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거나 반짝이는 - 음악평론가 김진묵 에세이
김진묵 지음 / 정신세계사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음악평론가 김진묵씨의 에세이가 나왔다.

 

평소 음악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나였지만, 일부로 음악평론가의 글을 사보지는 않았었다^^

 

음악은 그냥 들으면 되지, 무슨 평론은....촌스럽지 않은가?

 

그런데, 이 책은 꽤나 재미나는게 아닌가. 심지어는 김진묵씨도 음악을 묻는 사람들에게 “그냥 들으세요”라고 했다고 한다. 음악은 느끼는 것이기에....

 

 

이글은 음악에 대한 한 남자의 일기장이라 할 수 있을까?

 

근데, 김진묵씨가 참 유머가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글이 웃기지 않는데도, 읽는 내내 웃음이 나왔다. 나도 비슷한 경험을 해서일까?

 

오래전 김씨가 늦은시간 혼자서 장위동 가는 버스를 타고 가는데, 자기 혼자뿐이자, 기사가 어디까지 가냐고 묻고서는 한강대교를 질주해 달렸는데, 그때 마침 버스 라디오에선 브람스 음악이 울려퍼졌고, 김씨는 일종의 엑스타시 체험을 하려던 찰나, 기사가 갑자기 차를 세우고 김씨를 서울역 근처에 내려놓고, 내뺐다는 일화(버스기사분 중에 클래식을 듣는 분도 드물거니와, 일부러 어디까지 가냐고 물어놓고는 갑자기 서울역에 버려두고 사라져 버린 것도 미스테리란 것^^).

 

나도 오래전 직장 초년생일때, 여의도에서 밤늦게 택시를 탔는데,,,어라..이 택시는 아주 독특한 택시였다. 개인택시인데, 엄청난 오디오 시스템으로 튜닝이 된 택시였다(푸른 네온 등으로 시각적으로도 공들여 튜닝을 했던 것). 내가 오디오 시스템에 관심을 가지자, 기사분이 신이나서 볼륨을 끝까지 올리고 서강대교를 질주해 여의도를 가로질러 집으로 왔던 추억이 있다^^

 

아마도 김진묵씨도 명상을 좋아하는 분인가 보다. 군데군데, 좌정하여 호흡을 가다듬었다는 서술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나 역시 클래식 음악 들으면서 명상을 하는 즐거움을 아는지라(조용한 방에 베토벤의 영웅 교향곡을 크게 틀어놓고 그 공명에 눈을 감고 몸을 맡기는 즐거움을 아는 이는 공감할 것이다).... 이분의 글에서 나의 체험이 환기되어 들려오는 것 같았다고나 할까?

 

 

독일의 무한질주 아우토반을 술이 만취된 상태로 질주했다는 일화나, 산골에 홀로서 집을 지으면서 음악과 자연에 동화되어 사는 일화들은 싸나이의 로망이 아닐까나?(정확히는 요즘 남자들이 한번은 생각해보는 그러한 로망?^^)

 

그런면에서 김진묵씨는 자기가 원하는 것을 즐기고 체험했던 용기있는 분이었던 것 같다.

 

아울러 음악을 통해 세상과 미래를 예견하는 그의 날카로운 식견을 엿볼 수 있어 좋았다.

 

 

개인적으로 음악하는 분들 중에서는 나쁜 사람들이 없었던 것 같다. 어디 음악하는 분들이 사람 쳤다는 말 들어본 적 있는가? ㅎㅎㅎ

 

공자께서도 음악을 사랑하시고, 교육과목에 중요하게 생각하셨던 것처럼,,,인간의 정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예술 장르가 음악일 것이다.

 

절제된 극치의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클래식, 자유로운 정신을 노래하는 재즈.  영원한 현역인-결코 올드팝으로는 분류될 수 없는- 비틀즈의 노래들.

 

소리를 가르고 올라가는 음이 아니라, 타고 올라가는...그래서 연륜이 올라가야만 제소리를 낼 수 있는 우리 소리,, 우리 음악!

 

김진묵씨가 역동성이 없는 멈춰 있는 소리를 들으려고 트럼펫을 한 음으로만 계속 산속에서 불었다는 이야기에는 공감하는 바가 많이 있었다. 김씨는 아마 음악을 자신의 수행의 일부로 여겼으리라. (나 역시 소리 없는 소리를 들으려고 하는 사람이기에...그 멈춰 있는 소리의 의미를 알 것 같아서였다)

 

 

사람 중에 음악을 싫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아마도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음악과 관련한 상처가 있어서이겠지...(비가 오면 생각나는 그 사람~~~~~^^)

 

우리 각자의 음악과 인생에 대해 모두 기립박수를 보내자!

 

비틀즈의 렛잇비를 오리지날로 듣고 싶은 그런 밤이다.

 

 

----------------------------------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