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초의 여중군자 장계향 여성 인물 도서관 3
김경옥 지음, 안혜란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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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휼륭한 업적을 남긴 인물들을 기억하고 그를 본받아 배우는 것은 후손으로 참 자랑스러운 일일 듯 싶다. 하지만 안타까운 점은 대부분 역사적인 인물들은 남자들이라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훌륭한 업적을 남겼다 하더라도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린 인물들이 얼마나 많은지. 특히 조선시대에는 더더욱 그랬다. 이러한 아쉬움을 담아 청어람주니어에서는 역사 속에 숨어 있는 옛 여성들의 이야기인 '여성 인물 도서관' 시리즈를 발간하고 있다. 이 책은 '여성 인물 도서관'의 세번째 책으로 왜란, 호란, 기근 등 힘든 일이 너무나 많았던 조선 후기에 춥고 배고픈 사람들을 따뜻하게 품은 조선의 여중군자 장계향의 이야기를 담은 인물, 역사 동화이다. 




인물, 역사 동화이다 보니 이 책은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인물에 대한 소개부터 먼저 수록하고 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이야기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인물 관계도와 연표도 연이어 수록하고 있다. 책을 읽기 전에 먼저 살펴본 뒤 책을 다 읽고 나서 다시 한번 집어주면 조선 최초의 여중군자, '장계향'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으며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을 듯 싶다.


경당가 그리고 금계마을이 오래 기다려 온 끝에 태어난 계향은 그림도 잘 그리고, 시도 잘 짓고, 붓글씨도 잘 쓰는 아주 총명한 여자아이로 자란다. 장계향은 아버지 장흥효에게 <소학>을 배운다. 그리고 평생 학문을 닦고 제자를 길러 온 아버지의 지혜와 겸손을 보고 배우며 또래보다 의젓하고 총명하게 자랐다. 하지만 어린 장계향이 초서를 쓰고 시를 짓고, 그림까지 그리며 비범함을 드러내자 장계향의 부모는 딸이 너무 똑똑하고 능력이 많은 것을 걱정한다. 조선 시대에는 여자가 많이 배우고 똑똑한 것이 흠이었기 때문이다.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지. 하지만 계향은 그런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려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그래서 장계향은 때가 되자 시서화를 접고서 <예기>를 읽으며 살림을 배우는 등 여자로서 덕을 쌓는 데만 집중한다. 장계향의 작품으로 호랑이를 생생하게 묘사한 <맹효도>와 <성인음>, <학발시>, <경신음>, <소소음> 등의 시가 있다. 초소로 쓴 <학발시>는 <학발첩>으로 남아 있고, <성인음>과 <소소음>은 남편 이시명이 글을 쓰고 며느리가 수를 놓아 <전가보첩>으로 만들어 재령 이씨 집안에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계향의 비범함은 혼인 문제에서도 들어난다. 오로지 인물만을 보고서 남들이 기피하는 재취에 전처 아이까지 있는 자리로 혼인을 하기로 결심한 점이다.


그리고 장계향의 시댁 충효당은 존경받는 가문이었다. 계향은 충효당의 며느리다운 넉넉한 품으로 가난한 사람들으 결코 그냥 보내지 않았다. 계향은 오후가 되면 아예 마당에 커다란 가마솥을 두개 걸고 죽을 쑤어 사람들에게 대접했다. 쌀과 나물 또는 곡식 가루를 넣거나 주어 놓은 도토리로 가루를 만들어 두었다가 끓인 죽이었다. 이러한 충효당의 인심은 소문이 나 굶주리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곤 했다고 한다. 그리고 단지 음식만을 나누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려 위로하기 위해 노력했다. 사람들에게 곡식을 나누어 줄 때에도 깨끗한 주머니에 담아 건네며 예를 다했다.


그리고 시대적으로 너무나 힘든 조선 후기에 가난하고 배고픈 사람들 이 늘어가자 계향은 한 끼의 식사 대신 사람들에게 좀 더 도움이 될 만한 빈민 구제 계획을 세우기로 마음 먹는다. 계향은 여기저기 버려진 땅을 찾아내 농사지을 땅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뒷산에는 도토리를 심어 도토리나무 숲도 가꾸었다. 산기슭을 일궈 콩, 메밀 등을 심는가 하면 여러 가지 음식 재료로 활용되는 동아도 심었다. 가난하고 배고픈 사람들을 위해 평생을 따뜻하게 품은 그녀의 업적은 많은 이들이 기억하고 배워야 할 것이다.


장계향의 업적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음식디미방>은 조선시대 양반 가문의 문화를 알 수 있는 음식 조리서이다. 동아시아 최초로 여성이 쓴 요리책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현재는 더 이른 시기에 쓰인 다른 요리책들도 발견되었지만 <음식디미방>은 조선 시대 여성이 순 한글로 음식을 설명하는 단행본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가치 있는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장계향의 아버지 장흥효와 시아버지 이함 모두 학자였기 때문에 집에는 늘 유생이나 제자 등 많은 사람들이 오가곤 했다. 그래서 계절과 손님에 따라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야만 했다. <음식디미방>에는 1백 46가지의 음식이 설명되어 있다. 장계향이 음식을 만드는 지식을 그동안 얼마나 쌓아왔는지, 때에 맞춰 재료를 구하고 보관하고 음식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고민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에는 '그때 그 사건'으로 임진왜란과 경신 대기근에 대해 알아봄으로써 역사적인 지식을 자연스레 습득하도록 이끌고 있으며, 그 뒤의 인물 키워드에서는 '여중군자'로서의 장계향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 뒤, 조선 시대 또 다른 여성군자를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청어람주니어 블로그에서 <조선 최초의 여중군자 장계향>의 독후 활동지를 내려 받을 수 있는데, 책을 다 읽고 난 뒤 독후 활동지를 통해 인물관계도, 낱말퍼즐, 독서퀴즈 등 다채로운 내용으로 다시 장계향에 대해 알아보는 것도 참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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