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이 발견한 반 고흐의 시간 - 고흐의 별밤이 우리에게 닿기까지, 천문학자가 포착한 그림 속 빛의 순간들
김정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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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적 시선으로 반 고흐의 그림을 바라본다는 독특한 접근 방식이 너무 신선하게 다가와서 읽게 된 책이다. 그렇기에 제목과 소제목에서 느껴지는 신선함과 탐구 정신은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역시나 반 고흐의 그림 속 밤하늘을 천문학자의 시선으로 분석해가는 내용들이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이 책은 반 고흐의 대표작 중 하나인 <별이 빛나는 밤>을 비롯해 그의 여러 작품 속 밤하늘을 분석하며, 그림이 그려진 시점과 당시 밤하늘의 모습을 집요하게 추적하고 있다. 기존 연구를 뒤집는 새로운 시각과 천체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불멸의 화가' 반 고흐를 한층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과정의 이야기는 무척이나 인상 깊었다.


이 책은 반 고흐의 대표작인 <별이 빛나는 밤>이 언제 그려졌고, 그림 속에 그려진 별의 정체가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천문학적 시선으로 탐구하는 책이다. 특히, 그림 속 밤하늘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면서 그동안 정설로 여겨졌던 사실들을 하나씩 되짚어보는 과정은 흥미를 자아낸다.


1984년 미술사학자 앨버트 보임이 <별이 빛나는 밤>의 작화 시점을 1889년 6월 18일에서 19일로 제안했고, 이후 연구자 얀 휠스케르에 의해 '6월 19일'로 확정되어 학계의 정설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반 고흐 연구자들을 놀라게 할 새로운 가설을 제시하며, 그동안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작화 시기에 대해 의문을 제시한다. 천문학적 분석을 통해 저자는 그림 속 별자리가 기존 연구에서 주장된 '양자리'가 아닐 가능성을 제기하고, 작화 시점 또한 6월 19일이 아닐 수 있음을 과학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나 인상 깊었던 부분은 저자가 직접 답사를 통해 현지를 촬영하고, 그림 속별자리를 분석하기 위해 LMT 시건 변환과 1888년 9월 27일로 변환한 시간을 정리한 후, 이를 상세한 설명화 함께 비교해가면서 자신의 주장을 하나씩 밝혀나가는 과정이다. 그동안 학계의 정설로 굳어져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들여졌던 사실들이 하나둘 뒤집히는 과정은 충격적이면서도 신선하게 다가왔다.이 과정을 하나씩 따라가며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했지만 천문학자의 시선이 이토록 세심하고 과학적이다는 점이 놀라웠다. 밤하늘과 별자리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현지의 실제 풍경과 대조하며 반고흐가 그린 별과 달의 위치를 하나씩 검증해 가는 과정은 마치 퍼즐 조각을 맞춰가는 듯한 쾌감까지 느끼게 하였다. 이러한 접근 덕분에 반 고흐의 작품들을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었고, 기존의 상식을 넘어서는 새로운 해석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저자와 함께 하나씩 별과 밤하늘의 비밀을 밝혀가다 보니 <별이 빛나는 밤>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저 감상적으로만 다가왔던 반 고흐의 별빛이 사실은 과학적 탐구의 대상이 되고, 그 속에 담긴 천체의 배치와 시간의 비밀이 차근차근 풀어나가는 과정을 통해 그림을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저자는 별에 대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무려 6년에 걸쳐 검증을 거듭한 끝에, 그림 속 별자리가 기존 정설처럼 '양자리'가 아닐 가능성을 제기한다. 그에 따라 그림을 그린 날짜도 학계가 정설로 받아들였던 6월 19일 아닌, 7월 하순경일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논증한다. 이러한 과정은 <별이 빛나는 밤> 뿐만 아니라 반 고흐의 다른 작품들을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하며, 발상의 전환을 이끌어 내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책을 읽어가며 느낀 것은 반 고흐를 단순히 '광기의 천재'로 바라보는 시각이 얼마나 편협했는가 하는 점이앋. 저자는 반고흐가 남긴 2000여 점의 그림과 903통의 편지를 비롯해, 전세계에 흩어진 수많은 자료를 면밀히 분석하며 천문학적 관점에서 그림을 해석해나간다. 이 과정에서 반 고흐는 그저 감상적 화가가 아니라, 별과 밤하늘을 집요하게 관찰하여 이를 화폭에 담으려 했던 탐구자로 다시 평가할 수 있을 듯하다.


뿐만 아니라 이 책에는 반고흐와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 110여 점과 우주를 담은 천체사진, 다양한 그림 자료 60여 컷이 포함되어 있어 독자가 직접 밤하늘과 실제 하늘을 직접 비교할 수 있도록 돕는다. 카메라 렌즈를 통해 빈센트의 시야를 재현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진짜 밤하늘을 보여주는 부분은 단순한 미술 감상을 넘어 과학적 사실로 이어진다. 다양한 시각 자료를 활용하여 거장의 작품을 감상하면서도 천문학적 기본기를 쌓을 수 있도록 구성한 저자의 세심함은 이 책의 또하나의 매력이다.


이 채은 반 고흐의 그림을 천문학적 시선으로 새롭게 해석하는 흥미로운 여정을 담고 있다. 저자는 반 고흐 작품 속 태양과 달, 별과 행성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며, 일상 속 천문학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풀어내었다. <론강의 별밤>, <밤의 카페테라스>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계절별 별자리 찾기, 북극성의 위치, 달의 상식 등을 아주 친절하게 설명하며, 독자들이 직접 천체 관측을 할 수 있는 팁도 제공하고 있다. 또한 한국 독자들을 위해 <별이 빛나는 밤> 속 하늘과 같은 풍경을 우리나라에서 언제 볼 수 있는지를 알려주기까지 한다. 과학적 탐구를 통해 반 고흐의 작품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이 책은, 예술과 과학이 만나는 신선한 경험을 선사한다. 반 고흐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 그리고 하늘의 별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이 책을 강추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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