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새벽 - 나를 깨우는 하루 한 문장 50일 고전 읽기
우승희 지음 / 청림출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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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일어나 책을 읽거나 전날 읽은 서평을 쓰고 블로그에 올리는 등등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게 된지 벌써 5년이 넘었다. 식구들이 모두 자고 홀로 일어나 가지는 혼자만의 시간은 참 매력적이다. 그리고 여러 장점들이 참 많지만 그 중 말하고 싶은 것은 바로 그 시간들은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랬기에 이 책의 제목에 무척이나 끌렸다. 이 책은 결혼과 출산, 육아로 바쁜 일상을 겪어온 저자가 멈추었던 동양고전 읽기를 다시 시작하며 새벽마다 정리한 성찰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날마다 같은 행동을 하는 것도, 혼자 무엇가를 채워간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혼자 깨어 있기에 가진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이 된 새벽마다 반복했던 짧은 공부는 저자를 정리해줬다고 한다. 오랜 세월 자신 안에 쌓인 어떤 독한 것들을 풀어주었고, 그로 인해 가지게 된 어른다운 마음을 나누고 싶어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소설가 무라카마 하루키는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글을 쓴다고 한다. 그에게 있어 새벽의 글쓰기란 단순히 소설을 잘 쓰기 위한 일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이루는 반복이자 규칙이다. 아직 아무도 일어나지 않은 시간에 홀로 깨어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고, 오롯이 나만의 공간과 시간을 확보하여 주어진 일상을 살아내는 것은 너무나 매력적이기에 많은 이들이 하고 싶어하고, 하고 있는 삶의 태도이다. 나 또한 새벽에 일어나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습관을 가지게 되니 좀 더 단단해지고, 내가 나로 사는 일에 자신을 가지게 되었다. 그렇기에 새벽에 일어나 고전을 읽고 성찰하며, 글을 쓴 저자의 글은 굉장히 매력적이고 공감이 되었다. 저자는 50일 동안 하나씩 읽으라고 권한 글을 단번에 읽게 된 것도 아마 이 때문이었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같은 태도로 살아가는 사람을 만난 반가움과 가슴 깊이 끌어오르는 공감. 바로 이로 인해 이 책은 나에게 굉장히 매력적인 책으로 다가왔다.


새벽에 일어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과 동시에 매일 내가 하는 습관 중에 하나는 걷는 것이다. 그 날의 일정에 따라 조금 변동이 있기는 하나 대부분 오전에 한시간정도 걷는 시간을 가지고 있는데, 이 시간은 몸 건강에도 무척이나 좋고, 마음 건강에도 참 좋다. 특히 마음이 심란하거나, 걱정이 있을때 혹은 감정의 수습하기 힘들 때 걷기는 정말 효과적이다. 특히, 홀로 걷기를 추천하고 싶은데 그렇게 혼자 걷다 보면 자신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편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내가 직접 체험하고 느낀 바가 크기에, 저자가 "삶의 분주함을 멀리하는 방법 가운데 걷기는 단연 으뜸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한 것에 적극 동의를 하는 바이다. 


내가 하기로 한 것을 하나도 놓치지 않는 삶은 다른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이 아니라 오직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새벽공부는 저자에게 자신이 신뢰할 만한 인간이라는 자신감을 부여하는 데 가장 간단한 실천이 되었다는 말이 아주 공감이 된다. 물론 내가 새벽에 일어났는지, 안 일어났는지, 그 시간에 무엇을 했는지는 오직 나자신만이 아는 일이다. 그렇기에 그 시간을 충실하게 채워가며 자신에게 신뢰감을 쌓다보면, 어느새 떨어진 자존감이 확 올라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공부라는 넓디 넓은 바다 한가운데서 그물을 짜는 일과 같은 일로 필사를 추천한다. 필사는 비록 당장 물고기를 잡을 수는 없을지라도 내공을 차곡차곡 쌓는데 아주 효과적이다. 그리고 해묵은 감정이나 복잡한 문제 때문에 마음이 어지럽다면 일기 쓰기를 추천하고 있다. 일기 쓰기를 통해 객관화 함으로서 어지러진 책상을 정리하듯이 마음을 정리할 수 있다는 거다. 이처럼 저자는 이 책을 통하여 어떤 특별한 가시적인 성과가 없어도 켜켜이 쌇다 보면 어느새 나를 어른으로 성장시키는 습관으로 안내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나다운 삶이 바로 곧 어른다운 삶이 되는 길이라고 말한다. 삶을 살아가며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무엇보다 나 자신을 대한 태도라는 것이다.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나를 고립시킬 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관심과 애정을 구걸함으로써 자기 정체성을 획득하려고까지 하게 된다. 저자는 진정 나다운 삶이란 타인에게 인정받지 않아도 충분히 내적으로 만족할 수 있는 삶, 나를 보고 내 주위에서, 일상에서 의미를 찾으라고 말한다. 이는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을 저당잡혀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나를 가장 우선으로 여기고, 내가족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우선으로 여기는 일이 하늘의 별을 가지고 싶어 고개를 쳐들어 아픈 것보다 낫다는 것이다. 우선 나 자신을 먼저 사랑하고 그리고 내 주위 사람들을 사랑하며, 먼 미래가 아니 오늘의 일상에서 행복을 찾도록 하자.


베이징 대학교에서 동양고전을 공부해온 저자는 결혼과 출산, 육아의 시기를 맞이하게 되면서 인생의 분기점에 서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가장 왕성하게 활동해야 할 시기기에 공백과 같은 시간을 견뎌야 했던 저자는 공부에 대한 열적을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그렇게 가장 힘든 시기에 고전 읽기를 다시 시작했고, 매일 새벽마다 자신만의 성찰을 5페이지 분량으로 정리했다. 이 책은 이렇게 저자가 직접 실천하며 깨달은 저자의 내공이 깃든 결과물인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삶의 전환점을 맞이한 사람에게 특히 더 큰 공감을 살 듯 싶다. 하지만 삶의 전환점을 맞이하지 않더라도, 고전을 통해 저자가 깨진 지혜는 누구에게나 큰 도움이 될 것이며 힘이 될 것이다. 지극히 개인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저자의 성찰은 그렇기에 수많은 이들에게 보다 어른다운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의 추천처럼 50일동안 한 테마씩 읽으면서 그 의미를 곱씹어 보는 방법을 추천해보고 싶다. 아마 누구라도 50일이 지난 후 자신을 뒤돌아 보다 보다 어른스러워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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