네. 자연의 길은 하나뿐이고 자네들은 그 길을 오직 한 번만 갈 수 있네. 인생의 단계마다 그에 따른 특성들이 있네. 아이 때는 약함이, 청년일 때는 대담함이, 중년에는 진지함이, 노년에는 원숙함이 있네. 이것들을 제철에 수확해야 하는 과일 같은 것이네.
p87
노년은 스스로를 보호하고 자기 관리를 지키고 누구에게도 굴복하지 않고 마지막 숨을 거둘 때까지 자기 영역을 지배할 경우에만 존중 받는다네. 나는 노인과 같은 데가 있는 젊은이를 좋게 보네. 마찬가지로 젊은 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노인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네. 그런 사람은 육체는 늙어도 정신은 결코 늙지 않는다네.

p96
내가 왜 자네들에게 아키타스의 말을 들려줬다고 생각하는가? 관능적 쾌락이 이성과 지혜로 물리치기 힘든 것이라면,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하고자 하는 강렬한 욕망을 가져가버리는 늙음에 감사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네. 그러한 감정들은 판단력을 흐리게 하고 이성과 갈등을 빚는다네. 정신의 눈을 가리고 좋은 삶을 살 여지를 주지 않는다고 할 수 있네.

p108
영혼이 육욕, 야망, 갈등, 언쟁 같은 수많은 열정과의 전투를 끝내고 돌아와 자기 안에 살 수 있다는 것은 정말로 멋진 일이 아닐 수 없네. 지식과 배움에 몰두하는 여유로운 노년만큼 인생에서 만족스러운 시기는 없네.

p148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시간이 짧더라도, 진실되고 올바르게 살기에는 충분히 기네.  그렇다고 더 오래 산다고 해서 슬퍼할 일은 아니네. 즐거운 봄이 여름과 가을로 바뀌는 것을 농부가 슬퍼할 이유가 없듯이 말일세. 봄이 결실의 전망을 가진 젊음이라면, 우리의 노년은 수확하고 저장하는 계절이라네. 

p154
죽어갈 때 고통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고통은 곹 끝나네. 특히 노인들에게는 더 그렇다네. 그리고 죽을 뒤에는 즐거운 경험만이 있거나 아니면 아무것도 없거나 둘 중 하나일세. 그러니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이런 사실을 젊을 때부터 머리에 잘 새겨 두어야 하네. 이런 믿음 없이는 마음의 평화란 있을 수 없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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