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기린 씨, 타세요! (출간 10주년 기념 특별 리커버) 첫 읽기책 5
이은정 지음, 윤정주 그림 / 창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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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끌려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목기린씨를 위한 마을버스 만들기 대작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는 법을 알려주며 2014년에 출간된 이후 어린이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을 받아온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의 이야기는 화목 마을의 마을회관에 도착한 목기린씨의 편지로 시작된다. 목기린 씨는 하루도 빠짐없이 편지를 보내고 있었고, 고슴도치 관장은 편지를 받을 때마다 스트레스 가시가 곤두서곤 했다.


목기린씨가 매일 편지를 보내는 이유는 바로 마을 주민 모두가 즐겨 타는 마을버스에 목기린씨만 목이 너무 길어서 탈 수 없기 때문이다. 마을 버스를 탈 수 없기에 여덟 정거장을 늘 걸어다닌 목기린씨. 매일 가깝지 않은 거리를 걸어가다보니 다리에 힘이 풀려 물 웅덩이에 빠져 옷이며 가방이며 엉망진창이 되기도 하고, 하루는 목과 다리가 너무 아파서 병원에 갔더니 무리해서 걷지 말라고 했다는 이야기 등등. 책의 초반부는 마을버스를 타지 못해 목기린씨가 겪게 되는 불편함과 고통을 목기린씨의 편지를 통해 생생하게 전한다.


화목 마을의 마을버스는 고슴도치 관장이 계획했다. 고슴도치 관장은 마을의 1번지에서 10번지까지 주민들을 하나하나 살피며 아기가 많은 2번지 다람쥐네와 4번지 노루네를 위해 어른과 아이가 함께 앉을 수 있는 의자를 들여 놓고, 3번지 고릴라 기사와 8번지 돼지네도 거뜬히 탈 수 있도록 버스를 아주 튼튼히 만들었다. 그리고 5번지 콩새네 의견을 듣고서 창가에 나뭇가지 의자를 두었고, 향수병에 걸린 7번지 백두산 사슴을 위해선 백두산 야생 식물로 만든 향수도 버스에 걸어두었다. 그 덕분에 마을 주민들은 마을버스를 아주 좋아했고 고슴도치 관장을 볼 때마다 마을 주민들은 마을 버스를 잘 만들었다고 칭찬했다. 그러던 차에 목기린 씨가 9번지에 이사를 왔는데, 마을 버스 천장을 훌쩍 넘을 만큼 목이 아주 긴 목기린씨를 위해 마을 버스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슴도치 관장 역시 답을 구할 수 없었다. 그랬기에 목기린씨의 편지에 답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목기린씨를 위한 대책은 수립되지 않았고, 버스에 앉아 창밖을 보던 주민들은 목기린씨를 외면하였다. 이뿐만 아니다. 사무실의 동료들은 껑충 높은 책상에 앉은 목기린씨를 올려다보지 않는다. 목기린씨는 그들 틈에 끼고 싶지만 아무도 자신을 끼워주지 않으니 혼자일 수 밖에 없다. 그러다 목기린씨를 찾아온 돼지네 막내 꾸리. 막내 꾸리는 목기린씨가 버스에 탈 수 있는 방법으로 목기린씨가 차 밖으로 목을 내밀 수 있도록 버스 천장에 창문을 내고 창문 아래 기다란 손잡이를 세우면 된다면서 목기린 씨가 마을 버스에 탈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는데 그만 교통사고가 나는 바람에 목기린 씨는 목을 크게 다치고야 만다. 이에 목기린씨는 용기를 내어 자신이 새롭게 구상한 버스 설계도를 고슴도치 관장에게 보내는데, 과연 목기린씨는 마을버스를 이번에는 안전하게 탈 수 있을까? 목기린씨의 뒷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해보길 추천해본다.


이 책에서 다른 동물들과 달리 목이 긴 특징을 지닌 목기린씨는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고 있다. 이 책은 목기린씨의 어려움을 바라보는 이웃들의 시선이 변해가는 과정을 세밀하게 보여줌으로써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은 법'을 다정하게 이야기한다. 모두가 차별 받지 않고 함께 어울려 살기 위해서는 과연 어떻게 해야 할지 이 책은 친절히 깨닫게 한다. 아무리 목기린씨의 해결책이 좋은 것이라 할지라도 만약 주민들이 변하지 않는다면 여전히 목기린씨를 위한 버스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사실 이는 책 속 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마찬가지다. 생각보다 몸이 불편한 이들에게 이동이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아직도 버스의 문턱들은 너무 높고, 지하철을 타기 위해 내려가야 할 계단은 너무 많다. 모두가 편하고 쉽게 교통수단을 이용하기 위해서 우리 사회가 가야할 길은 여전히 멀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사회적 약자의 문제에 대해 그렇구나하는 공감만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나서 인식의 변화와 함께 행동으로 이어져야 함을 깨닫게 만든다. 모두가 함께 변하고 함께 움직여야 우리 사회는 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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