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교
이동륜 지음 / 씨큐브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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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인간교>_이동륜_태원디앤피




인간이 없는 세상. 로봇이 지구를 지배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 라고 한다면 바로 이 <인간교>라는 단편 소설이 보여주는 세계가 딱일 것 같다. 제법 그럴 듯 하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로봇. 그리고 인공지능을 심으면서 인간을 흉내내고 점점 더 인간과 흡사해져 간다. 결국 외관상으론 구분이 되어지지 않았다,  자, 이젠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인간은 로봇의 발전에 긴장을 하고 두려움을 느낀다. 급기야 프로그램을 심어서 로봇이 인간에 대한 지배욕을 없애버리게 만든다. 재미있는 건 로봇이 그것을 따르는 듯하지만 뒤로는 배신을 하고 있었다. 그 다음은 좀 더 파격적인 전개가 이어진다. 인간들 끼리의 전쟁은 결국 핵 폭발로 종말을 맞게 된다. 지구는 급격히 황폐화 되고 인간에게 로봇은 반기를 든다. 인간이 결국 인간을 멸망시킨 꼴이다.


<인간교>.
그저 SF소설이라고 치부하기엔 의미하는 바가 큰 소설이었다. 뭐랄까. 인간미가 있었다. 로봇들의 이야기였는데도 말이다. 굉장히 흥미로운 소재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 정부라고 일컬어지는 건 인공지능 로봇 프로그램이었다. 그걸 '위대한 탑' 이라고 부르고 세상 모든 로봇든이 지배당하고 극강의 절대자처럼 보여졌다. 그리고 로봇들에게도 계층이 나누어 졌다. 

1세대. 
인공지능이 있는 로봇. 그러나 형태가 인간 모양이 아니다.
2세대.
형태가 인간형인 로봇. 단 인간의 피부가 없다.
3세대.
인간과 모든게 흡사한 로봇.


이렇게 나누어지며 1세대는 최하층으로 온갓 하찮은 일을 다하며 그들 구역 외에 2세대, 3세대와 함께 거주하지 못한다.

2세대. 노동을 하며 생산일을 한다. 3세대 거주 구역에 들어가지 못한다.

3세대. 회사에서 관리하는 일을 함. 최상위층.



특이점이 보였던건 로봇이 지배하는 세상 또한 인간들처럼 보여졌다는 것이었다. 자유민주주의는 아니고 독재체제였다. 그리고 인간들의 계급화 사회처럼 나누어 졌다. 로봇들이 자신들을 의식하며 스스로 행동할 수 있고 꿈을 꿀 수 있으며, 결혼도 하고 아이도 기를 수 있다. 주거 지역도 있는데 그것은 스스로 경제 활동을 하여 이룬 건 아닌 것 같다. 신기한 건 로봇인 로타마가 자기 존재의 이유를 찾는 것이었고 그때문에 괴로워하고 자살을 상징하는 행동들 까지한다. 삶의 무의미함. 허무함을 로봇이 의식하는 것. 로봇이 인간을 따라하는 수준은 가능하지만 스스로 사고하고 인간처럼 존재의 의미를 추구한다는 건 재미있는 발상이었다.


<인간교>는 종교적인 신성함이 느껴졌던 소설이었다. 로봇과 인간이 정신적으로 교감하며 인간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 로봇의 결혼은 남성과 여성의 구별된 결합체가 아닌 성별이 선택되어 만들어 지고 그에따라 역할을 수행한다. 그래서 생물학적 사랑은 있을 수 없다. 출산의 개념은 없고 베이비 로봇을 들여와서 일정한 시기가 지나면 부품을 갈아 끼운다. 취하지도 않는 술을 마시고 성적 쾌락을 즐기는 척하며 인간을 따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교>는 우리에게 삶의 진리를 깨우쳐 준다. 그곳엔 인류의 마지막 인간이 생존해 있었던 것이다. 그는 90세나 되는 노인이었다. 그를 통해서 느꼈던 건 이 소설이 단순히 SF장르에서 더 나아가 종교적이었고 인문학적 성찰과 깊은 깨달음이 있었다. 사실 하드SF 장르나, 우주 전쟁 시나리오는 어렵지만 이런 혼합장르적인 소설은 좋다. 감성적이었고 철학적이면서도 SF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로맨스도 있다. 


이동륜 작가님의 <인간교> SF스냅스릴러 소설집은 SF부터 호러 혹은 스릴러까지 다양한 장르의 단편 소설이 있다. 일단 놀랜 건 소재가 기가막혔다. 일반적인 생각을 비틀어 버린다. <그리고 인간만 남았다>에선 좀비 소재의 이야기지만 의외의 반전이 있다. 결국은 인간이 문제였다는 사회문제를 고발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소설집은 1부와 2부로 나눈다. 

1부 미래-SF혹은 휴머니즘.
2부 현실-호러 혹은 스릴러.

2부의 <목격자>는 살인자와 피해자 목격자 사이에서의 스릴러적인 상황을 연출하는데 마지막의 반전이 재미있다. 과연 그는 사람이었을까, 아니면.

<인간교>. 단순한 재미를 위한 소설이라고 보기엔 깊이가 있고 인간미가 있었으면 인문, 사회, 종교, 철학을 아우르는 참 좋은 소설집이었다. 개인적으로 이런 책이 좋다. 읽고나서도 생각을 하게하고 깊은 울림과 깨달음이 있기 때문이다. 젊은 작가 이동륜님의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되며 이번 신간이 잘 되길 응원하고 싶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추천 보증심사지침' 개정안에 따라 명확하게 경제적 이해관계를 밝힙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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