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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나들이 어휘력 편 - 신뢰와 호감을 높이는 언어생활을 위한
MBC 아나운서국 엮음 / 창비교육 / 2025년 1월
평점 :
MBC의 대표 교양 프로그램인 <우리말 나들이>는 우리말의 올바른 사용을 알리고 가꾸기 위해 1997년 12월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약 30년 동안 변함없이 방송을 이어온 국민적 사랑을 받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인의 생활 속 깊이 스며든 언어를 바로잡고 아름다운 우리말을 보존하려는 목표로 제작되었고, 세대를 초월해 온 국민이 알고 있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하지만 30년이 흐른 지금, 우리말의 오염 문제는 아주 심각해지고 있다. 일상에서 '금일'을 '금요일'로 착각하거나, 혹은 '너스레'를 '농담'과 같은 뜻으로 잘못 이해하며 '결재'와 '결제'를 같은 의미로 사용하는 모습은 더 이상 낯설지 않은 현실이 되었다. 이와 같은 사례들은 단순히 실수로 보기 어려우며 우리말의 정확한 사용과 의미를 되돌아보아야 함을 알려주고 있다. 이러한 언어적 혼란 속에서 <우리말 나들이>는 국민들에게 바른 언어 사용의 중요성을 계속해서 알려왔다.
이 책은 MBC 아나운서들은 이 프로그램의 지난 10년간 방송된 내용 중 현시대에 꼭 필요한 주제와 단어를 엄선하여 책으로 엮은 것이다. 이 책은 올바른 맞춤법과 외래어 표기법을 실례를 사용하여 알기 쉽게 알려주고, 오래된 표현이나 낯선 외래어를 다듬어 쓸 수 있도록 적합한 순화어를 제안한다. 또한 일상에서 잘못된 발음이 틀린 표기로 이어지는 사례를 짚어주며, 정확한 언어 사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본격적인 내용에 앞서 이 책은 ' 이 책의 활용법'을 먼저 상세하게 소개함으로써 실생활에서 바로 이 책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다양한 예문을 통해 일상 생활에서 흔히 사용되는 잘못 사용된 사례와 올바른 사례에 대해 알아보고,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을 기준으로 한 정확한 뜻풀이도 함께 수록하고 있다. 그리고 '2장 잘못된 발음에서 이어진 틀린 표현'에는 QR코드를 통해 아나운서의 정확한 발음을 듣도록 안내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각 장이 끝나면 문제를 수록하여 다양한 문제를 통해 책의 내용을 잘 익혔는지를 확인해 볼 수가 있다.
다음으로 이 책의 구성을 먼저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1장 제대로 알면 헷갈리지 않는 맞춤법'에서는 자칫 틀리기 쉬운 맞춤법을 다룬다. '개다'와 '개이다' , '널따랗다'와 '넓다랗다', '욱여넣다'와 '우겨넣다' 같은 단어들은 익숙하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쓰려면 헷갈리기 쉽다. 이처럼 1장에서는 일상에서 흔히 쓰이는 단어들의 올바른 표기를 친절하게 알려준다. 2장 '잘못된 발음에서 비롯된 틀린 표현'에서는 발음 오류가 표기 오류로 이어지는 사례를 바로잡는다. 예를 들어, '뗄래야 뗄 수 없다'로 발음하지만 '떼려야 뗄 수 없다'가 맞는 표현이며 흔히 '귀뜸'이라고 말하지만 '귀뜸'도 '귀띰'도 아닌 '귀띔'이 옳다는 것을 알려준다. 또한 MBC 아나운서 김수지님과 정영한님의 목소리로 정확한 발음을 들을 수 있는 QR 코드를 삽입하여 독자들이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3장 '아는 만큼 바르게 쓰는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크루아상/크로와상'과 '스프링클러/스프링쿨러'처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외래어의 올바른 표기법을 소개한다. 4장 '올바른 언어생활에 도움을 주는 순화어'에서는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외래어난 일본어 투 표현,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표현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적절한 순화어를 제안하고 있다.
실제적인 예를 통해 이 책을 활용하는 법을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갑 티슈와 각 티슈, 곽 티슈' 중 어떤 게 올바르게 사용한 것일까? 답은 바로 '갑 티슈'이다. 실제적으로 각? 괍? 갑? 중 표준어는 갑으로 수량을 나타내는 말 뒤에 쓰여 작은 물건을 상자에 담아 그 분량을 세는 단위를 이르는 말이다. 그러니 한 장씩 뽑아 쓰도록 된 네모난 종이 상자에 담딤 화장지는 '각 티슈'나 '곽 티슈'가 아니라 '갑 티슈'라고 해야 한다. 좀 더 순화된 표현을 찾아보면 티슈라는 외래어를 대신하여 '갑 화장지'나 '갑 휴지'로 바꿔 쓰면 된다.
1장이 끝나고 실린 문제들. 한번 풀어보면 일상 속에서 내가 얼마나 잘못된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지를 깨닫게 되는 동시에, 이 책을 통해 잘된 표현을 제대로 익힐 수 있다.
그리고 '강소주'와 '깡소주' 중에는 '강소주'라고 쓰고 [강소주]라고 발음하는 게 맞다. 여기서 '강'은 몇몇의 명사 앞에 붙여 '다른 것이 섞이지 않고 그것으로 이루어진'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이다. 하지만 예외도 있다. '강마르다'는 '깡마르다'라고 써도 되는데 이는 물기가 없이 바싹 메마르다, 살이 없어 무척 수척하다의 뜻을 담은 '강마르다'의 센말이 '깡마르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3.1절이나 광복절에 태극기를 게양하면서 국기를 게양한다는 말을 많이 쓰는데 '게양하다'는 일본식 표현이라 '달다', '기를 달다' , '올리다', 또는 '기를 올리다'라고 써야 한다. 이외에도 우리는 일상 속에서 일본식 표현을 아주 많이 사용되고 있음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해 볼 수 있었는데 예를 들면 '견습생'은 '수습생'으로, '곤색'은 '감색'으로 쓰는 게 일본식 표현에서 벗어나 순화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처럼 이 책은 잘못된 언어 사용을 바로 잡는 동시에 가치 지향적인 언어를 모색하며 <우리말 나들이> 프로그램의 오랜 노력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책 제목과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올바른 어휘 사용이 신뢰와 호감을 높이는 효과적인 도구임을 깨닫게 만든다. 그렇기에 이 책은 명확하고 바른 글쓰기가 필요한 직장인과 취업 준비생, 기본 어휘력을 다지고 싶은 청소년, 방송이나 출판 분야를 꿈꾸는 지망생 그리고 아이들에게 올바른 우리말 사용을 가르치고자 하는 교사와 학부모를 비롯해 어휘력을 향상 시키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꼭 필요한 언어생활 지침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