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 식당 2 : 저세상 오디션 (청소년판) 특서 청소년문학 18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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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저세상 오디션>_박현숙_특별한서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추천보증심사지침' 개정안에 따라 명확하게 경제적 이해 관계를 밝힙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참 독특하고 기발한 소재의 소설이었다. 사람이 죽어서 가는 저승 세계의 이야기. 거기서 조금 다르게 해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사람들이 걷는 길. 이 책의 표지가 딱 그런 배경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은 우리 기성세대의 뒤를 이을 미래의 보배로운 보석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그런 그듵에게 자살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얘기를 시작한다. 각자 생김새가 다 다르 듯, 인생도 여러 가지이다. 사랑과 의리 그리고 정의, 도덕과 양심 그리고 가족들의 이야기로 채워진 그들이었다. 그곳은 일반적인 저승은 아니었고 그 길목에 있는 중간 지점이라 할 수 있는데 좀 특별한 느낌이었다. 거기엔 마천과 사비라는 저승 사자가 있었고 그들의 노고로 높은 존재로부터 허락을 받아 만들어 낸 공간이었다. 재미있게도 열번의 오디션을 통해 합격을 하게되면 저승으로가는 길을 건너게 되었다. 심사위원은 각자 한명씩 따로 있었는데 본래는 스스로 생을 마감한 이들에겐 선택권이 없이 낭떠러지로 떨어지게 된다고 했다. 죽음이 죽음같지가 않아보이는 그들에게는 열번의 오디션을 보기까지도 천재지변이라는 고난을 견디어야 했는데 검은 안개가 불며 극심한 추위 속에서 망가져가는 몰골들이 되어야 했고, 미친 듯이 퍼붓는 비를 그대로 맞으며 고통 받아야 했다. 
아비규환의 세계에서 각자의 길을 찾아 헤매던 그들은 당연히 탈락을 했고 협업을 통해 팀을 만들어도 마찬가지였다. 쉽지 않은 합격의 기로에서 대다수는 분노와 함께 포기하려 했고 희망 조차 희미해져 갔다. 서로간의 갈등 속에서 대비되는 감정선에 공감을 하게 되었고 자기 존재도 잊어가며 타인의 자살을 비난하는 모습은 
안타까워 보였지만 결국 개개인의 인생을 보면 모두가 소중해 보였다. 하나가 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이 책을 통해 느낀 건 결국 생명에 대한 소중함이었다. 존엄성이 맞겠다. 내 인생의 어느 순간도 허투루 존재하는 건 없었으며 정해진 삶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 했다. 다소 비현실적이고 과학적이지 않지만 세상으로 오기 이전의 우리는 영혼으로부터 선택되어져서 생명으로 태어난다고 하는데 이는 영성적으로 이해될 것 같다. 각 인물들의 인생들을 보며 현대 사회는 각자도생의 삶이라지만 서로가 서로를 위하고 대화를 통해 닫혀진 마음을 열어가는 모습에서 인간애를 느낄 수가 있었다. 살아생전 있었던 일들을 돌아보며 후회하지만 겸허히 현실을 반성하는 그들이었다. 결국 자의가 아닌 사회적 자의식에서 비롯된 거였다는 건 슬픈 이야기였다. 삶을 반성하는 마음은 주인공인 일호를 통해 희망을 실어서 보내기를 원했고 남은 이들의 마음 속에는 그렇게 기억되어 졌을 것 같다. 지난 일을 되돌릴 순 없지만 자기 성찰을 이루는 모습은 이 책이 독자에게 전하고자 했던 깊은 의미를 느끼게 해주었다. 

<저세상의 오디션> 이 우리에게는 소설적 환상이겠지만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준 좋은 소설이었다.





p12
"나는 수많은 영혼 중에서 일부 영혼을 선별하여 세상으로 보내는 일을 하지.그리고 그 영혼들은 이모저모 살펴서 세상에서 살고 올 시간을 정하는 일도 한다. 그 작업은 뼈를 깎아내고 살을 도려내는 듯한 고통이 따르는 작업이다. 자신들도 보내달라고 애원하며 매달리는 탈락한 영호들을 보내는 일은 그야말로 눈물겨운 고통이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세상으로 나가는 행운을 얻게 된 영혼들에게는 꼭 지켜야 할 규율이 있다. 바로 정해진 시간을 꽉 채우고 돌아오는 거다. 그걸 지키지 않는 것은 내 고통에 대한 배신이며, 선별에서 뒤로 밀린 수많은 영혼에 대한 크나큰 배신이기도 하다."

p35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사람들의 오디션은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다. 그러니 떨어져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 하라는 뜻이기도 하다. 수천 년 동안 그래왔지만, 이번에는 판이 뒤집힐 수도 있지. 1차부터 합격자가 나올 수도 있다는 희망을 갖고 도전해라."

p43

"음악으로 주는 기쁨과 슬픔, 이런 감정은 꼭 가사를 알아듣지 않아도 느끼고 받을 수 있어. 알아듣지 못하는 외국 노래를 듣고 울컥해서 우는 경우도 있잖아?"

p53

원래 낯선 일에는 지켜보는 지혜도 필요해요. 무턱대고 나서기 보다는 지켜보면서 전략을 짜는게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지요.

p189

"생각해보니까 나도 역시 그 남자가 마냥 좋지만은 않았던 것 같아. 나에게도 권태기가 찾아왔고, 언제부터인가 그 남자에 대한 실망도 많아졌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남자가 여전히 좋다고 여겼던 그 모든 추억이 모두 거짓이라고 생각했던 거지. 그리고 나는 처음 그 남자와 사랑에 빠질 때, 죽을 때까지 내 마음은 변하지 않을 거라고 나 자신에게 말했었거든. 결국은 그 남자의 배신보다 변해버린 스스로가 더 두려웠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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