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비밀 클럽 사과밭 문학 톡 3
유순희 지음, 박지윤 그림 / 그린애플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친구 사이에서 남들에게 말하지 못하는 비밀을 공유하는 것이 과연 진정한 우정의 증거일까? 이 책의 주인공 은서는 소극적이며 예민한 아이로 친구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우정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고, 성장하려고 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 책은 은서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솔직하게 전개하며 초등학생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친구 관계의 고민에 대해 아주 섬세하게 담고 있다. 은서를 통해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상처를 딛고서 성장하는 법과 친구의 내면을 사려 깊게 들여다 보며 진정한 우정을 쌓는 방법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지 않을까.

이 책의 주인공 은서는 다른 아이들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성격이다. 그렇기에 새학년이 시작될 때면 은서의 가장 큰 걱정은 바로 '친구를 사귈 수 있을까'였다. 다른 아이들은 금세 친구들을 만들어 뭉쳐다니는데 은서는 급식실에서도 쉬는 시간에도 '교실 유령'처럼 있는 듯 없는 듯 홀로 외롭게 지낸다.

홀로 외로이 보내는 은서는 자신보다 그림도 잘 그리고 친구들에게 인기가 있는 예나에게 자꾸만 눈길이 간다. 그러던 어느날 학교 끝나고 피아노 학원에 가는 길에 예나를 우연히 보게 되어 예나를 따라가보다가 예나가 옥상에서 뭔가를 던지는 모습을 보게 된다. 예나가 옥상에서 던진 것은 혜지가 새로 산 핸드폰이었다. 예나는 왜 혜지의 새 핸드폰을 옥상에서 던졌던 걸까? 예나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예나가 던진 핸드폰을 주워 학교로 오지만 은서는 자신이 혹여 핸드폰 도둑으로 오해받을까봐 결국 학교 뒤뜰에 버리게 된다. 하지만 은서가 버린 혜지 핸드폰은 학교 경비 아저씨에 의해 발견되고 은서는 핸드폰 도둑으로 몰리게 된다. 선생님도 엄마도 은서의 말은 믿어주지 않는다. 외톨이가 된 은서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정말 아무도 은서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 걸까?


사실 은서에게는 누구에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있다. 그건 바로 은서의 엄마가 새엄마라는 거다. 은서는 부모님이 이혼한 이유를 자기 자신에게서 찾으며 주의 시선을 의식하고 불안해 한다. 교실에서 유령처럼 지내는, 친구가 너무나 절실했던 은서는 반에서 인기 많은 예나의 잘못을 덮어주고, 예나가 주도하는 '우비 클럽'에 들어가게 된다. 과연 예나에게 시시비비를 따지지 않고 예나가 만든 우비클럽에 들어감으로써 은서는 진정한 친구를 얻을 수 있을까?

우비 클럽은 '우정과 비밀 클럽'의 약자로 우비 클럽에 속한 아이들은 서로의 비밀을 나누며 우정을 쌓아가게 된다. 우비 클럽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끌벅적한 일상은 은서에게 활력을 가져다 주지만, 그 활력은 오래 가지 못한다. 맞지 않은 옷을 입고, 기분 좋은 척 하며 서로의 눈치를 살피며 친구 관계를 유지하는게 은서에게는 영 맞지 않는다. 그리고 서로를 신뢰하기 나누었던 비밀이 새어 나가게 되고, 누군가 그 비밀을 이용하여 상대의 마음을 아프게 하기도 한다. 서로 비밀을 나눠야만 진정한 친구라고 할 수 있을까? 원래의 내 모습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맞추어진 모습으로 시간을 함께 하는 것이 과연 진정한 친구라고 할 수 있을까? 이 책에서 함부로 말하지 못했던 서로의 비밀을 나누었던 아이들은 오히려 그 비밀에 발목이 잡혀 상처를 주고 받는다. 그리고 은서는 그러한 시간들을 통해 과연 진정한 우정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금씩 깨닫고 성장해가게 된다. 이러한 아이들의 모습은 진정한 친구를 사귀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깨달음과 우정을 쌓기 위해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는 게 꼭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과연 우비 클럽의 아이들은 어떻게 될까? 은서는 진정한 친구를 얻을 수 있을까? 뒷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해보길 추천해본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은서가 예나를 통해 우정에 대한 깨달음을 얻어 가는 것이다. 모두가 등을 돌리는 상황에서 자신만은 예나를 믿어주고, 친구로 남고자하는 마음. 먼저 이해의 손을 내미는 은서의 모습에서 우리는 우정을 쌓기 위해 필요한 것은 친구에 대한 이해와 믿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이를 통해 한걸은 성장해 가는 은서의 모습은 이 책을 읽는 아이들도 복잡하고 어려운 친구 관계에 대한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마음 둘 곳이 없어 서로에게 비밀을 나누는 이 책의 아이들의 모습이 솔직히 어른으로 안타까웠다. 아픈 비밀을 나눔으로 상처를 조금이라도 덜 아프게 만들려고 어두운 마음을 꺼내 보이는 아이들의 모습들은 참 씁쓸한 현실처럼 느껴져서 마음이 무거웠다. 아이들에게 이토록 어두운 마음을 가지게 한 것은 바로 어른인 우리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지금 어른인 우리는 아이들이 이렇게 어두운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 조차 모르고 사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