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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나와 이별하기로 했다 - 융 심리학에서 발견한 오래된 나로부터의 자유
제임스 홀리스 지음, 이정란 옮김 / 빈티지하우스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서평] 나는 이제 나와 이별하기로 했다_제임스홀리스
나는 이제 나와 이별하게 되는 건가..<코로나19>로 <팬데믹 시대>가 온 지금 전 세계가 위기에 치닫고 있다. 마치 영화에나 나올법한 상황이 현실이 되어버렸다. 그나마 한국은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감염자들이 해외와 비교하여 적지만 해외 여러 나라들이 하루에도 수천 명씩 환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얼마나 더 이 질병을 정복하기까지의 시간이 필요할지 모르겠지만 하루빨리 종식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시대가 나은 또 다른 고통은 바로 외로움인 것 같다. 시대는 결국 경제적 위기 상황까지 불러오게 되었고 많은 수의 사람들이 직장을 잃어버렸다. 특히 자영업 쪽이 심한 것 같다. 그래서 어느 순간 집에 틀어박혀 지내는 것이 수개월 째이고 언제 끝날지 모를 이 상황을 그저 바라보고만 있으며, 시간이 갈수록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사람을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 과연 희망이란 것이 나에게 있는 건지 모르겠다. 알고는 있다. 이런 때일수록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부지런히 계획을 세워 나태해지지 않는 마음을 가지며 건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말이다. 그런데 나도 사람이라 그런 정신을 항상 유지할 수가 없다. 기분이 안 좋게 가라앉고 급기야 우울감까지 생겼다. 정신과 상담을 받아보려고 했지만 그렇다고 그 정도까진 아닌 것 같다. 이 책은 나 자신을 돌아보며 사회를 꿋꿋하게 살아나갈 수 있는 방법을 융의 심리학적 관점에서 제시하고 있는데 21가지 단락으로 나누어져 있다. 저자는 1일 1단락을 권유하고 있지만 나는 내가 보고 싶은 부분을 골라서 읽었다. 목차에 <영성>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것을 보니 인문학, 철학, 심리학 책이면서도 영성적인 것을 담고 있는 것 같다.
영성:
인간의 삶의 가장 높고 본질적인 부분이며 진정한 자기 초월을 향하는 본질적으로 인간의 역동성을 통합하려는 고귀하고 높고 선한 것을 추구하는 삶의 실제. 출처. 네이버 사전.
이 책은 저자 <제임스 홀리스>는 융 심리학에서 어떤 깨달음을 알려주고 있고 책을 읽는 독자, 즉 나로부터의 자유를 알려주는 것 같다.
사실 처음 읽을 땐 후회했다. 지나치게 관념적인 느낌이 들어서 이해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었고, 딱 철학 학술지를 읽는 기분이어서 대략적인 것만 훑어보게 되었다. 그러다가 다른 단락을 읽을 땐 소리 내어 읽기도 하고 내 주관적인 생각과 비교하며 살펴보기도 했다. 그랬더니 공감이 되는 것들이 있었다.
모든 피조물은 한 가지 같은 일을 한다.
각자 내면에 거주하는 제 존재를 밖으로 내보낸다.
자기 스스로를 발현한다. 그것이 '나'라고 명시한다.
'내가 하는 것이 나이며, 그 때문에 내가 왔다'라고 외친다.
-예수회 신부 <제라드 맨리 홉킨스> - p145. 10장 나는 왜 여기에 있는가.
여기서 내가 공감했던 건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가 바로 나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돈, 명예, 권력이 목적이 아니라 나 자신 그 자체가 이유이고 목적이다. 사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런 논리는 현실적으로 맞지 않게 들리겠지만 의미를 나 자신으로 생각하면 겸허해지는 것 같다.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인생 그 자체가 의미라는 것 같다. 좋은 뜻이다.
p146
"내가 하는 일이 바로 나다. 그래서 내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라는 외침은 과잉보상도, 필사적 행동도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겸허한 행동이다.
어떤 이들은 지성이나 소질, 온갖 종류의 성취라는 재능을 통해 외부적으로 자신을 표현하려고 한다. 15분 동안의 유명세가 필요한 이 세상은 애초부터 자신만의 가치를 타고나지 못한 것에 대한 보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 세상을 위해 우리가 타고난 재능은 집단 전체를 위해 조그마한 조각을 더하는 모든 순간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p125
9장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가.
살면서 어려운 선택을 마주했을 때는 다음과 같은 실용적인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 선택이 나를 확장시킬까 아니면 축소시킬까?"
이 질문을 던지는 즉시, 우리는 그 답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다. 만약 그 답이 즉시 떠오르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이 질문을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한다면 질문에 대한 답은 꿈의 이미지를 통해 보이거나 한밤중에 갑작스럽게 인지하게 되거나 자아가 생각을 교란시키는 일에 무방비 상태가 될 때 갑자기 통찰력이 생기는 식으로 언젠가 나타난다. 그러고 나서 우리는 마침내 답을 얻는다. 우리는 부나 권력, 명성, 타인의 칭찬을 위한 길이 아니라 확장의 길을 선택해야만 한다. 그것이 우리의 영혼이 바라는 바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작은 것을 선택하면 커다란 길을 향해 나아갈 필요가 없게 된다. 우리가 작고 줄어든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전까지 꽤 편안한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은 문장 자체는 이해가 되었으나 그로부터 내가 깨달아야 하는 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어쨌든 개인적으로 내가 선택한 길을 저 문장에 대입했을 땐 확장이라는 것이 바로 떠올랐다. 그리고 배움에 대한 객관적인 목적성이 생기면 (음악이나 공학, 요리 등 ) 어느 순간 '그렇다면?'이라는 내면적인 의심이 생겨서 이런 것이 진정한 의미를 갖지는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실 이 책을 한 번에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몇 번을 읽어 보아도 어려운 부분이 있었고 그만큼 천천히 곱씹으며 읽어야 깨달아지는 것들이었다. 인생에 대한 철학적인 통찰들이기에 진지하게 읽어 볼 만한 가치 있는 글들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내 인생의 주체가 되어야 하며 나보다 더 능력이 좋다거나 나은 인생을 사는 다른 이의 인생을 자신의 것과 비교해서 상실감이나 우울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결국 그 사람의 인생은 좋고 나쁨이 아니라 나와는 다른 삶을 살아왔고 다른 인생이라고 봐야 하는 것이 맞는 것 같았다. 내가 중요한 것이었다. 이 책의 전반적인 의미는 '나' 인 것 같다. 사실 나조차도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사회적인 위치를 의식하며 능동적이지 못한 인생을 살아온 듯했다. 분명히 원하는 인생은 있지만 자존감 너무나 낮아서 늘 자괴감에 빠지고 뒤로 물러나 있는 것 같다. 다행히도 그런 나 자신을 의식은 했기에 이런 소중한 책과 인연이 닿았다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정신적인 성장을 위해 이 책을 참고할 생각이며 밝은 미래를 위해 긍정적으로 나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