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더트
제닌 커민스 지음, 노진선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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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아메리칸 더트>_제닌 커민스_쌤앤파커스



<아메리칸 더트>의 작가 제닌 커민스는 이 소설을 2013년부터 썼으며 국내에는 올해 출간 되었다. 4년간 쓴 소설이라고 한다. 그 세월이란 것이 말 해주 듯 이 소설은 허구지만 실제에 가까웠다. 현실적이고 매우 잔혹했으며 동시에 안타깝고 숨막힐 듯 무섭다. 그리고 소설에 나오는 난민들의 세상이 너무나 슬펐다. 내가 숨쉬고 있는 이 순간에도 수십명의 난민들이 죽거나 실종 된다고 한다.  이 얼마나 극단적인 양면성일까. 결코 <아메리칸 드림>은 찬란한 꿈이 될 수 없는 살기위한 지독한 현실이다. 이 소설을 읽으며 한 여자의 지옥과도 같은 인생과 아들에 대한 모성애는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난민들의 처한 현주소였다. 그들에게 삶의 의미란 무엇일까. 지독한 가난, 보장 받지 못하는 치안 유지, 한 끼니를 떼우기에도 벅찬 굶는 인생. 그들은 결국 수천키로를 이동하며 탈출했다. 정착지는 미국이었다. 멕시코를 비롯 온두라스, 에콰도르 등의 난민들. 인생의 해방을 꿈꾸는 난민들에겐  <라 베스티아>라는 죽음의 열차가 있다. 정말 목숨을 걸고 탄다. 열차에서 떨어져 사지가 다 찢어져 죽거나 장애물에 부딪혀 목숨을 잃기도 한다. 뿐만아니라 납치, 강간, 매춘, 마약 등 범죄의 온상이었다. 그래도 그들은 그것을 타고 떠난다. 대부분 남성들이지만 노인을 비롯 여자도 있고, 아이도 있다. 탑승은 단순하다. 멕시코 어느 지역부터는 화물열차만 지날 수 있는 구간이 있는데 난민들은 그 열차의 지붕에 몰래 올라탄다. 불법 승차다. 난민들은 역을 지날 때 고가다리에서 뛰어내린다. 운이 좋으면 잠시 정차할 때도 있다. 경찰과 사람들은 난민들의 불우한 처지를 알기에 알면서도 방치를 해주며 때론 먹을 것과 물을 주기도 한다. 보통 종교인들이 그런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그들을 위한 난민 쉼터를 운영해서 짧게나마 머무르게 하기도 한다. 미국은 난민들에겐 치안도 훨씬 좋고, 돈을 벌수 있는 나라였다. 기회가 많으며 안전하다. 그러나 떠나는 과정에선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다. 그들에게 카르텔과 자경단은 너무나 위협적이다. 겉모습은 국경 단속반인 듯 보여지지만 차량을 통해 총기로 위협하며 난민들을 통째로 기차에서 납치 한뒤 금품을 갈취하고 살해를 일삼으며 여자는 강간하고 아이는 팔아넘긴다고 한다. 소설 내에서도 이부분은 굉장히 계획적이고 체계적으로 보여졌다. 납치된 난민들에겐 인권은 없었다. 돈이 있으면 살고 없으면 목숨을 보장 받을 수 없는 잔인한 피의 심문을 했다. 


소설의 주인공 리디아는 16명이나 되는 가족과 친척을 카르텔 암살자들의 공격으로 잃었다. 그것도 한날 한시에 말이다. 소설의 시작부터가 무자비한 살육의 현장을 보여준다. 아들 루카를 꼭 안고 화장실에 숨은 리디아. 기적의 순간이었다. 암살자는 아이, 어른 할 것없이 모조리 총으로 쏴 죽여버렸다. 기자인 남편에 대한 복수였다. 숨막히는 죽음의 시간이 지난 후 리디아는 아들과 함께 그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도망친다. 수천키로의 긴 여정이 시작된다. 카르텔로부터. 경찰은 그들의 편이 되어주질 못했다. 이건 단순히 탈출이야기가 아니다. 리디아와 가족은 부패한 정치와 타락한 멕시코의 사회 현실 속에서 고립되어  버린 국민이었다. 정부는 그들의 편이 되어주지 못했다. 카르텔의 영향력은 실로 대단했으며 사람을 죽일 땐 단순히 총으로 죽이는 건 예우였고, 차마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잔인했다. 그리고 처단자에 대한 이유를 필서로 남겼다. 정치적 보복의 살인, 카르텔간의 세력 다툼으로 인한 희생자들, 카르텔을 폭로하는 기자들 그리고 그들에 대한 경고로 무고한 시민이 학살되기도 했다. 그녀가 카르텔로부터 추적을 받았지만 운명적이게도 보스와의 인연때문에 리디아를 죽이게 하진 않았다. 그것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일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보스에게 그녀는 특별했다.


개인적으로 <라 베스티아>를 타는 부분은 난민들의 처절한 인생 속에서도 정이 있었다. 아무도 믿을 수 없고 믿어선 안되지만 리디아와 루카에겐 고마운 인연들이 있었다.  특히 레베카와 솔레다드 자매와의 인연은 끝까지 이어진다. 아들 루카가 레베카에게 의지하고 누나처럼 좋아했으며 닫힌 마음을 열게 해줬기에. 고난 속에 피어나는 모성애와 형제애의 모습이 아름다웠고 감동적이었다. 삶과 죽음의 한가운데에서 상처받기도 하고 기뻐하는 모습들은 말그대로 인간애였다.


<아메리칸 더트>. 보통 아메리칸은 미국인이라고들 생각했는데 그 대륙에 사는 다양한 인종을 통틀어 지칭하는게 맞다고 한다. 마치 미국이 그들만의 특허를 낸 듯 보이지만 말이다. 정작 아메리카 대륙 사람들은 미국인을 미합중국인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더트>는 흙, 먼지, 올바르지 않은 정보를 뜻하는 단어였다. 이 책은 자그마치 620쪽이나 되는 제법 두꺼운 분량이었다. 장대한 드라마를 한 편 본 것 같다. 출간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소설인 만큼 저자는 보다 심층적인 조사를 거쳐 구성을 탄탄하게 했다. 그 때문인지 각 등장인물이 살아온 험난한 과거의 인생사를 알 수 있다. 정말 캐릭터 구상이 실존 인물처럼 느껴졌다. 물론 읽는 독자에  따라 이 책은 호불호가는 있을 수 있다. 개념 설명이 많은 만큼 가독성은 떨어지겠지만 이야기의 깊이가 있다. 그렇지만 시종일관 긴장감 있는 전개는 지루함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몰입이 되었다. <제민 커민스> 작가는 그 만큼 <아메리칸 더트>를 피나는 노고로 탁월하게 완성 했던 것이다. 멕시코와 미국의 국경을 드나들며 직접 조사를 했고 작가 본인 또한 남편이 불법체류자 신분이어서 늘 불안해 했다. 결혼만이 그들을 구제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런 현실성은 이 책을 더욱 빛나게 해주었던 것 같다. 우선 전체적인 틀을 얘기하자면 <아메리칸 더트>는 멕시코 카르텔의 추적을 피해 멕시코로 부터 미국으로 떠나려는 엄마와 아들의 이야기다. 상당히 현실적이고 상세하다. 실제적이어서 내가 마치 그 현장에 있는 느낌이었다. 주인공 리디아와 아들 루카, 남편 세바스티안, 카르텔 두목 하비에르 등 주요 인물들의 상세한 인생사는 각 캐릭터를 기억하게 했다. 감정 이입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한 소설의 범주에서 벗어나 하나의 작품이며 멕시코의 난민들의 삶의 애환이 담겨있는 인생 그 자체의 현장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독자들이 <아메리칸 더트>를 읽었으면 좋겠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소설을 읽으면서 탈북민들이 생각났다. 그들 또한 이 멕시코의 난민들처럼 탈출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두려움이 있었고 위험 속에서 목숨을 걸고 떠났을까, 싶었다. 그래서 이 소설이 공감이 더 되고 마음 속에 와닿았던 것 같다. 삶은 정말 소중한 순간이다. 각자 주어진 인생의 형태는 다르겠지만 누구에게나 시간은 동일하다. 함께 살아가며 의미를 찾는다. <아메리칸 더트>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가치 있는 소설 책이라 정말 추천하고 싶다.


이 책에서 언급된 카르텔 단체와 인물들은 소설을 위해 쓰인 실존하지 않는 가상의 설정이다. 


옥의티. 
p401
솔레다드가 유산하는 부분. 도와주는 의사가 있었음에도 후수습을 안한다. 임산부에겐 상당히 위험한 부분. 전개상 생략한 것으로 보여진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추천 보증심사지침' 개정안에 따라 명확하게 경제적 이해관계를 밝힙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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