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노래
남풍 지음 / 문산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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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별의 노래>_남풍_도서출판문산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추천 보증심사지침' 개정안에 따라 명확하게 경제적 이해관계를 밝힙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기대평>

오랜만에 느껴지는 클래식의 향연, 그 고전미가 느껴지는 아름다운 소설이네요. 저는 이런 변질되지 않은 원초적인 옛감성을 참 좋아합니다. 진지하게 읽어 보고 싶습니다. 가난했던 보릿고개 시절과 미국으로 건너가 LA폭동을 겪은 주인공.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첫사랑 미경과 눈에 넣어도 안아플 딸. 한 남자의 인생 풍파가 이 책한권에 고스란히 녹아있네요. 이 추운 겨울은 매섭지만 그 따듯한 감성을 느끼며 문학적 미를 감상하고 싶습니다. <별의 노래> 제목부터가 저의 마음을 이끌어 주네요. 감사합니다.


<서평>

<별의 노래>의 표지를 보면 칠흑같은 어둠에 빛나는 별들이 총총히 있습니다. 거기에 스며드는 노을지는 바다 그리고 외로운 돛단배는 묘한 분위를 주네요. 뒷면에는 <아내> 라는 시가 있었습니다. 제가 읽었던 아마추어 시인들의 시를 보면 지나치게 꾸밈이 많고 은유가 과하며 말도 안되는 앞과 뒤의 구성인 시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 압축된 표현때문에 읽다가 포기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자기의 세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시적으로 갇혀있는 모습을 볼 때면 참 안타까웠어요. 어디까지나 독자로서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러나 남풍 작가님의 시는 최소한의 단어들로 부드러우면서 꾸밈없이 감성을 잘 표현하셨던 것 같습니다. 저는 결혼을 하지 않았지만 시가 갖고있는 아름다움에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참 닮고 싶은 시였어요.


<별의 노래>의 출판사 소개글을 읽었을 땐 마치 오래된 제 사진 앨범을 보는 듯한 느낌이어서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물론 저는 그 세대는 아닙니다. 이 책엔 주인공 순태의 어린 시절 문산읍의 시골이야기부터 절친 건평이 몸담고 있었던 80년대 군부 통제 시절이 있었습니다. 대학생들의 피터지는 자유민주화운동이었죠. 그리고 그의 은사인 건평 부모님의 권유로 미국으로 가게 되는데 LA 한인타운 흑인 폭동 사태까지 겪습니다. 순태는 가족들과 주위 사람들이 사고로 죽어나가는 잔인한 인생 때문에 어머니의 고향 완도로 내려가 살기도 했고 떠돌이 중을 통해 행자가 되기도 했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그의 인생은 사람 사는 게 아닐 정도로 처절했습니다.참 다양한 곳을 거쳐가며 고난과 풍파를 겪은 사람이었어요. 하지만 그의 내면과 인생의 둘레엔 한 여자에 대한 사랑이 있었습니다. 


저는 어렸을 적 시골의 단칸방에서 살았습니다. 기차가 지나는 굴다리를 건너면 논밭이 있었고 시골의 비포장 골목길 구석의 기와집 옆에 있었어요. 그 동네엔 구멍가게 하나가 있었고 위쪽으로 동산에 걸친 놀이터에서 자주 놀았습니다. 기억이 많진 않지만 추억이 되네요. 반대로 조금 내려가면 조촐한 상가들이 몇개 있는게 다였습니다. 지금은 웃어 넘길 이야기지만 밤엔 밖의 재래식 화장실 가는게 겁이나서 볼 일도 집 앞에서 보곤 했습니다. 그런 감성을 이 소설을 통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임진강이 있는 파주시 문산읍의 시골에 있는 가난한 집 아들이었던 주인공 순태. 부유한 집안의 딸 미경 그리고 그의 가족과 친구들. 모든 인생이 이 책안에 모두 녹아 있었습니다. 여담이지만 지금은 문산역을 지나 임진강역까지 지하철이 닿는데 당시는 교통이 그리 좋지 못했었나 봅니다. 


순태의 첫사랑이자 영원한 사랑 미경이는 그의 인생의 전부였던 것 같습니다. 일편단심이였고 진실이 느껴진 사랑이었어요. 사랑과 이별을 경험하면서 기적적으로 또다시 사랑을 이루는 모습은 하나의 운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어린 시절 좋아하던 사람이 있었지만 순태같이 평생을 잊지못하며 사랑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도 가슴 한켠엔 추억으로 자리잡혀 있습니다. 세월따라 사람의 외모도 변하지만 성격도 변하고 사랑에 대한 마음도 결국 바뀌어 지더라고요. 그런 면에서 보면 순태의 사랑은 우리들에겐 세대를 아우르며 가슴 속에 품고 싶은 추억이자 사랑의 환상 일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미경은 세련됨이 있는 한송이 꽃같은 도시여자, 순태는 강인하고 묵직한 돌덩이같은 시골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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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태는 시작부터 인생의 시련이 많았습니다. 풍파가 왜이리도 많은지 작가님이 원망스러울 정도로 안타깝고 불쌍해보였습니다. 그를 따라다니며 고통을 준 존재가 '죽음의 그림자' 였습니다. 보이지만 만지지 못하고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그림자. 나중엔 그것 때문에 잃어버린 인연들은 슬퍼할 것이 아니라 마땅히 행복속에서 죽음을 맞이했던 거라고 길종에게서 듣게됩니다. 그리고 깨달음을 얻습니다. 결국 인생의 희로애락이 <별의 노래>에 담겨 있었어요. 포기하지 않는 마음은 잃어버린 사랑도 되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순태가 미경을 극적으로 만나서 납치하듯 이끌면, 순종하며 따르는 그녀의 행동도 한편의 영화같았습니다. 두 집안의 반대와 종교마저도 그들의 사랑을 갈라 놓을 수 없었고, 일천만리 떨어진 미국에서 조차도 사랑의 힘은 위대했습니다. 운명적인 사랑이었죠. 유신정권과 미국 LA 한인타운 흑인 폭동의 시기를 겪은 세대인 순태는 그의 친구 건평과 함께 위기를 가까스로 벗어나게 됩니다. 그리고 격동의 시대 속에서 미경을 극적으로 만나게 됩니다. 그것도 그녀를 닮은 샛별이와 상봉하게 되죠.


<별의 노래>는 사람의 죽음에 대한 철학적인 물음과 함께 고찰에 이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사람은 태어나서 다양한 죽음과 마주하게 되고 그것을 받아드려야만 하는 상황을 겪습니다. 순태는 죽음을 본인이 이끌고 다닌다고 생각을 하게됩니다. 사실 돌이켜보면 내탓이 아닌 운명인 것인데 아픔마저 자기가 품고사는 모습은 마음이 아렸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며 조금만 진지하게 생각해도 내 주위엔 운명을 다한 다양한 죽음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게 결국 본인의 책임이 아니란 걸 깨닫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죽음 앞에 사랑하는 이가 함께 있고 소중한 가족이 슬퍼하며 가는 길을 축복한다는 건 당사자들도 행복해할 것이라는 걸 이 소설을 통해 알게 되었으며 무거웠던 마음이 한결 나아짐을 느꼈습니다. 결국 사랑과 죽음의 이야기가 <별의 노래> 였습니다. 한 권의 책 속에 한사람의 인생을 다 담아내는 것이 쉽지 않은 문학적 여정일텐데 남풍 작가님은 훌륭하게 써내셨습니다. 미경과 순태의 시적인 향기도 그윽했고 아름다웠습니다. 자식들을 훌륭하게 길러내고 그 여유로움 속에서 만들어내는 시의 아름다움. 시인 김소월님의 <진달래꽃>을 자기만의 색깔로 재창조 해내는 훌륭한 작품은 이 책을 소설로만 볼 것이 아닌 시집으로도 보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소설의 마지막은 그 모든 시적인 표현들을 쏟아내는 듯 했습니다. 자고로 인생이란 한 편의 시속에 담긴 삶의 미학같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자식과 가족들에게 아름다운 이별을 편지하며 미경과 함께 별이 되고팠던 순태의 인생. 그 찬란한 여정을 삶의 끝자락을 봅니다. 어쩌면 우리 내면이 바라는 사랑이란 것이 이것일까, 하며 되돌아 보게 됩니다. 이 소설은 저에게 인생의 황혼기를 가고있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진지하게 살펴보게 해주었습니다. 그의 인간미를 통해 부모와 가족에 대한 사랑, 친구와의 우정, 사회에서의 인간관계 그리고 한 여자와의 순애보. 순수하고 영원한 사랑. 그것이 빛나는 별처럼 아름다웠습니다. 어머니가 부르는 <섬집아기>의 노래는 자식에 대한 사랑과 여동생 순이를 생각나게 하는 추억이 있었고 미경이 부르는 어린시절의 노래는 그리움을 떠올리는 아름다운 선율처럼 보였습니다. 결국 그것들이 모두 <별의 노래> 같았습니다. 메말라버린 감정을 다시 촉촉하게 적신 이 소설을 통해 저의 어린시절을 회상하며 문학의 행복을 느껴봅니다.



P68 
슬픔은 시간을 잊게하고 시간은 슬픔을 잊게한다.

p101
나는 나이를 먹을수록 바다를 볼 때마다 여러 감회가 들곤 했다. 어떤 때는 나 자신이 한없이 가엾어서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했고 어떤 때는 뭔가 눈 앞이 탁트여 밝은 미래가 보이는 것 같아서 희망에 부풀기도 했다. 또 어떤 때는 바다를 보면 마음이 편해져 낙원에 있는 행복을 느꼈다. 하나의 바다는 하나의 바다가 아니었다. 하나로 보이는 바다는 늘 변화하고 움직이고 있었다. 너무나 한없는 바다의 가능성은 나를 무감각하고 무기력하게 만들기도 한다. 

p121
"그림자는 뭘까?"
"뭐라고?"
"그림자 말이야. 신기하지 않아? 분명히 내 눈엔 보이는데 잡을수도 만질수도 없잖아."
"......"
"만질 수도 없는데 사람을 따라 다녀. 근데 햇빛이 없으면 사라지고. 해가 비추면 다시 나타나고. 바람은 느낄수나 있지. 이건 만져지는 느낌도 없는 것이 정말 알 수 없는 도깨비야. 도대체 그림자란 무엇일까?"
그때 나는 아무 대답도 못했지만 미겨미 별 생각을 다 한다고 생각했다.

p148
"동백꽃은 세번 피는 거래. 처음에는 나무에서 피고 다음에는 땅에 떨어져서 핀대. 그리고는 사람의 마음속에서 영원히 피어있는 거래."

p151
인생길에 변화는 두 가지 이유로 이루어진다. 하나는 예상치 못한 사건이다. 사건은 본인의 뜻과는 상관없이 발생하여 한 사람의 인생길에 영향을 준다. 다른 하나는 본인의 의지이다. 본인 자신이 무언가를 원해서 아니면 피하기 위하여 인생의 변화를 주게 된다.

p205

"모든 일은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해. 일을 억지로 하려면 문제가 생기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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