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랑 나랑
린다 수 박 지음, 크리스 라쉬카 그림, 김겨울 옮김 / 미디어창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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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표지만 봐도 기분이 좋아지는 책이다. 그리고 이 책은 띠지의 '책과 독서에 관한 가장 사랑스러운 찬가!'라는 표현이 딱 맞는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은 제목처럼 책과 아이들이 가진 이야기를 하나씩 들려주고 있다. 제일 처음에 나오는 아이는 우산을 쓰고 장화를 신고 비옷을 입고 걸어가면서도 한 쪽 팔에 책을 끼고 있다. 그리고 아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어디에 가든지 늘 가지고 간다고 말한다. 그리고 다음에 나오는 아이는 자신의 책의 겉에는 어제 먹은 잼이 묻어 있다고 말한다. 그 뿐만 아니라 자신의 책 안에는 어릴 때부터 쓰던 크레파스 자국도 남아있다고 한다. 이렇게 한 장 한 장 넘길 수록 책과 관련된 아이들의 다정하고도 즐거운 추억들에 관한 이야기는 읽는 이로 하여금 미소를 짓게 만든다. 그리고 책을 이토록 좋아하는 아이들이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함께 든다.


이 책 속 아이들은 언제 어디에서든 책을 읽는다. 소파 위에서도, 바닥에서도, 식탁에서도 책을 읽고 이 뿐만 아니라 화장실에서도 책을 읽는다. 그리고 현관에서도, 공원에서도, 벤치에서도, 나무 아래에서도, 버스에서도, 지하철에서도 책을 읽는다. 하지만 현실에서 요즘의 아이들은 손에는 책이 아닌 휴대폰이 들려있다.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책을 너무나 좋아하는 이 책 속 아이들은 마지막에 우리에게 좋아하는 책이 있는지 묻는다. 그리고 이 책의 아이들처럼 책을 사랑하냐고도 묻고 있다. 과연 우리는 책을 좋아하는가? 그리고 좋아하는 책을 너무나 사랑하는가? 라는 질문에 나는 나의 인생 책은 무엇일까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어릴 적 나는 책을 너무나 좋아하는 아이였다. 책은 늘 함께였고, 책은 나에게 때론 다정한 친구였고, 모르는 것을 알려주는 선생님이었으며, 동생과 함께 노는 놀이감이 되기도 했다. 그렇게 늘 내 곁을 머물던 책은 어른이 된 지금도 나의 곁을 머물고 있다. 그런 나에게 인생 책 한 권을 고르는 일은 참 쉽지 않았다. 결혼을 하기 전에는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 나의 곁을 한 참 머물렀고, 결혼 후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림책들이 나의 곁을 머물렀다. 그리고 몇 년 전까지 1호가 너무 좋아하는 최태성 선생님의 <역사의 쓸모>와 <일생일문>이 한참 나의 책이었다가 지금은 클레이 키건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이 나의 책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딱 한 권을 고르기가 힘들 정도로 아주 많은 책들이 내 곁을 머물었고, 머물고 있으며 앞으로도 머물 것이다.


이 책 속 아이들은 제각각 너무 다르다. 인종도 생김새도 나이도 다 다르지만 공통점은 모두 책을 너무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는 것다. 책을 읽는 즐거움을 너무나 잘 아는 아이들이 들려주는 책과 아이들이 쌓은 추억이야기. 책덕후라 칭해지는 나이기에 이런 아이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충만해진다. 게다가 아시아계 최초 뉴베리상 수상 작가 린다 수 박이 글을 쓰고, 칼데콧상을 세번이나 수상한 크리스 리쉬카가 그림을 그려 함께 만든 책이니 더더욱 좋다. 뿐만 아니라 애정으로 우리에게 책을 전하고 이야기하는 김겨울 작가의 번역으로 만나니 더더욱 좋고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 책,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 강추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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