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빗 1~2 세트 - 전2권 사람 3부작
d몬 지음 / 푸른숲 / 2021년 3월
평점 :
품절


서평_데이빗 1,2._d몬_푸른숲




내 감정이 아무리 데이빗의 편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 생물학적인 돼지가 아무리 말을 하고 이성적 판단이 가능한 지능적 존재라도 인간이 사랑할 수는 없었다. 아니 없다. 반려동물과 사람의 그런 관계가 아니라 남자다 여자, 이성으로서의 사랑말이다. 그것이 이 책의 내용에 있었다.
마음이 아팠다. 돼지는 돼지였지만 사람에 빗대어 보였다. 어쩌면 우리들의 내면은 돼지 일지도 모른다.
지금의 내가 그렇다. 데이빗이 돼지라면 나는 인간이라는 초라한 껍데기를 뒤집어 쓴 영혼이다. 그 껍데기는 사랑받지 못했다. 어두운 현실은 바뀌어지지 않고 누군가에게 사랑이라고 외쳤다가는 두려운 상황이 생기고. 불쌍해진다. 그저 들키지 않게 마음으로만 새기며 살아야 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선 돈이 최고라지만 그럼에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은 알 수가 없는 것 같다.
요 근래 벌어진 노총각이 나이 어린 여자에게 고백했다가 졸지에 역겨운 인간으로 찍혀버린 일화는 유명했다. 그것이 진실이어도 추저웠고 순수라면 더 더러울 뿐이었다. 양심의 유무가 아니라 당연한 듯 치부되었다. 거기다 가난하고 외모까지도 추하면 그런 줄 알고 조용히 혼자 살아야 되는 것 같다. 물론 순진한 사람을 사랑이라는 감정처럼 햇갈리게 하고 수단으로서 이용하는 것도 나쁘지만 말이다.
데이빗은 인간이 되려고 했던, 인간이라고 생각한 말하는 돼지의 이야기다. 여기서 과학은 중요하지 않다. 데이빗의 존재 자체가 특별하고 실존주의 철학을 떠올리게 했다.

실존주의.
19세기의 합리주의적 관념론이나 실증주의에 반대하여, 개인으로서의 인간의 주체적 존재성을 강조하는 철학. 
출처. 네이버사전.

 이 이야기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데이빗은 돼지지만 어쩌면 우리 내면의 한구석에 자리잡은 감정의 일부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걸 의식으로 꺼낼 수는 없기에 도덕이라는 잣대로 붙잡아두고 있다. '데이빗'을 보면 디스토피아적 세계를 그린 조지오웰 작가의 '1984'를 떠올리게 된다. 똑같은 이야기는 아니지만 동물로서 취급되는 돼지가 인간의 의식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대한 민국 헌법 1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처럼 데이빗은 완전한 사람이 될 수 없겠지만 실재했다면 특별법이란 걸 제정하여 어느 정도는 인간에 가깝게 대하지 않았을까, 싶다.
데이빗이 하나의 종족으로서 여럿이었다면 다르겠지만 이 돼지는 특별하고 유일해서 인간으로서 누릴 최소한의 권리는 주었을 것 것이다. 
데이빗은 참 잘 만든 작품이다. 일단 인간 존재의 근원을 탐구하는 분명한 주제가 있다. 구차한 것 없이 깔끔하게 전개되는 이야기는 가독성을 높혔고 앙증맞은 그림체도 너무 귀여웠다. 이번 특별판에는 엽서 굿즈도 4장이나 있어서 좋았다. 과연 데이빗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궁금하게 만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재미와 깊이가 있고 감동도 있는 유익한 만화였다. 어린이가 보기엔 다소 무거운 주제여서 오롯이 어른들을 위한 동화같은 이야기라고 하고 싶다. 각박한 이 자본주의 사회에 인간애를 다시금 돌이켜 볼 수있는 참 가치를 지닌 작품 '데이빗'을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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